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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이상 따라갈 수가 없을 것 같다...."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볼 수 밖에 없는 '캡틴 아메리카 : 시빌 워'를 보고 왔습니다. 마블 코믹스 중에서도 탑급으로 여겨지는 이벤트 작품인 '시빌 워'는 마블 팬들에게는 없어서는 안 되는 작품인데 그런 만큼 코믹콘에서 이 작품을 만들 것이라고 발표했을 때의 환호성은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부분이었죠.


물론 그렇다고 이번 작품이 원작과 동일하게 갈 것이라는 예상은 아무도 하지 않았을 겁니다. 이이 MCU라고 불리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는 원작과는 다른 노선을 타고 있었고 그 노선이 '틀린'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지도 않았기에 팬들은 얼마나 영화 자체로서의 독창성을 지니고 있느냐를 중요하게 생각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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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그런 부분에서 본다면 이번 시빌워는 여러모로 코믹스의 테두리를 벗어나 영화 자체로서의 독창성을 잘 살리는 작품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미 전작 '캡틴 아메리카 : 윈터 솔져'로 탈 히어로 무비를 만들어낸 안소니 루소와 조 루소 감독은 이번 작품에서도 그들의 끼를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었습니다. 묵직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유머를 잃지 않고 그러면서도 각각의 캐릭터를 잘 살렸죠.


게다가 이미 시빌워라는 원작을 알고 있는 팬을 비롯하여 영화만 보아왔던 라이트 유저까지도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들려줌으로써 여러모로 호평을 받게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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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는 캡틴 아메리카를 비롯하여 10명 가량의 히어로들이 나오죠. 히어로 숫자만 보면 오히려 어벤져스를 능가합니다. 지금까지 마블 히어로 영화에서 나왔던 모든 캐릭터들이 등장하면서 드디어 등장하게 된 스파이더맨을 비롯하여 새로운 캐릭터인 블랙 팬서까지 등장을 합니다.


그래서 조금 걱정을 했었죠. 몇몇 캐릭터는 그냥 쩌리나 카메오 정도로 나오는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완벽한 기우에 지나지 않았죠. 루소 형제 감독은 단 한 명의 캐릭터도 허투로 사용하지 않았고 적절한 재미와 역할을 부여하여 2시간 반이라는 어찌보면 짧은 상영 시간 안에서 모든 캐릭터들을 잘 조율하여 확실한 인상을 남기게 해 주었습니다.


쉬운 일이 아니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한 명의 캐릭터나 2,3명의 캐릭터도 제대로 살리지 못 하는 히어로 영화들도 있는 것을 생각한다면 대단한 능력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루소 형제 감독은 정말로 마블 작품에 애착이 있다는 것을 영화로 보여주고 있다고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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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어벤져스 그룹에 새로이 합류하는 캐릭터들은 이미지를 확실히 각인시켜 주었는데 소니에게서 어느 정도의 권리를 얻어내어 드디어 등장한 스파이더맨은 '뉴욕 퀸즈'라는 자막이 나올 때부터 두근거리게 만들었으며 블랙 팬서는 카리스마며 액션으로서 그 이미지를 확실히 부각시켰습니다. 앤트맨은.....일단 보시죠...


하지만 무엇보다도 이번 작품에서 간과할 수 없는 캐릭터는 빌런인 지모 남작입니다. 원작에서는 남작이지만 영화에서는 소코비아 군인으로 등장하는데 단순히 일반인 군인에 지나지 않는 이 지모라는 빌런 캐릭터가 히어로들을 분열시키는 과정을 보면 그 계략과 지능이 대단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캡틴 아메리카를 1년여를 따라다니며 그를 파악하고 버키를 통해 또 다른 윈터 솔져의 정체를 파악하기 위해 히드라의 비밀 문서를 찾아내어 결국 또 다른 윈터 솔져들이 냉동되어 있는 곳을 찾아내며 그 조차도 또 다른 분열을 위한 장치로서 사용된 무대라는 것을 본다면 이 지모라는 캐릭터는 거의 모든 히어로 영화 중에서 최고의 지능을 보여준 빌런이 아닐까 싶습니다.


게다가 감독은 그러한 일련의 과정을 적절히 던지면서 그가 어떻게 준비를 해 왔고 그가 무엇을 위해서 그리고 왜 그런 짓을 벌였는가를 관객들에게 전달함으로써 충분히 납득할 수 있는 이야기를 만들어 가고 있습니다. 이 영화가 캐릭터의 비중이나 이야기의 흐름 때문에 비판을 받을 일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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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흥미로운 이야기였습니다. 군인으로서 체제에 길들여져 왔고 길들여진 모습을 보여왔던 캡틴이 체제 반대하고 오히려 체제에 불족종하는 자유로운 모습을 보이던 토니가 체제에 옹호하는 모습은 원작에서도 나왔던 부분이지만 확실히 상황에 따라 히어로들도 변할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주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들도 한 명의 인간이라는 것이었겠죠.


그리고 테러라는 부분에 대해서 좀 더 직접적으로 건드리고 있고 그것에 대한 피해자와 가해자와의 관계 그리고 그것들이 바뀌었을 때의 상황 등을 들려줌으로써 앞서 말한 빌런이 그러한 일을 할 수 밖에 없었던 타당성을 부여함과 동시에 히어로라는 존재에 대해서도 방향 전환을 함으로써 영화 내부적으로 새로운 방향성을 적절하게 이루지 않았나 싶습니다. 마치 배트맨V슈퍼맨처럼 말이죠.


개인적으로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엔딩입니다. 물론 버키는 세뇌에 의해서 암살을 저질렀지만 그가 토니의 부모님을 죽인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토니가 버키를 죽이려는 것은 어찌보면 당연한 일이죠. 그런데 캡틴은 적절히 중재에 나서는 것이 아닌 거의 버키의 편을 드는 것처럼 보입니다. 그래서 토니가 마지막에 '나도 네 친구였어'라고 말하는 부분이 더 애절하죠. 방패까지 버리고 가는 그의 모습은 조금은 매정해 보입니다.


특히, 결국 거의 모든 히어로들을 데리고 가는 그의 모습과 남겨져 있는 토니와 비전의 모습은 어쩌면 다시 만날 수 밖에 없긴 하더라도 달랑 편지 하나를 보내면서 마무리 짓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애매모호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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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재밌습니다. 이 작품을 보고 있노라면 최근 개봉한 배트맨v슈퍼맨을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는데 확실히 단독 영화들부터 꾸준히 준비해 온 마블과 한 방을 크게 시작하려던 디씨의 갭은 더 이상 어쩔 수가 없다고 봅니다. 따라올 테면 따라와봐가 아니라 금수저와 흙수저 수준으로 격차가 벌어졌다고 봅니다. 재미면에서나 작품성 양쪽 모두에서 말이죠.


신기한 것은 비록 디씨 시네마틱 라인에 들지 못 했더라도 디씨 라인으로서 상당한 족적을 남긴 놀란 감독의 배트맨 시리즈 같은 경우 그 액션이나 스타일이 굉장히 현실적이었고 그 당시 마블의 영화는 굉장히 판타지스러웠는데 현재는 디씨 쪽이 굉장히 판타지스러워졌고 마블 쪽은 현실적으로 변하는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심지어 마블 쪽에 비전이나 스칼렛 위치 등 더 판타지스러운 캐릭터들이 많음에도 불구하고 말이죠...


페이즈2를 마무리하고 페이스3를 위한 일종의 다리 역할을 하는 작품이란 생각이 드는데 과연 어벤져스라는 그룹이 와해된 상황에서 앞으로 어떤 이야기를 어떻게 보여줄지 굉장히 기대가 됩니다. 이제는 믿고 보는 마블이 아니라 그냥 봐야 하는 마블이 되었고 디즈니가 된 만큼 앞으로의 이야기 진행에 있어서 그렇게 실망을 주지는 않을 것 같다고 생각하는데 새로운 스파이더맨 시리즈와 블랙 팬서 그리고 닥터 스트레인지를 거치면서 어떤 큰 그림의 일부를 던져줄지 궁금해지는군요.

 

1. 쿠키 영상은 2개입니다. 1개는 메인 엔딩 크래딧이 끝난 뒤에 나오고 하나는 모든 엔딩 크래딧이 끝난 뒤에 나옵니다. 전자는 아무래도 블랙 팬서의 이야기를 위한 떡밥이리라 보고 후자는 스파이더맨을 위한 떡밥일 가능성이 100%.


2. 이번 스파이더맨에서는 이미 벤 삼촌이 세상을 떠난 뒤가 아닐까 싶군요. 여튼 메이 숙모(마리사 토메이)가 지금까지 보아왔던 메이 숙모와 굉장히 다른 이미지라서 놀랬습니다. 예쁘시더군요. 거기다 온리 유에서 호흡을 맞춘 로다주와 나란히 앉아 있는 모습을 보고 있자니 왠지 웃음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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