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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랜드를 따라가는 뻔한 이야기 하지만 재미는 안전빵"

 

 

가이 리치 감독의 신작 '맨 프럼 엉클'을 보고 왔습니다. 가이 리치 감독은 그의 이름을 알린 작품인 '스내치' 때부터 항상 유쾌한 작품을 만들어 왔는데 그의 작품 중에서 가장 흥행한 작품인 '셜록 홈즈' 시리즈도 시종일관 유쾌함을 버리지 않았었죠. 그런 가이 리치 작품이었기에 예고편을 봤을 때부터 이 작품을 진지한 스파이 영화로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다행이도 그런 생각은 크게 틀리지 않았는데 '맨 프럼 엉클'은 본 시리즈나 007 시리즈와는 다른 '킹스맨'이나 '스파이'의 노선을 타는 듯한 느낌이 강합니다. 첩보 그 자체가 중요하다기보다는 스파이라는 재료를 이용해서 보여줄 수 있는 상황들을 다양하게 보여주고 있는 편이죠. 그래서 영화는 꽤 가벼운 편입니다. 묵직한 느낌이 전혀 들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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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는 어느 정도 간단합니다. 핵폭탄을 막기 위해 소련과 미국의 정보부가 힘을 합쳐 막는다는 내용이죠. 맨 프럼 엉클의 엉클은 삼촌이 아니라 세계 스파이 연합 본부 뭐 그런 뜻으로 사용이 된다는 것을 영화 마지막에 알려주고 있습니다. 여튼 어디까지나 가볍게 볼 영화이기에 이야기도 그렇게 복잡하게 꼬아 놓지 않았다는 느낌이 강한데 그렇다고 아무 생각없이 볼 정도로 간단하게 만들어 놓지도 않았다고 봅니다. '첩보물'로서의 성향을 유지할 수 있는 수준은 지키고 있는 편이죠.


그리고 이런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는 감독의 연출은 마치 '셜록 홈즈'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셜록 홈즈'와 비슷한 장면들이 많습니다. 솔직히 감독의 스타일을 유지하는 것은 좋다고 보지만 너무 비슷하다 보니 이건 똑같은 옷을 다른 사람이 돌아가면서 입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조금은 그의 스타일을 변형시켜서 발전시킬 필요가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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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도 심플하고 연출도 그의 전작들에서 보아왔던 스타일이었기에 이 작품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부분은 배우들 간의 케미였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지금까지 '슈퍼맨' 시리즈에서 슈퍼맨을 연기한 배우가 후속작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기억이 거의 없는데 헨리 카빌은 맨 오브 스틸 이후 처음으로 맡은 나폴레옹 솔로라는 캐릭터를 굉장히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뿐만 아니라 사실 처음으로 보다시피 한 아미 해머라는 배우도 소련의 스파이 일리야라는 캐릭터를 잘 연기해 주고 있으며 홍일점이라고 할 수 있는 알리시아 비칸데르라는 여배우도 개비 텔러라는 캐릭터를 매력적으로 보여주고 있습니다. 배우들이 캐릭터를 잘 살려주는 만큼 스크린에서 보여지는 그들의 조합은 꽤 괜찮습니다. 하지만 신선하지는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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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도 셜록 홈즈와 비슷하다는 등의 얘기를 했지만 뭐랄까 '정석'이라고 할 만한 첩보물이 아닌 조금은 다른 노선을 보여주는 첩보물들이 많이 나오는 요즘 영화계에서 맨 프럼 엉클이 보여주는 결과물과 완전히 새로운 캐릭터나 스타일은 아닙니다. 물론 그렇다고 '킹스맨'이나 '스파이'가 완전히 새로운 영화냐 하면 그것도 아니죠. '스파이' 같은 경우는 어쩌면 '쟈니 잉글리쉬'의 또 다른 스타일을 보여준 것일지도 모르니까요.

 

그렇기에 맨 프럼 엉클도 기존에 봐왔던 많은 영화들의 스타일이 녹아들어 있습니다. 진중하지만 허당끼가 보이는 스파이나 어디에 구애받지 않는 성격을 지닌 스파이 그리고 뭣도 모르고 첩보의 최전선에 투입된 여성 캐릭터 등을 보고 있자면 단지 이야기를 좀 바꾸고 겉모습만 좀 바꾼 작품을 보는 듯한 느낌도 듭니다. 하지만 그것이 안전한 방법이기도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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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평단의 반응이 아주 좋은 작품은 아닙니다만 소소한 재미를 주기에는 충분했다고 봅니다. 단순히 캐릭터를 보여주는 것만으로 끝내려고 하지도 않고 너무 진지한 이야기로 지루함을 느끼게 하지도 않습니다. 연출과 이야기과 캐릭터를 잘 조합해서 관객들이 괜히 심각해지지 않고 볼 수 있는 작품을 만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물론 그것이 가이 리치 감독의 최대 장점일 수도 있겠지만요.

 

이 글을 올리는 시점에서는 아마 내렸을 가능성이 많지만 IPTV나 2차 매체를 통해서 한 번쯤 감상하셔도 무리가 없을 만한 작품이 아닐까 싶습니다. 데이트용으로도 나쁘지 않고 가족용으로도 나쁘지 않고 친구들과 보기에도 무리가 없는 그야말로 안전빵(?)에 가까운 작품이라는 생각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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