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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 / 12 / 22 / 044]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우민호 감독의 신작 '마약왕' 보고 왔습니다. 우민호 감독이라고 하면 대표작인 '내부자들' 떠올리지 않을 수가 없는데 여러모로 임팩트를 크게 남겼던 작품이었죠. 덕분에 19 관람가 등급의 영화치고는 흥행도 성공적으로 이룬 편이었구요. 이번에 개봉한 '마약왕' 어찌보면 내부자들과 완전히 상반된 영화는 아닙니다.

 

내부자들이 국가 권력을 쥐고 있는 정치인들의 더러운 모습을 보였다면 마약왕은 그냥 어두운 이면을 보여주는 영화죠. 인물이 마약왕이 되기까지의 과정과 과정에서 그가 어떠한 일들을 벌였는지를 보여주고 있죠. 그냥 나쁜 놈이 나쁜 짓을 저지르는 일련의 일대기를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있습니다.

 

영화 개봉 시사회와 개봉 반응은 그리 좋지는 않았습니다. 불호가 많았었죠.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그렇게 기대를 하지 않았던 작품이었는데 기대감이 없었던 덕분인지 생각보다는 했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내부자들에서 보였던 문제점을 고스란히 보여주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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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영화 자체가 들려주고 있는 이야기. 이야기의 힘이 전혀 느껴지지 않습니다. 이야기에서 관객들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없어요. 그냥 얘가 이런 일을 벌였고 저런 일을 벌였고 어떻게 해서 마약 제조를 하게 되었는지 그냥 나열하는 식의 이야기 진행을 보여주는데 아무런 긴장감이 없습니다.

 

이런 문제점의 원인은 일단 주인공이 악역이라는 때문이 아닐까 싶은데 악역이기에 저런 일을 해도 그러려니 하고 생각하게 되고 악역이니까 저렇게 맞아도 그러려니 하는 생각이 듭니다. 그가 정의를 위해서 싸우는 선역이었다면 맞거나 혹은 선역에서 벗어나는 일을 하면 ' xx 저래?'라는 등의 감정이 생기겠지만 일단 악역이니까 모든 일이 밍숭맹숭해져 버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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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이 이렇게 없다 보니 결국 감독은 배우들의 힘에 의존하게 되는데 이러한 부분은 내부자들 때와 비슷합니다. 힘있는 주연 배우와 힘있는 조연 배우들의 연기의 합과 합에서 오는 몰입감이 그나마 영화를 지탱해주고 있지 않았나 생각되거든요. 만약 영화에서 무난한 연기를 하는 배우들이 모였다면 그야말로 시작부터 폭망이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작품에서 송강호라는 배우가 보여주는 연기는 영화 자체일 밖에 없습니다. 사실 이번 작품에서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아주 새로운 모습이라고 수는 없지만 캐릭터를 만들어가는 연기는 여전히 대단합니다. 관객들을 빠져들게 만드는 연기를 유감없이 보여주고 있죠. 괜히 송강호를 전면에 내세워 홍보를 하는 아니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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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1백만 관객을 돌파한 것도 송강호의 티켓 파워가 있었기에 가능했지 아니었다면 아직도 십만명 단위에 머물러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여튼 영화는 배우들에게 기대는 부분이 너무 큽니다. 너무 안일하게 영화를 제작한 것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정도로 말이죠.

 

생각보다 영화를 괜찮게 것도 배우들의 연기를 보는 맛에 영화 상영 시간이 생각보다 빨리 지나갔기 때문이었는데 그게 아니라면 영화는 상영 시간을 확실히 줄이는 편이 좋았으리라 봅니다. 굳이 필요없는 이야기들을 들려주면서 상영 시간을 잡아 먹다 보니 2시간 20여분에 달하는 상영 시간은 너무 깁니다. 지칠만 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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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힘도 없고 관객들을 매료시키는 연출력도 없이 배우들이 연기하는 캐릭터 보는 맛으로 2시간 20여분을 견디기는 쉽지 않습니다. 불호가 많이 나올만 하죠. 거의 20년이 되어가는 친구도 그렇게 특별한 이야기는 없습니다만 긴장감 있는 연출과 적절한 상영 시간으로 흥행을 것을 보면 작품은 너무 감독 취향대로 만들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글쎄요. 소재상의 문제 때문에 19 관람가 등급을 받았는데 연말 분위기를 생각하면 절대 흥행할 만한 소재도 아니고 영화 자체도 흥행할 만한 재미를 주지도 않습니다. Bad 가까운 soso라는 느낌이기에 추천할 만한 작품도 아닌 하구요. 차라리 소재를 마약으로 하되 연출적으로 타협을 봐서 15 관람가로 만드는 편이 흥행적으로는 훨씬 낫지 않았을까 생각합니다.

 

연말 개봉하는 작품 나름 기대하는 작품이었는데 생각보다 재미 없는 작품이 되어버려서 많이 아쉽더군요. 개인적으로는 우민호 감독이 차기작에서는 각본에 대해서 고민했으면 좋겠습니다. 그래도 여전히 그가 선택하는 소재들은 쉽게 있는 소재들이 아니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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