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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02 / 23 / 007]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검은 사제들' 장재현 감독의 신작 '사바하' 보고 왔습니다. 영화 제작 과정이 순탄치 않았다고 하여 인터뷰였나 시사회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고 하는데 그런 힘든 과정과 비례하여 영화는 나온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감독과 배우들이 고생한 보람이 있어서 다행이라고 할까요?

 

전작 '검은 사제들' 같은 경우는 퇴마 의식 자체에 포커스를 맞춘 작품이었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상영 시간 대부분 김윤석과 강동원이 퇴마 의식을 하는데 비중을 두고 있었죠. 하지만 이번에는 스케일을 키워서 퇴마 자체보다 영적인 존재 자체에 대하여 다루고 있습니다. 영화가 곡성과 비교되는 이유도 이런 부분에서부터 시작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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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과 같은 태어난 '그것' 대한 나레이션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초반에는 가지 시점으로 이야기가 진행됩니다. '그것'으로 인해 매번 이사를 다니는 소녀와 사이비 종교를 신고하여 돈을 벌려고 하는 목사와 어느 터널 입구에서 발견된 소녀의 시체를 조사하게 형사의 이야기이죠.

 

사실 처음에는 가지 이야기가 무슨 연관성이 있는 수가 없습니다. 완전히 개별적인 이야기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하지만 감독은 굉장히 영리하게 이야기를 이끌어 나갑니다. 가지 이야기는 끝까지 교착점이 없을 같이 진행이 되는데 어느 순간 '~!'하는 반응을 관객들이 가지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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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작품은 이야기의 힘이 대단합니다. 사실 소재 자체는 어찌 보면 익숙해요. 초자연적인 존재와 초자연적인 존재가 인물의 이야기는 흔하죠. 그런데 그런 흔한 소재에 다른 색깔을 이야기를 결합시킴으로써 관객들이 생각을 하게 만들고 지루함을 느끼지 않게 합니다. 최근 감상한 극한직업처럼 작품의 최대 장점은 각본이라고 확실히 얘기할 있을 같네요.

 

그런 각본의 힘에 영화의 오컬트 분위기는 전작인 검은 사제들을 능가합니다. 영화 초중반 이정재와 진선규 사이의 코미디 장면들을 제외한다면 영화는 전반적으로 무겁습니다. 전작인 검은 사제들은 무거우면서도 호러에 가까운 분위기를 연출했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초자연적인 스릴러의 분위기를 표현하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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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분에 영화의 비쥬얼은 상당히 좋습니다. 미술이며 의상이며 공들인 흔적이 다분히 보이더군요. 단순히 미술 뿐만이 아니라 카메라 속에 담긴 풍경들 또한 예술적입니다. 물론 보정 과정을 거친 장면들이겠지만 산을 배경으로 주택의 모습이나 샤이닝을 오마쥬했다는 곡선도로 등은 영화의 분위기를 살리는데 몫을 하고 있습니다.

 

의외로 무난했던 사운드였는데 특별하다기보다는 영화의 분위기에 맞추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느낌이 들더군요. 비쥬얼 같은 부분은 특색이 느껴지는 부분들이 종종 있었는데 사운드는 들어 봤을 법한 사운드였습니다. 하지만 사운드를 이용한 연출은 좋더군요. 사운드가 없었다면 영화 분위기가 죽었을 법한 장면들이 많았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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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들의 연기는 좋습니다. 하지만 약간 거슬리는 캐릭터가 있었는데 진선규씨가 연기한 해안스님이라는 캐릭터죠. 개인적으로 캐릭터가 없었다면 영화 진실을 밝혀내는 과정이 무겁고 진중하며 오컬트스럽게 진행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왜냐면 영화 해안스님이라는 캐릭터는 능력이 출중하면서 분위기는 개그 캐릭터이기 때문이죠.

 

거의 모든 영화의 시발점을 캐릭터가 해결해 버린다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 짧은 컷의 장면에서 중요한 부분들을 모두 설명해 버리고 맙니다. 개인적으로 후반의 몇몇 장면을 줄이고 진실에 다다르는 앞부분을 살렸다면 어땠을까 싶더군요. 뭔가 추리의 과정에서 오는 쾌감을 관객들에게 전달해 주지 아쉬움이 남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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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나머지 캐릭터는 모두 괜찮은 연기를 선보였습니다. 이정재는 전반과 후반 굉장히 다른 톤의 캐릭터를 보여주고 있었고 박정민은 역시나 연기 잘하는 배우로서의 포스를 유감없이 펼치고 있습니다. 정진영은 조금 아쉬웠던 것이 많이 봐왔던 캐릭터를 안정적으로 연기해 주시더군요. 조금 다른 분위기의 형사 캐릭터를 만들었다면 어땠을까 싶었습니다.

 

쌍둥이 연기를 펼친 이재인이라는 배우는 검은 사제들의 박소담처럼 임팩트 있는 연기는 보여주지 했다고 생각하지만 완전히 반대 성향의 캐릭터를 연기했다는 것만으로도 기억에 남는 여배우가 되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저는 다른 배우가 연기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배우가 연기했다고 해서 살짝 놀랬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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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불교적 색채가 강하고 불교적 연출이 많은 작품이기에 어찌 보면 해석이 필요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들지만 영화 자체로 들려주는 이야기만으로도 시작과 과정과 끝맺음은 명확합니다. 단지 중요하게 생각해야 부분은 불교에서는 흔히 말하는 성악설이나 성선설이 통용되지 않는다는 것이죠. 영원한 악도 영원한 선도 없고 선으로 태어난 존재도 악으로 태어난 존재도 없다는 것입니다.

 

때문에 영화 중후반까지는 의아하게 생각되는 부분들이 막판에 휘몰아치듯이 해결되는 부분들이 많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관객들에게 전달되지 않은 정보라는 것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초자연적인 현상을 다루고 있지만 모든 것을 밝히고 있죠. 마치 마술의 비밀을 밝히고 있는 마술사처럼요.

 

하지만 영화를 보고 나서 번쯤 영화의 해석에 대한 동영상이나 자료를 찾아 보는 것은 나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본인의 생각과 비교하는 재미가 있는 작품이거든요. 혹은 번의 감상으로 알지 했던 내용들을 수도 있구요. 개인적으로는 후자의 재미 덕분에 여러 해석 자료들을 보았습니다만 역시 기본적인 틀은 영화를 보는 것만으로도 완벽하게 끝맺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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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러니한 영화이긴 합니다. 성탄절 분위기가 내비치는 배경에 불교적 요소가 가미된 영화였거든요.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감독이 이러한 조합에 있어서 굉장히 고민을 많이 하고 그것을 연출력으로 풀어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얼렁뚱땅 만들었더라면 영화는 그야말로 망작이 있었다고 생각하거든요.

 

영화는 재밌습니다. 엔딩이 애매하다는 평이 많지만 그래도 한국 영화 시장에서 오컬트라는 장르는 굉장한 희소성을 띄기 때문에 나와 것만으로도 감사하다고 해야겠지만 그런 상황에서 정도의 재미를 주는 작품을 만들어 것은 순전히 감독의 의지가 아니었다면 불가능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합니다. 손익분기점이 250만이라고 하던데 오컬트 영화 특성상 역시 높지는 않은 합니다.

 

영화가 오컬트 장르이다 보니 조금 섬뜩한 장면들이 있지만 그래도 정도는 아닙니다. 곡성보다는 분위기가 가벼운 편이고 잔혹하거나 잔인한 장면도 없어서 관심 있으신 분들은 보셨으면 하네요. 작품이 흥행하면 검은 사제들과의 크로스 오버 작품이 나올지도 모르니까요.

 

참고로 사바하는 프리퀄 웹툰이 있습니다. 길지 않은 짧은 단편인데 작품을 보고 가신다면 아마 웹툰을 보지 않은 다른 관객들과는 엔딩의 감정이 다를 것이라 생각합니다. 본편에 영향력을 만한 프리퀄 웹툰이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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