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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02 / 18 / 006]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14년에 개봉한 '패딩턴'은 나름 무난한 영화였습니다. 말하는 곰돌이라니....이미 여기서 어느 정도 이야기는 끝난 것이나 다름이 없었죠. 하지만 개인적으로 재밌는 추천 영화이냐? 라고 한다면 그렇지는 않습니다. 패딩턴이라는 캐릭터는 그 때나 지금이나 하위 호환 버전의 둘리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어느 정도 민폐 캐릭터라는 얘기죠.


여튼 그런 캐릭터를 가지고 영화는 꽤 성공을 했는데 4년만에 2편을 가지고 돌아왔습니다. 전편에서는 니콜 키드먼이 악당을 맡았는데 이번에는 휴 그랜트가 악당을 맡았죠. 나름 연기파 배우들이 악당을 연기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었습니다. 악당이 연기를 못하면 영화는 더 매력이 없거든요. 그리고 나머지 인물들은 1편의 인물들이 그래도 등장을 합니다. 물론 패딩턴의 목소리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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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도 이야기는 그렇게 복잡하지 않습니다. '전체관람가' 작품에서 어려운 이야기가 등장할 수가 없겠죠. 그 만큼 이 영화는 1편의 정신(?)을 이어받으려는 성향이 강합니다. 물론 감독도 동일하니 다른 성향의 작품이 될 거라는 기대는 일절 없었죠. 여튼 결론을 말하자면 여전히 동화같은 작품입니다. 하위 호환 버전 둘리가 사방팔방 돌아다니며 벌이는 일들을 보여주고 있죠.


이 영화가 그래도 꽤 괜찮다고 생각되는 점은 전편에서도 그렇고 이번 작품에서도 그렇고 굳이 보물이라는 것을 정글이나 비밀의 도시로 데려가서 찾으려고 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영국이라는 나라의 한 도시에서 숨겨진 보물을 찾아다니는 내용을 꽤 기막히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이 작품의 주인공들은 어드벤쳐 영화 속 캐릭터들이 아니니까요.


그래서 영화는 런던이라는 도시의 꽤 다양한 모습을 보여줍니다. 그 풍경들은 상당히 아름답죠. 다른 영화에서 보지 못 했던 장면들을 cg의 도움을 받아 보여주는 장면들은 상당히 아름답습니다. 이 영화의 장점 중 하나인 cg를 적절히 잘 사용해서 말이죠. 사실 패딩턴이라는 캐릭터도 100% cg로 만들어진 캐릭터인데 그 퀄리티가 1편에서 더 뛰어나더군요.


물에 젖은 모습이라든 바람에 날리는 모습에서 보여지는 패딩턴의 털의 움직임은 대단합니다. 정말로 실체하는 동물의 모습을 보는 듯한 느낌이죠. 비단 캐릭터에서 뿐만이 아니라 연출에 있어서도 cg는 잘 사용되고 있는 이건 감독의 연출 능력과 상당히 밀접하게 관련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감독의 연출이 없었다면 아무리 cg가 뛰어나도 별 감흥이 없었겠죠.


특히 팝업북의 장면들을 이용해서 고모와의 데이트를 상상하는 장면은 대단합니다. 별 것 아닌 장면일 수도 있지만 팝업북 속으로 들어가서 그 속을 거닐고 다니는 패딩턴과 고모의 모습은 이 영화가 동화로서 보여주는 연출의 정점을 찍은 장면이 아니었나 생각되더군요. 영화 속에서 cg가 많이 사용되었지만 이 장면이 개인적으로는 최고의 장면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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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야기나 연출이 동화적으로 보여지고 영화의 전체적인 재미가 좋다고 해도 패딩턴이라는 캐릭터는 아무리 생각해도 민폐를 준다는 생각이 떠나지를 않습니다. 그 행동에 악의가 없었다고 해서 그 결과가 민폐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도 한 두 번이지 2편까지 오면서 이런저런 일들 생각해 보면 패딩턴 때문에 그 주인 가족이 받은 피해가 적지는 않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그런 이유 때문에 이 영화를 안 보기는 좀 아깝다는 생각도 듭니다. 물론 지금 상황에서는 상영 시간 때문에 보기도 힘드리라 생각되지만 잔잔한 동화 같은 이야기를 들려주면서 뛰어난 cg를 잘 버무린 영화로 나름 잘 만들어진 작품이었습니다. 전작보다 훨씬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도 들었구요. 기회가 되시면 한 번 감상해 보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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