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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했던 애정만큼 순수했던 감정들에 대한 깨우침"


2월달 감상 리스트 작품 중 거의 마지막인 '순정'을 보고 왔습니다. 많은 작품이 생각나는 영화군요. 아마도 가장 떠오르는 작품은 '건축학개론'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야기의 진행 방식이나 소재가 거의 비슷하거든요. 물론 결말은 상당히 다르지만 '잊지 못하는 사랑'이라는 소재로 진행되는 큰 틀은 거의 비슷합니다.


또하나 떠오르는 작품은 '그날 본 꽃의 이름은 아무도 모른다'입니다. 일본 애니메이션인데 이 작품은 죽은 옛 친구의 혼령이 나타나서 벌어지는 일을 그리고 있죠. 약간의 추억 회상 개념에서 생각보다 많은 부분에서 비슷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만큼 이 작품은 어릴 적 순수했던 시절에 대한 추억 보정을 많이 하는 작품입니다. 친구들과의 우정 / 사랑 / 갈등 그리고 이별에 관해 제목처럼 순수한 모습들을 보여주고 있죠. 순수했던 만큼 사랑과 우정과 이별에 대해서 다른 이의 눈치를 보지 않습니다. 그냥 그 감정 그대로를 발산하는데 주력하고 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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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어릴 적의 모습은 성인 되고 난 후의 모습과 사뭇 다릅니다. 성인이 되고 난 후의 친구들의 모습은 그것이 가족이든 회사든 간에 무언가에 얽매여 있고 눈치를 봐야 하고 다른 사람 앞에서 감정 표현도 숨기고 있죠.


그러다가 마지막에 사연의 내용이 나레이션으로 깔리는 장면에서 현재의 친구들은 모두 본인들의 감정에 충실해집니다. 이 장면에서 과거 여주인공의 목소리로 나레이션이 깔리는 것은 과거 그 때의 순수했던 시절로 주인공들의 감정이 돌아갔다는 것을 암시하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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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영화 자체가 '재밌다'라고 하기에는 애매합니다.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이야기 자체가 신선하지 않고 어디선가 본 듯한 장치와 구성이 많아서 이야기의 몰입도가 떨어집니다. 특히 이야기 전개에 있어서 여주인공의 상태의 변화는 굉장히 극단적이라 클라이맥스 부분에서는 '어리둥절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생각이 들 만큼 좀 뜬금 없기도 합니다.


그리고 뭔가 떡밥은 던지고 회수를 안 하는 것들도 있어서 전체적으로 개연성에서 아쉬운 부분들이 남습니다. 조금만 더 이야기에 힘을 실었더라면 마무리가 더 좋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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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는 나쁘지 않습니다. 김소현도 그렇고 xxx도 그렇고 주조연 모두 회상 장면에서는 사투리 연기를 해야 했는데 귀에 거슬릴만큼 어색한 사투리를 구사하는(?) 배우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도 아쉬운 부분이라면 역시 두 주연 배우들의 사투리 연기겠죠. 조금만 더 자연스럽게 구사했다면 여러모로 기억에 남았을 것 같았는데 말이죠.


김소현이란 배우는 사실 그다지 기억에 남는 작품이 없는데 (사실 거의 본 적도 없는...) 미모는 대단하더군요. 다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미모가 그렇게 언급이 되지 않는 것은 영화 자체의 재미가 떨어지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뭔가 한방이 없다는 느낌이 강합니다.


그래서 섣불리 추천하기가 힘듭니다. 애매모호한 수준이라 흥행도 쉽지 않을 것 같고 배우의 힘을 믿고 가기에도 상당히 애매합니다. 티켓파워가 있는 배우들이 아니라서 말이죠. 차라리 배우들이 뭔가 대단한 포텐을 보여줘서 그거라도 보러 가라고 하고 싶지만 그렇지도 않으니 차라리 비추천을 날리는 것이 여러모로 낫지 않을까 싶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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