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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 인물을 표현함에 있어 중요한 것은 '외모'가 아니다."


대니 보일 감독의 '스티브 잡스' 사실 '잡스' 소재로 번째 영화는 아닙니다. 애쉬튼 커쳐 주연의 '잡스' 이미 개봉을 적이 있었죠. 하지만 당시 해당 영화는 굉장히 망했습니다. 이야기의 재미도 없었고 배우의 연기도 그렇게 뛰어나지 않았었죠. 너무 비슷한 외모만을 중시한 경향이 있지 않았었나? 라는 생각이 들었었습니다.


그리고 올해 대니 보일 감독과 애론 소킨 각본가가 만든 '스티브 잡스' 개봉을 했죠. 사실 기대가 컸습니다. 대니 보일 감독이야 언제나 심플한 화면과 스타일리쉬한 연출을 통해서 이야기를 들려주는 만큼 비쥬얼적인 부분에 있어서는 크게 나쁘지 않으리라 생각했고 애론 소킨이야 소셜 네트워크, 뉴스룸 다양한 장르에서 그의 진가를 보여준 만큼 들려주는 이야기도 재미가 없지 않으리라 생각했죠.


가지 염려가 되었던 부분은 마이클 패스밴더가 주연을 맡았다는 것이었습니다. 물론 실제 인물과의 매칭이 얼마나 되느냐가 중요하지 않다고 말할 수는 없지만 마이클 패스밴더와 스티브 잡스의 외모적 차이는 굉장히 편이었다고 생각했기에 과연 주연으로서 적절한가? 라는 의구심이 계속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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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는 그런 의구심을 모두 날리기에 충분한 작품이었습니다. 대니 보일 감독의 산뜻한 연출과 애론 소킨 각본가의 무자비한 대사는 여전히 관객들을 몰입시키기에 충분했고 무엇보다도 거의 원톱으로서 영화를 이끌어가는 마이클 패스밴더의 연기는 그가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와 함께 오스카 남우주연상 유력 후보인지를 다시금 확인시켜 주었죠.


영화는 세번 프리젠테이션 과정 중에 발생한 이야기들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정작 프리젠테이션을 하는 모습을 보여주지는 않은데 마치 프리젠테이션을 준비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것처럼 작품에서는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의 모습을 보여주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습니다.


그런 스티브 잡스의 모습은 크게 부분으로 나뉘어지는데 애플에서의 CEO로서의 모습과 딸의 아버지로서의 모습입니다. 사실 쪽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익히 알고 있던 모습이죠. 애플2 떠나 맥킨토시를 만들고 워즈니악을 철저히 배제하던 그의 모습은 익숙하게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그래서 부분은 ''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지 않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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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에서 이야기는 아버지로서의 잡스와 딸의 관계에 대한 이야기가 대부분입니다. 세번의 프리젠테이션 준비 과정에서 그녀의 이야기가 언급되지 않은 적은 없고 그녀가 등장하지 않은 부분도 없습니다. 언듯 보면 굉장히 냉철하게 '' 자체를 중심으로 두고 나머지는 있으나 마나 같은 영화 속의 잡스의 모습과는 달리 그는 시종일관 그의 딸에게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어쩌면 그의 그런 모습은 그를 내버린 그의 친부모처럼 그의 딸이 본인과 같은 일을 겪게 해서는 된다는 무의식의 반영일지도 모르겠지만 여튼 그는 굉장히 상반되는 모습을 통해 그의 딸에 대한 애정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마지막 프리젠테이션 직전 딸과의 화해를 하게 되는 그는 딸을 위해서 '무언가' 만들겠다는 의미심장한 대사를 날리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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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많은 이야기들이 '사실' 근거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극적인 재미를 위한 장치와 사건을 많이 넣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영화가 '루머' 근거해서 만들었다는 느낌은 들지 않습니다. 그랬다면 팬보이들이 어마어마하게 반발을 했겠죠. 하지만 영화 속에서 잡스를 그렇게 까고 까고 까는 듯한 연출을 보여줬음에도 불구하고 별다른 반발이 없다는 것은 여러모로 사실에 근접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굉장히 취향 타는 영화입니다. 엄청난 대사량 빠른 템포의 컷들 들어본 적은 있지만 관심을 가지지 않으면 흥미가 생기지 않을 같은 소재. 물론 개인적인 취향으로는 굉장히 흥미롭게 영화입니다만 대중적인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일단 스티브 잡스라는 인물에 대해 그렇게 알고 싶을까요?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를 추천하는 이유는 굉장한 연기와 굉장한 연출과 굉장한 각본으로 인해 단순히 인물을 표현함에 있어 '외모' 많은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알려주고 있기 때문입니다. 기대를 어긋나지 않는 영화였으며 기대 이상의 재미를 선사해준 작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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