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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한 명확한 답변"


1872년에 창간되어 퓰리쳐 상을 18회나 받은 유명 주간지 '보스턴 글러브'의 스포트라이트 팀이 새로 부임한 편집장 마틴 바론의 '신문사는 시민들에게 가치있는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당시 취재 중이던 사건을 미루고 편집장이 요청한 '가톨릭 사제들에 의한 아동 성추행' 사건에 대해서 파헤치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보스턴 지역은 백인 가톨릭 신자들이 주류를 형성하고 있고 당연하게도 보스턴 글러브의 주 독자들도 백인 가톨릭이 많았기에 스포트라이트팀은 시작부터 많은 반대와 고난을 겪게 됩니다. 하지만 스포트라이트팀은 이러한 어려움에도 6개월 간의 장기 취재를 통해 이를 밝혀내게 되었고 사실상 성추행 그 자체로만 끝내지 않고 가톨릭 교단의 시스템 그 자체를 밝혀내어 다시금 퓰리쳐 상을 수상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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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영화에서 들려주는 이야기는 중요합니다. 단지 보스턴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았다는 것을 마지막 리스트를 통해서 알 수 있는데 그런 어마어마한 가톨릭을 적으로 하여 이런 대단한 취재를 할 수 있다는 것은 분명 대단하다는 생각도 들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 작품에서 중요한 부분은 '언론'이란 '무엇'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 명확하게 답을 들려주는 부분이었다고 생각됩니다.


영화가 던져주는 그런 답은 영화 속에서 많은 대사에서 언급을 하고 있습니다. 마이크 레첸데스(마크 러팔로)의 대사도 그렇고 마틴 배런의 대사도 그렇고 감독은 '참된 언론'이 무엇인가에 대해서 보여주기를 꽤나 원했다는 것이 연출을 통해서 전달이 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그래요. 만약 우리나라의 언론사들이 '참된 언론'으로서의 모습을 보여주는 곳이 많았다면 과연 이 영화에 그렇게 많은 공감을 느끼고 부러움을 느낄 수 있었을까? 라는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게 되더군요. 현 우리나라의 상황을 생각해 보면 이 영화를 보고 '저런 언론사가 있구나...'라는 부러움을 느끼지 않을 수가 없다고 생각됩니다. 괜히 퓰러처 상을 18회나 수상한 언론사가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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담담한 연출과 절제된 배경음악 그리고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영화는 기분 좋은 몰입감을 전달해 주고 있습니다. 이야기에 대한 흥미유발도 괜찮았고 그것을 풀어가는 과정이 지루하지 않았어요. 굉장히 무거운 주제였다고 생각하는데 감독은 관객들이 최대한 불편하지 않으면서 최대한 실화 그대로의 이야기를 들려주고자 하지 않았었나 싶습니다.


그들이 분노를 느낄 때 관객들도 분노를 느끼고 그들이 슬픔을 느낄 때 관객들도 슬픔을 느끼게 만드는 영화의 힘은 대단합니다. 어쩌면 멀지 않은 곳에서 그런 일이 발생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은 이 영화의 내용을 공감하는데 가장 큰 요소가 아니었을까 싶기도 해요. 왜냐면 우리나라도 가톨릭이라는 종교의 신자수가 절대 적지 않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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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우리나라에서는 나오기 힘든 영화입니다. 저번에 감상한 '빅쇼트'도 그랬지만 과연 이런 영화가 나올 만한 시장이 헐리우드 말고 있을까? 라는 생각이 듭니다. 심지어 잘 만들었고 상까지 받았으니 아무리 히어로 영화가 판치고 리메이크가 판친다고 해도 역시 헐리우드는 헐리우드라는 것을 이런 작품을 보면 다시금 느낍니다.


영화는 재밌습니다. 항상 재밌다는 기준을 정하기가 어려운데 어려운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들려주면서 관객들의 흥미를 유발하여 몰입감을 확실히 높여주면서 배우들의 열연을 통해 그들이 스크린에 비춰질 때 그들의 감정에 몰입이 된다면 재밌는 영화가 아닐까 생각됩니다. 무엇하나 나무랄 데가 없는 작품이고 그렇기에 88회 오스카 작품상에도 후보로 올랐겠죠.


오락성으로서의 재미를 떠나서 영화가 던지는 의미를 느끼기 위해서 한 번쯤 감상을 해 볼 만한 영화가 아닌가 싶습니다. 글쎄요. 인기가 없을지도 모르지만 누군가를 데려가면 나와서 할 얘기가 많을 작품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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