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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ver....Ever....For giveup"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리들리 스콧 감독의 신작 '마션'을 보고 왔습니다. 개봉날에 한 번 보고 오늘 3d로 한 번 더 감상을 하고 왔네요. 우선 결론부터 말하자면 굳이 3d를 고집하실 필요는 없습니다. 3d 효과가 나쁘지는 않지만 불편한 안경을 쓰고 2시간 반 동안 영화를 볼 만큼 매력적으로 다가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조만간 개봉할 '하늘을 걷는 남자'의 3d 효과가 굉장히 기대되는군요.


마션은 앤디 위어 작가의 소설 '마션'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저는 이 영화의 예고편을 보고 나서야 앤디 위어의 마션을 원작으로 했다는 것을 알았는데 그래서 그런지 좀 더 기대가 되더군요. 소설 마션은 생각보다 과학적이고 흥미로운 이야기를 들려준 작품이었거든요.


사실 이 작품의 줄거리를 보고 '로빈슨 크루소'나 '캐스트 어웨이'를 생각할 수도 있지만 사실 꽤나 다른 이야기입니다. 로빈슨 크루소나 캐스트 어웨이의 경우는 본인들이 원해서 간 곳이 아니죠. 사고를 통해서 어쩔 수 없이 무인도에 떨어지고 탈출하는 이야기이지만 마션의 경우는 본인이 자원에서 간 화성에서 사고로 인해 홀로 남겨진 이야기입니다. 물론 환경적으로 후자가 훨씬 혹독하긴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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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3개의 시점으로 구성되는데 우선 화성에서 홀로 투쟁을 벌이는 와트니의 이야기와 지구에서 와트니를 구출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사람들 그리고 같이 화성에 갔다가 와트니를 두고 탈출하게 된 멤버들이 타고 있는 우주선입니다. 사실 거의 모든 이야기는 와트니가 있는 화성이 중심이고 지구의 이야기가 '부'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죠. 멤버들이 있는 비행선은 약간 액세서리의 느낌입니다. 멤버들의 이야기는 감정선을 건드리고 있긴 하지만 와트니를 직접적으로 구출하러 가는 것 말고는 이렇다 할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니거든요.


그런데 이렇게 3개의 이야기로 구성된 부분 중에서 가장 심각해야 할 화성의 와트니 이야기는 굉장히 낙천적입니다. 우주 비행사를 선출할 때 멘탈적인 부분도 굉장히 중요하게 본다고 하던데 이런 부분을 반영한 것인지 홀로 화성에서 지내게 된 와트니는 굉장히 빠른 시간 안에 충격을 이겨내고 살아남을 방도를 찾아내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지구에서의 그를 구출하기 위해 조직된 멤버들도 그렇게 침울한 분위기에서 일을 하지 않습니다. 무조건 구출하겠다. 무조건 만들어낸다. 다 같이 살려내자! 라는 분위기로 으샤으샤 하는 느낌이 강하죠. 그래서 이 영화는 심각한 상황임에도 연출적으로 심각하게 보여지는 부분이 거의 없습니다. 오히려 관객들 스스로 심각하게 받아들이게 되는 부분이 많죠.


개인적으로 이런 낙천적인 분위기를 살려주는 부분 중에 가장 큰 영향을 주는 부분이 'ost'라고 생각합니다. 이 영화에서 나오는 배경 음악들은 마치 '가디언즈 오브 갤럭시'가 생각나게 할 만큼 올드팝들입니다. 그리고 디스코 음악부터 팝송까지 다양한 음악들을 들려주는데 그 음악들 중에서 분위기를 가라앉게 만드는 음악은 한 곡도 없습니다.


이런 낙천적인 분위기는 심각할 수 있는 영화를 관객들이 가볍게 받아들임으로서 감정 소모를 심각하게 소모하지 않아 2시간 반이라는 긴 상영 시간을 편하게 볼 수 있도록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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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장르적으로 SF장를 벗어날 수가 없는데 최근 몇 년간 개봉한 작품들 중에서 '그래비티'와 '인터스텔라'가 있죠. 이 작품은 그런 작품들 중에서 어떻게 보면 가장 현실적입니다. 실제로 '자본'만 충분하다면 근 10여년 안에 이룩할 수 있는 부분이며 실제로 주인공 와트니가 화성에서 줏어서 사용한 장비인 '패스파인더'는 지금 화성 어딘가에 묻혀 있죠.


그런 만큼 이 영화는 과학적으로 어느 정도 고증이 충분한 편인데 이러한 과학적 고증은 와트니의 나레이션을 통해서도 충분히 전달을 해 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런 과학적 고증은 이야기를 진행함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로서 다가오죠. 실제적으로 화성까지 물자를 보급할 수 있는 방법이며 화성에서 식량을 조달하는 방법 등이 나오지 않았다면 관객들 스스로 의문을 가질 수 있는 부분이 다분했다고 봅니다.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많은 이론들과 과학적 고증들을 알려주는 나레이션이며 대사들은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면서 관객들이 품을 수 있는 의문을 충분히 해소해 주는 도구로서 그 역할을 다하고 있다고 봅니다. 물론 관객에 따라서 너무 많은 설명이 과하다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훨씬 나앗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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많은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입니다. 맷 데이먼 / 제시카 차스테인 / 제프 다니엘스 / 케이트 마라 / 마이클 페냐 / 숀빈 등 유명한 배우들을 비롯하여 한 번쯤 본 듯한 배우들이 많이 나오죠. 다들 한 연기하는 배우들로서 영화 속 캐릭터들을 충분히 살려주고 있으며 굉장한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영화는 역시 '맷 데이먼 원톱 영화라고 밖에 생각할 수가 없습니다. 영화 초반 다른 멤버들로부터 떨어져 나와 혼자서 수술을 할 때부터 관객들은 이미 맷 데이먼에 빠져들어 있지 않나 생각됩니다. '본 시리즈' 덕분에 액션 배우로서 입지가 굳어진 느낌이 있지만 그는 역시 '굿 윌 헌팅'으로 알려진 만큼 연기를 못 하는 배우가 아니라는 것을 이번에도 확실히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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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영화는 원작에 비하면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많이 떨어집니다. 물론 원작도 굉장히 낙천적이긴 하지만 좀 더 많은 문제점이 생기고 이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오는 재미가 꽤 있는 편인데 영화는 아무래도 상영시간이 있다 보니까 이러한 부분들을 많이 없애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그러다 보니 사실 중간에 발생하는 통신 문제를 비롯해서 홀로 남겨져 있는 상황에서 오는 외로움이나 어째서 에어로크가 폭발했는지 그리고 중국은 과연 그렇게 쉽게 지원을 해 주는가? 등이 나오지 않는데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원작을 한 번 읽어보시기를 추천해 드립니다. 원작에서는 좀 더 다양한 상황과 그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한 과학적 내용들이 더 많이 나오거든요.


하지만 그렇다 하더라도 원작이나 영화나 극적인 반전이 없이 통속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가지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하나의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해결하고 또 문제가 생기면 그것을 해결해 나가는데 어떻게든 문제점을 해결해 나갑니다. 해결하지 못 하는 문제점이 없다는 것이 어쩌면 이 영화의 최대 단점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말이죠. 하기사 안 그래도 절망적인 상황인데 해결하지 못 하는 문제가 있다면 절대 지금과 같은 낙천적인 성격의 영화가 나올 수 없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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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단점이 있다고 해도 비쥬얼에 있어서는 두말 할 필요가 없는 리들리 스콧 감독에 탄탄한 원작을 바탕으로 한 각본 그리고 훌륭한 배우들의 연기가 뒷받침 되어져 이 영화는 꽤 재밌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사실 최근 리들리 스콧 감독의 작품들이 그다지 좋은 평을 받지 못 해서 조금은 두려움이 있었는데 이렇게 잘 빠진 작품을 만들어주는 것을 보니 역시 거장은 쉽게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싶기도 하더군요.


개봉 첫 날 보러 갔을 때는 저녁 8시 영화였는데도 불구하고 관객들이 상당히 많더군요. 게다가 퇴장하면서도 관객들의 반응이 좋은 것을 보아서 입소문도 꽤 좋게 나지 않을까 싶은데 마땅히 볼 만한 작품이 없는 이 시점에서 잘 하면 장기 상영도 가능하지 않을까 싶더군요. 물론 장기 상영으로 들어가면 꽤 큰 흥행도 가능할 것 같구요.


데이트 용으로도 충분하고 가족용으로도 충분합니다. 동성 친구와 보기에도 전혀 무리가 없고 할아버지 정도의 세대가 아니라면 나잇대도 크게 문제가 없어 보이는 작품이기에 주위에 시간이 남아 있는 누구하고라도 보러 가시길 권해 드립니다. 그리고 3d가 아닌 최대한 큰 상영관에서 보시기 바랍니다. 정말 비쥬얼이 끝내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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