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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을 뺄 땐 뺄 필요가 있다는 것을 보여준..."
극비수사는 꽤 오랫동안 공백기가 있었던 곽경택 감독이 의외로 이를 갈고 만든 작품이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다른 방향으로 생각하면 오히려 지금까지 힘을 주었던 부분을 빼고 굉장히 편안하게 만든 작품이라는 생각도 듭니다. 이런 두 가지 느낌을 모두 받았던 만큼 영화는 재밌는 작품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런 생각이야 결론적인 부분이고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영화에 대한 기대가 크지 않았던 것이 사실입니다. 이번 작품과 친구 사이의 작품들을 생각해 본다면 감독에 대한 믿음이 가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고도 생각되는데 물론 영화 자체의 완성도 문제를 떠나서 친구라는 작품에 대한 센세이션이 너무 크다 보니 이후로는 영원히 친구라는 작품에 얽매여 다니지 않았었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그러다 보니 힘을 주지 않아도 되는 작품에서도 부담스러움이 느껴지는 상황이 되었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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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도 이번 작품에서는 이전 작품에서 느껴지는 압박감이라든지 힘이 좀 없어진 느낌입니다. 그래서 영화의 구성이나 연출이 굉장히 심플합니다. 뭔가 반전을 보여주려고 억지를 쓰려는 모습도 보이지 않고 인물 관계에 있어서도 그렇게 복잡한 관계를 만들어두지 않습니다.
물론 이 영화의 이야기 구성이 굉장히 단순하다는 점 때문에 연출에 있어서도 단순한 면이 생길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하지만 과거 같았으면 이런 단순한 이야기의 부족함을 괜스레 연출에서 무게감을 준다던지 혹은 인물 관계를 꼬아서 보여준다든지 했을 텐데 이번 작품에서는 그렇게 하고자 하는 의도가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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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관객들이 느끼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고 관객들이 보고 있는 캐릭터들 그 자체를 끝까지 유지하고 있습니다. 그렇기에 이 영화의 단점은 앞으로의 갈등 구조를 어느 정도 예상할 수 있다는 점이지만 반대로 다른 부분에 신경을 쓰지 않음으로써 관객들이 예상했던 갈등을 관객들이 예상했던 것보다 강한 긴장감을 느끼게 해 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장점이라고 생각되는 부분이구요.
그리고 이런 전반적인 극의 흐름에서 김윤석과 유해진은 투톱으로써 그 역할을 굉장히 잘 수행하고 있는데 굉장히 가벼운 연기만 하던 유해진의 무게감 있는 도사 역할과 굉장히 무거운 연기만 주로 하던 김윤석의 어느 정도 가벼움이 느껴지는 형사 캐릭터의 조합은 그 둘의 등장만으로도 재밌는 상황을 보여주기에 충분했습니다.
특히 이번 작품은 사건의 중요성도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것보다도 '인물' 위주로 진행된다는 느낌이 강했기에 그러한 연출에서 두 배우의 조합은 더더욱 눈에 띌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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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미를 따지자면 곽경택 감독의 연출작 중에서는 친구 1편 다음으로 가장 재밌는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물론 어느 정도 취향의 문제도 있겠지만 친구와 극비수사 사이에 있었던 많은 작품들은 솔직히 제 기준에서는 정말 재미가 없는 작품들이었거든요. 그것이 실험작이었던 아니면 감독이 원하는 작품이었던 간에 극비수사보다 재밌는 영화는 없었습니다.
그렇게 자극적인 소재도 아니고 수사물이라고 해서 폭력적인 장면이 많이 나오는 것도 아닙니다. (심문 과정에서의 약간의 폭력 장면은 나오는 편입니다만.) 그러고 보니 뭔가 욕이 많이 나왔다는 기억도 없는 듯 하군요. 15세 관람가 영화이기 때문에 가족들과 보기에도 크게 문제가 없지 않을까 싶군요.
아쉽게도 흥행이 잘 될 만한 영화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데다가 이 작품 외에도 이목을 끌만한 작품이나 가족용 영화들 혹은 블럭버스터 영화들이 개봉 전이라 후딱 감상하지 않으면 극장에서의 관람이 힘들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