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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 / 12 / 28 / 052]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한석규, 최민식이라는 막강한 배우가 투톱으로 나오는 '천문'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예고편에서 조금 불안한 느낌이 없잖아 있었는데 그래도 백두산에 비하면 낫지 않겠나 싶어서 감상을 하게 되었죠. 그리고 일단 세종대왕과 장영실이라는 소재는 언제나 흥미를 가지게 만드는 소재이기도 했구요. 다만 드라마보다는 나왔기를 바랐습니다.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고 후의 감상은 역시나 백두산보다는 낫더군요. 최소한 작품은 이야기의 흐름이 끊어짐이 없습니다. 기본적인 구성은 하고 있다는 것이죠. 백두산의 어이없는 편집을 보고 있노라면 이게 영화가 맞나 싶을 정도였는데 완성도 측면에서만 보면 천문이 당연하게도 훨씬 낫다는 생각을 가지게 합니다.

 

사실 예고편 공개에서 역사왜곡이 있는거 아니냐는 얘기들이 나왔는데 역사학작들의 후기와 언론사 / 일반인 시사회 이후 그런 반응은 없어진 하더군요. 그래서 여기서도 역사왜곡이라는 부분에 대해서는 건드릴 것이 없다고 생각하고 얘기를 하도록 하겠습니다. 아마 역사왜곡이 있었다면 벌써 '나랏말싸미'처럼 난리가 났었겠죠.

 


 

영화는 정말 순수하리만치 세종대왕과 장영실이라는 인물에 모든 포커스를 맞추고 있습니다. 단지 시간의 흐름은 정방향이 아니라 역순과 복귀를 반복하고 있는데 그러한 구성이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난잡하지는 않습니다. 일단 현재와 과거 시점에서 들려주는 이야기 자체가 어려운 이야기가 아니거든요. 거의 동화에 비견될 정도의 이야기입니다.

 

'현재' 시점에서는 명의 간섭으로 인해 조선 내부적으로 벌어지는 상황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당연히 논쟁의 중심에는 장영실과 그가 만든 천문기기들이 있죠. 그리고 이러한 상황에 대해서 세종대왕이 어떤 식으로 반응을 하고 있는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과거' 시점에서는 세종대왕과 장영실이 만나게 계기 그리고 둘이 함께 조선의 많은 부분을 개선해 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현재 시점이 비극적 결말을 암시하고 있다면 과거 시점은 그러한 현재 시점에 대비되어 둘이 꿈꾸는 것들을 이룩해 나가는 과정과 그러한 과정 속에서 커져가는 둘의 브로맨스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야기의 결말을 알고 있고 들려주고 있는 이야기도 관객들에게 뭔가 어필을 만한 요소가 없는 만큼 영화에서 가장 두드러지게 감상해야 포인트는 역시 배우의 연기였습니다. 다른 수식어가 필요없는 최고의 매소드 연기를 보여주는 최민식이라는 배우와 뿌리깊은 나무에서 인상적인 세종대왕의 연기를 보여주었던 한석규의 만남은 자체로도 흥미로웠죠

 

그리고 그런 배우에 대한 기대감은 역시 일말의 후회도 주지 않더군요. 한석규는 뿌리깊은 나무에서 보여주었던 세종대왕 모습의 연장선에 있는 듯한 연기를 하고 있지만 무게감이 무거워지고 임팩트 있는 대사를 강하게 내뱉고 있었습니다. 드라마에서보다 강한 욕을 그렇게 묵직하게 날릴 줄은 생각도 했는데 짧고 굵게 ! 들어오더군요.

 

최민식은 장영실이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노비였을 때의 모습과 면천을 받은 어색해 하는 모습 그리고 기관의 장이 이후의 모습까지의 변화를 완벽하게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마치 다른 인물이 아닌가? 라는 생각이 정도로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캐릭터의 모습을 관객이 빠져들 있게 연기하고 있더군요.

 


 

이런 둘의 연기가 가장 빛을 발할 때는 역시 인물이 장면에 등장할 때입니다. 앞서 말했듯이 영화는 둘의 브로맨스가 상당히 중요한 중심축이라고 있는데 그런 만큼 둘이 컷에서 보여주는 연기를 감상하는 것만으로도 재미납니다. 연기를 잘하는 클래스의 배우가 맞추는 호흡은 그것만으로도 굉장한 몰입감을 전달해 주더군요.

 

하지만 아쉬운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 한석규의 세종대왕 연기는 우선 과거 방송되었던 '뿌리깊은 나무'에서의 세종대왕 연기와 겹치는 부분이 많습니다. 사실 세종대왕 뿐만 아니라 최근 시즌2 돌아올 낭만닥터 김사부 등등의 작품에서 보여주는 캐릭터와 겹치는 부분이 보이는 캐릭터인데 한석규라는 배우에게 가장 어울리는 캐릭터임과 동시에 이제는 많이 봐서 질리는 느낌도 없잖아 있었습니다.

 

최민식 배우의 연기도 같은 맥락으로 이해하면 싶은데 연기는 분명히 했습니다. 더할 나위 없었죠. 그런데 '새로운' 캐릭터라는 느낌은 들지 않았어요. 지금까지의 캐릭터를 조합해서 보여준 느낌이 강하더군요. 배우의 이런 부분은 사소하긴 하지만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만약 뿌리깊은 나무라는 작품을 보지 않았고 최민식 배우의 전작들을 거의 보지 않은 상태였다면 그들의 연기가 훨씬 좋게 느껴졌을 같더군요.

 


 

영화 자체는 재밌습니다. 퓨전 사극이라기보다는 정극에 가까운 작품이지만 남한산성이나 이도처럼 시종일관 분위기로 관객들을 압박하고 있지 않습니다. 적절한 코미디도 타이밍 좋게 던지고 있고 드라마적으로 기승전결도 무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진부함을 느낄 있는 연출로 인해서 이야기의 전개가 예상되긴 하지만 앞서 말했듯이 배우의 열연이 그러한 연출을 잡아 먹고 있네요.

 

어떻게 보면 남자 캐릭터의 버디 무비라고도 있습니다. 서로를 너무 알았던 인물에 대한 이야기는 물론 픽션에 가깝겠지만 실제로 둘이 이루어 것들을 생각해 본다면 상상해 있을만한 관계가 아니었나 생각되더군요. 그래서 이야기에 대한 몰입감도 좋았다고 생각하고요. 그렇다고 이상의 어떤 관계를 의미하는 장면이나 연출은 보이지 않습니다.

 

리뷰가 많이 늦었지만 개인적으로는 백두산보다는 재밌게 작품입니다. 최소한 작품은 편집이 이상하거나 허술한 cg 이용하지도 않고 있습니다. 배우들의 연기 또한 백두산에 비해서 훨씬 좋았다고 생각하고요. 개인적으로 조금만 늦게 개봉해서 백두산과의 개봉 시기를 겹치지 않게 했다면 어땠을까 싶었는데 아쉽긴 합니다.

 

아마 지금은 극장에서 관람하기 힘든 상황이 되었을 듯하고 이후에 iptv 케이블에서 방송을 하게 된다면 번쯤 편안하게 감상하기 괜찮은 작품이라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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