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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너 장르에 대한 감독의 적절한 캐스팅"


김윤석 / 감동원 주연의 '검은 사제들'을 보고 왔습니다. 사실 검은 사제들은 예고편을 봤을 때는 단순히 성직자에 대한 이야기를 들려주는 영화인 줄 알았었는데 실상 그게 아니더군요. 엑소시스트나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와 같이 '퇴마'를 주 소재로 하고 있는 영화였습니다. 그래서 더 기대가 되었죠.


사실 '구마'에 관련된 이야기는 한국 영화계에서는 좀처럼 보기 힘든 소재인데 개인적으로 직접적으로 구마를 소재로 한 영화는 처음인 듯 싶습니다. 어설프게 따라한 '퇴마록' 같은 작품들은 제외하고 말이죠. 그래서 솔직히 더 기대가 되었습니다. 과연 제대로 만든 적이 없는 소재의 영화를 얼마나 재밌게 만들었지 굉장히 궁금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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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엑소시스트'나 '엑소시즘 오브 에밀리 로즈'의 경우는 이야기도 이야기지만 영화 자체도 굉장히 묵직한 영화였습니다. 웃음기가 거의 없고 처음부터 끝까지 관객들을 긴장감에 둘러싸여 영화를 보게 만들죠. 묘한 압력을 느끼게 되는 작품들입니다. 그런데 검은 사제들의 경우는 그렇지는 않습니다.


요즘 한국 영화들을 보면 어떤 소재를 가지고 영화를 만들든 적당한 코미디 요소를 결합하여 만드는 경향이 보이는데 그러한 부분은 소재의 무게와 상관이 없어 보였습니다. 정말 코미디적 요소가 없었다고 생각되는 '사도'조차도 어린 시절을 회상하는 장면에서는 소소한 코미디적 요소를 넣어서 관객들을 적당히 웃게 만들어 주었죠.


여튼 중요한 것은 검은 사제들 또한 그런 경향을 따르고 있다는 겁니다. 초반부터 중반까지는 그렇게 어둡지 않습니다. 상황을 알려주고 직접적인 구마 행위를 위한 준비 과정을 보여주면서 관객들이 긴장하지 않도록 적당한 코미디 요소를 넣어주고 있습니다. 사실 개인적인 경향으로는 좀 더 묵직하게 만들었으면 어땠을까 싶었는데 이 영화에서 불만인 부분 중에 하나가 초중반의 가벼움이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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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영화의 흐름이 그렇게 많이 바뀌냐면 그건 아닙니다. 흐름은 나쁘지 않죠. 자연스럽게 구마 행위로 넘어갑니다. 사실 구마 행위 자체가 생각보다 분량이 많은 것은 최고의 장점이었는데 그 구마 행위에 대한 연출은 생각보다 제대로 보여주었기에 이 영화에 대한 기대치를 충분히 만족시켜 주었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뭐 사실 제가 구마 행위에 대해서 아는 지식은 전무하기 때문에 전문적으로 무엇이 잘 되었고 무엇이 잘 못 되었고 하는 등의 얘기는 못 할 것 같습니다. 하지만 구마 행위에 대한 전반적인 분위기를 굉장히 잘 살렸고 악마를 끄집어내는 과정이 꽤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특히 악마가 그 모습을 드러내어 인간의 본질적인 두려움을 건드려서 공포감을 일깨우는 장면들은 관객들도 그 공포감을 느끼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그래서 사실 주위에서 이 영화에 대해 물어보면 '공포'에 대한 거부감이 있는 지인들에게는 추천을 하지 않는 편이었습니다. 물론 상대적인 부분이 강하지만 저한테 약했다고 생각되는 공포감이 다른 분들에게도 약하다고 할 수는 없었으니까요.


결과적으로 영화는 구마 행위도 잘 표현해주고 있었고 구마 행위 장면을 통한 공포감 조성도 꽤 쏠쏠하게 이루었다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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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간과해서는 안 되는 부분이 바로 배우들의 연기인데 여기서는 박소담이라는 배우의 연기를 가장 크게 언급해야 할 것 같습니다. 악마가 빙의하고 그것을 연기하는 박소담이라는 배우의 연기는 엑소시스트의 린다 블레어의 연기만큼이나 인상적이었습니다. 머리를 밀고 외국어를 허스키한 목소리로 읊조리는 그녀의 모습은 어디까지가 실제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나오는 장면 하나하나가 몰입감이 대단합니다.


신인상을 받지는 못 하겠지만 여우조연상은 생각해 볼 법한 연기를 보여주지 않았나 싶군요.


그리고 한가지 더 얘기를 하고자 하는 배우가 '강동원'이죠. 뭐 대단합니다. 엄청나요. 비쥬얼이 정말이지 남자가 봐도 어마어마합니다. 어떻게 저렇게 생겼을 수가 있나 싶을 정도로 잘 생겼어요. 괜히 한 줄 평에 '강동원이 사제복을 입고 나옵니다'로 끝내는 글들이 있을까요....그가 나오는 장면은 그걸로 판타지입니다.


특히 영화 후반부 제정신을 차리고 구마 의식을 도와주는 장면 중 한 손에 향로를 들고 다른 한 손에 성경(?)을 들고 주문(?)을 외우며 걸어오는 장면은 이 영화 최고의 판타지 장면입니다. 순간 입 밖으로 '우와~~~'를 외칠 뻔 했으니까요. 남자인데도 말입니다. 여튼 그의 비쥬얼은 너무 강해서 그가 어떤 연기를 하든 가려지는 단점이 있습니다. 이번 작품에서도 연기를 못 한 것은 아닌데 뭔가 외모에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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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영화는 재밌습니다. 하지만 미스터리에 오컬트 적인 요소를 싫어하시는 분들이 분명 계실 것 같기 때문에 호불호는 분명히 갈릴 것 같습니다. 공포 이런 쪽으로 못 보시는 분들은 과감히 패스하시기 바랍니다. 그깟 강동원이 중요합니까. 취향에 안 맞으면 못 보는 거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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