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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에 변해버린 첫사랑 같은..."


벌써 22년 전인가요. 제가 초등학교 저학년 때 아버지를 따라 그 당시 지역 극장에서 본 쥬라기공원은 정말 어마어마한 충격을 가져다 준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 스티븐 스필버그의 작품을 모조리 챙겨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죠. 아마 쥬라기공원 1편은 제 인생 영화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뇌리에 박힌 작품입니다.

 

뭐 그 후에 개봉한 2,3편은 아무리 생각해도 1편의 충격을 다시 느끼게 해 주는 작품들이 아니었죠. 그렇게 마지막 3편을 마지막으로 다시는 만들지 않을 것 같았던 시리즈를 14년이 지나서야 새 시리즈로 돌아오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솔직히 기대는 하지 않았습니다. 절대로 1편의 재미를 느끼게 해주지 않으리라 생각했거든요.

 

그리고 이런 생각은 영화를 보고 나서도 변함이 없습니다. 아마 앞으로도 시리즈가 만들어질 가능성이 다분한데 몇 편을 만들든 절대로 1편의 재미를 주는 작품이 만들어지지 않을 것이라 생각이 듭니다. 여튼 이번 작품은 마치 실제로 흘러간 시간만큼 영화 속에서도 쥬라기공원 이후 22년이란 세월이 지난 시점에서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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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물들은 비슷비슷합니다. 공룡 조련사 스타로드...가 아닌 오웬(크리스 프랫) 그리고 쥬라기월드 관리자 클레어 사건사고의 중심에 있는 자크와 그레이 형제. 어떻게 보면 이런 인물 구성조차도 1편의 구성을 복습하는 듯 하죠.

 

그리고 이야기에 있어서도 별반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솔직히 1편부터 지금까지 시리즈 중에 뭔가 특별한 이야기를 들려준 시리즈도 없긴 했습니다만 십수년이 지나서도 특별한 이야기를 넣을려는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다만 시간의 흐름만큼이나 기술도 발전했는데 하이브리드 공룡인 인도미누스 렉스의 등장이 변화라면 변화라지만 기존의 티라노가 인도미누스렉스와 바뀐 것이라고 봐도 거의 무방합니다. 그리고 사실 큰 이야기를 기대하는 관객도 없을 거구요.

 

하지만 그런 특별한 이야기가 없음에도 불구하고 쥬라기공원1편은 명작으로 통합니다. 순전히 연출 덕분에 말이죠. 물론 그런 것은 있습니다. 저희가 어렸을 때 봐왔던 명작들 그 명작들을 본따 만들어진 영화들이 요즘 영화들이라는 느낌이 강하다 보니 요즘 영화들은 그 당시의 짜릿함이 없죠. 쥬라기공원 1편에서 티라노의 첫 등장 때 물컵의 물이 진동하는 장면에서의 공포감과 스릴은 지금은 느낄 수 없는 연출이죠. 이런 연출 덕에 쥬라기공원 1편은 명작으로 통한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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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런 공포감과 스릴이 없습니다. 그냥 흔한 재난 영화의 느낌이 강하죠. 공룡에 대한 공포감도 스릴도 이 영화에서는 느껴지지 않습니다. 개인적으로 이 부분이 가장 큰 불만이었습니다. 영화 등급을 올려서라도 공룡에 대한 공포감을 충분히 보여줄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싶거든요.

 

하지만 그런 부분을 이해하지 못 하는 것은 아닙니다. 3편 이후 14년이나 지났습니다. 오히려 이전 시리즈를 모르는 새로운 (어린) 세대의 관객들이 생겨났고 앞으로는 더더욱 많아지겠죠. 그렇다면 그 새로운 관객층을 진입시키기 위해서 등급을 낮출 수 밖에 없었다고 봅니다. 등급을 낮추니 자연스럽게 공포감을 위한 연출을 포기할 수 밖에 없었겠죠. 다만 단순히 인간이 잡아먹히는 연출 외에도 공포감과 스릴을 느끼게 하는 연출은 충분히 보여줄 수 있었을 듯 한데 좀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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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를 재밌게 본 이유는 쥬라기공원 1편의 추억을 되새겨 주는 장면들과 마지막 20분의 인도미누스 렉스와 티라노사우르스 그리고 블루의 대결 장면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번 작품은 새로운 세대의 진입을 노림과 동시에 기존 관객들에게 향수를 느끼게 해주는 작품이기도 한데 꽤 많은 장면에서 1편을 떠올리게 하는 장소들이 나옵니다.

 

그리고 마지막 20분에 펼쳐지는 3마리 공룡의 대결은 가히 압도적입니다. 기술력의 발전으로 더 화려한 액션을 펼쳐보이는데 이 장면 만큼은 뭐 이전 시리즈에서 보지 못 했던 액션이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솔직히 개연성에 있어서도 떨어지는 부분이 많고 아쉬운 부분이 없진 않았지만 이 정도면 새로운 시리즈를 생각해 보기에 나쁘지 않을 것 같습니다. 앞서 말했듯이 새로운 세대의 관객들이 많이 몰려들 것 같기 때문에 적당한 흥행도 달성할 것 같구요. 오락 영화로서의 성향도 나쁘지 않아서 가족용이나 데이트용이나 친구용이나 다 어울릴 듯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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