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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11 / 09 / 043]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2014년에 나온 '신의 한수' 바둑 소재를 덧씌운 복수극이자 액션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나름 바둑이라는 소재를 흥미롭게 다루었고 바둑 용어를 사용한 챕터별 구성도 나쁘지 않았었죠. 그리고 액션 영화였던 만큼 정우성이 펼치는 액션 장면들은 화려하면서 볼거리라 많았던 작품이었습니다. 그리고 작품에서 등장했던 '귀수'라는 인물로 후속편이자 프리퀄이 나왔습니다.

 

이번 작품은 전작에서 등장했던 '귀수'라는 인물을 주인공으로 내세운 만큼 시대 자체가 과거로 갑니다. 그리고 전작에서는 이미 프로 기사의 자격을 가지고 있던 주인공과 달리 이번 작품에서는 어린 소년이었던 귀수가 어떻게 바둑을 익히고 귀수라는 캐릭터로 변하게 되는지의 전체적인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소년의 성장기이자 복수극이라고 있죠.

 


 

하지만 결과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애초에 바둑이라는 소재를 이용한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바둑과 관련된 어떤 이야기도 캐릭터도 없습니다. 전작에서는 그래도 각각의 캐릭터가 바둑이라는 스포츠에 얽혀 있고 그런 캐릭터가 되었는지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등장 인물 하나하나가 굳이 바둑과 관련된 인물이 아니어도 이야기가 진행하는데 문제가 없겠더군요.

 

게다가 문제는 각각의 인물들이 모이게 되는 이유가 불분명하다는 것입니다. 전작의 경우는 그래도 주인공이 회유책을 쓰든 바둑으로 이겨서 마음을 바꾸든 뭔가 건덕지를 만들었고 그로 인해서 팀웍이 생기게 되는데 이번 작품에서는 각각의 캐릭터가 주인공에게 달라붙어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단순히 바둑 졌다고 주인공에게 협조한다? 전혀 맥락이 없다는 거죠.

 

그러다 보니 전작보다 등장인물은 적은데 캐릭터에 몰입할 있는 감정도 없고 이야기에서 재미를 느끼기도 힘듭니다. 주인공은 어렸을 잃은 누이의 복수를 위해서 바둑에 정전하고 과정에서 생긴 다른 적수는 어디서 어떻게 바둑을 배워서 왔는지 길이 없습니다. 생략의 미학이라도 보여주려는 것인지 영화는 생략이라는 명목 하에 소실된 부분이 너무나도 많다는 것이죠.

 

귀수라는 인물의 성장을 보여주고 싶다는 것은 좋습니다. 이해할 있는 이야기죠. 그가 복수를 하고자 하는 부분도 설득할 만한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영화를 팀웍 무비로 만들 생각이었다면 주변 인물들에 대한 이야기나 그들을 포섭하는 전반적인 과정도 심사숙고해서 이야기를 짰어야 했다는 겁니다. 지금의 이야기는 너무 안일하게 짜여졌어요.

 


 

그나마 다행인 것은 액션 영화로서의 장면들은 그나마 괜찮습니다. 미장센을 활용한 액션 장면들이 많았거든요. 전작에서도 다양한 상황에서의 액션을 보여주었는데 이번 작품에서도 다양한 상황에서 액션을 괜찮게 뽑아내고 있습니다. 권상우라는 배우가 기본적인 피지컬이 되는 배우이다 보니 역시 액션을 함에 있어서 과감한 장면들을 많이 넣은 같더군요.

 

문제는 하일라이트입니다. 영화의 액션 파트에서 과연 하일라이트가 어디인가? 라는 의문이 생기거든요. 영화에서 크게 훌륭하게 찍었다고 생각될 만한 액션 파트는 2군데 정도 있는데 문제는 액션 장면들이 죄다 영화 중반에 있다는 것이죠. , 막판 보스와는 액션이 없다는 것입니다. 굉장히 어이가 없는 일이죠. 그리고 최악의 단점 중에 하나입니다.

 

솔직히 하일라이트에서 복수를 위해 1100 싸움이라도 알았습니다. 그런데 뜬금없이 1100 바둑 대결이라뇨? 게다가 이러한 대결을 악의 축이라는 놈은 곧이 곧대로 따라줍니다. 자존심이고 뭐고 버리고 그냥 주인공이 하자는 대로 줍니다. 늙은 보스는 마저도 패배하고 자살을 하죠. 솔직히 자살도 하는지 도저히 모르겠습니다. 자존심이 상해서???

 


 

영화 전체적인 흐름 자체가 이렇게 어이가 없는 흐름의 연속이다 보니 몇몇 액션 장면을 제외하고는 솔직히 전작보다 훨씬 후속편이자 프리퀄이 아니었나 생각되었습니다. 오락 영화로서의 재미가 soso bad 사이에 위치한 느낌이죠. 개인적으로는 많이 실망한 작품이었어요. 전작 정도만 나왔어도 정도로 실망하지는 않았을 합니다. 분위기며 연출이며 전작을 따라가더군요.

 

그리고 최소한 영화가 귀수편으로서 프리퀄이라고 한다면 쿠키 영상이나 에필로그에서 귀수와 태석(정우성) 만나는 듯한 시퀀스 정도를 보여주었으면 어땠을까 싶습니다. 귀수를 만들었다는 것은 결국 시퀄도 염두에 두고 있다는 얘긴데 개인적으로 둘의 만남을 시퀄에서의 최고 하일라이트가 것이라 생각하거든요. 물론 둘이 만나는 시나리오가 만들어진다면 말이죠.

 

하지만 이런 서비스조차 없으니 과연 영화를 극장에서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단순히 몇몇 미장센 좋은 액션 장면을 보기 위해서 비싼 주고 극장을 찾을 필요는 없다고 생각됩니다. 그냥 내년 설이나 추석 티비에선 방송 준다면 그걸로 감상해도 충분하다는 생각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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