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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 01 / 011 / 002]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스타워즈 시리즈의 9번째 작품이자 스카이 워커 사가의 3부작 중 마지막 시리즈인 '스타워즈 에피소드9 :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를 보고 왔습니다.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을 기대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는 단 하나 밖에 없었습니다. 전작인 '스타워즈 에피소드8 : 라스트 제다이'에서 망쳐버린 여러가지 설정, 캐릭터의 부재, 이야기의 떡밥 등을 과연 이번 작품에서 어느 정도나 회수할 수 있을까에 대한 것이었죠.

 

특히나 이번 작품은 그래도 스카이워커 사가의 시작을 알렸던 '스타워즈 에피소드7 : 깨어난 포스'로 새로운 스타워즈를 나름 성공적인 시작을 알렸던 JJ 에이브람스가 다시금 메가폰을 잡았기에 그래도 일말의 기대는 할 수 있었습니다. 아무래도 미션 임파서블이나 스타트랙 그리고 이번 스타워즈까지 죽어가던 프랜차이즈 영화를 살리는데 일가견이 있던 감독이었으니까요.

 


 

그런데 쌍제이 감독조차도 이번 시리즈는 살리지 못 했다는 것이 안타깝다고 생각 될 만큼 마지막 시리즈는 그야말로 총체적 난국이 되어 버린 상태로 마무리가 되어 버렸더군요. 전작에서 문제라고 생각되었던 부분들은 전혀 복구 되지 못 했고 여기에 더해서 에피소드 7에서 문제라고 생각되었던 '추억 보정'에 한국 드라마에서나 볼 법한 '출생의 비밀'까지 곁들여 지면서 그야말로 난장판이 되어 버렸습니다.

 

일단 전작에서 문제였다고 생각되었던 워프를 통한 물리 공격은 이번 작품에서도 등장한 듯 한데 영화 초반 핀과 포가 밀레니엄 팔콘을 타고 도망가는 장면에서 얼음벽을 뚫고 나가기 위해서 워프를 발동시키는 장면이 보이더군요. (이건 제가 틀렸을 수도 있습니다. 단순히 몸통 박치기였을 수도 있는데 제가 보기엔 워프로 보이더군요. 만약 틀렸다면 얘기해 주시길...) 솔직히 보여주지 않았으면 하는 장면이었는데 말이죠.

 


 

그리고 기존 캐릭터의 아쉬운 퇴장은 이번 작품에서도 여전합니다. 전작에서 루크가 그런 식의 퇴장을 보였다면 이번 작품에서는 그의 누이 레아 공주가 아쉬운 퇴장을 하더군요. 레아 공주는 저항군의 총 책임자이자 저항군을 이끌어나갈 카리스마를 가진 유일한 인물이었다고 생각하는데 카일로 렌과의 대결에서 죽임의 놓인 레이를 살리기 위해서 퇴장을 한다는 것은 너무 아쉽더군요.

 

그렇다고 그 전까지 딱히 비중이 있는 장면이 있었는가? 라는 생각을 해 본다면 그것도 아니거든요. 그야말로 이 장면을 위해서 소모적으로 이용되었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더 아쉬웠습니다. 그녀의 죽음 이후에 그녀의 남편이자 카일로 렌의 아빠인 한 솔로의 정령(?)이 등장하여 그를 바른 길로 인도하는데 그럴 것 같았으면 미리 등장시켜서 둘의 대결을 말리고 레아 공주는 이후 최후의 전투에서 장엄한 죽음을 맞이하는 것이 좋지 않았을까 생각되었습니다.

 


 

하지만 전작부터 이어져 온 문제점 중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제다이들의 대결을 정말 못 살리고 있다는 것입니다. 깨어난 포스에서는 뭐 갓 각성한 상태의 레이와 카일로 렌을 붙이다 보니 그렇게 신경 쓸 것이 없었다고는 해도 라스트 제다이와 라이즈 오브 스카이워커까지 오면서도 그들의 대결은 전혀 긴장감을 주지 못 하고 있습니다. 무슨 무용을 보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로 재미가 없습니다.

 

솔직히 건드리면 죽을 것 같은 비쥬얼을 보여주는 광선검을 들고 이 정도로 긴장감 없는 대결을 보여주는 것은 액션 감독의 연출 문제도 있겠지만 두 배우의 카리스마에서도 나온다고 생각됩니다. 그들의 연기가 문제가 아니라 그들이 캐릭터에 어울리지가 않는다는 것이죠. 오리지널 시리즈 3부작에서 등장하는 루크 스카이워커의 마크 해밀도 그렇게 카리스마가 있다고는 생각되지 않지만 그래도 캐릭터와는 어울린다는 생각이 들었죠.

 

하지만 이번 스카이워커 사가의 3부작에서 등장하는 두 주인공은 전혀 어울리지가 않아요. 연기를 잘 해도 와닿지가 않습니다. 너무 아쉽죠. 한 명은 할아버지가 역대 최강의 시스라고 불리는 다스 베이더이고 한 명은 제국 최고의 캐릭터라고 불리는 펠퍼틴의 손녀인데 둘의 카리스마는 오히려 그들의 조부들을 능가하지 못 하고 있습니다. 액션조차도 따라가질 못 하고 있구요.

 

그리고 아무리 영화적 연출을 극대화하기 위한 장치라고는 해도 거슬리는 연출이 너무 많아요. 도대체 광선검을 하나로 싸울 때와 두 개로 싸울 때 포스가 커지기라도 하는건가요? 하나로는 못 버티다가 두 개로는 반격하는 경우는 뭔 경우인지 모르겠습니다. 심지어 포스로 날라가는 우주선은 끌어당기면서 모래 바닥으로 떨어지는 자신의 몸뚱아리는 올리지도 못 해요. 전작에서 레아 공주는 우주 유영까지하는데 말이죠. 카일로 렌은 광선검 없다고 얻어 맞고 있질 않나...

 


 

이건 비단 제다이들의 싸움이나 포스의 문제 뿐만이 아니라 기본적인 전투 장면에서도 문제점이 느껴지는데 스타 디스트로이어의 주포를 파괴했다고 함선 자체가 파괴되는 이유가 뭔지 모르겠더군요. 인디펜더스 데이에서처럼 우주선이 무기를 쏘기 위한 준비를 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냥 가만히 있는 주포를 공격해서 터트리는데 함선 자체가 파괴되어 버립니다.

 

마지막 전투가 시작되고 조금 지나서 저항군 세력이 전멸 위기에 처했을 때 우주 곳곳의 저항군들이 우주선을 가지고 워프해 오는데 물론 그 수는 굉장했습니다. 그런데 제국군은 그 많은 스타 디스트로이어는 만들어 놓고 타이 전투기를 만들 생각은 못 한 건지 그 쪼깬한 저항군 우주선들에게 함선들이 죄다 격추 당하는 거 보고 제국군도 이길 생각이 없는 건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개인적으로 이번 작품은 전작 2편의 단점들을 죄다 끌어모은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7편에서 쌍제이 감독은 너무 추억 보정식의 캐릭터 등장과 연출을 보여서 아쉬웠는데 그러한 연출을 이번 작품에서 그대로 사용하고 있더군요. 거기다가 덧붙여서 출생의 비밀까지 말입니다. 레이가 분명 누군가의 핏줄을 이어 받았을 것이라고는 생각했지만 뜬금없이 펠퍼틴이요??? 심지어 그 펠퍼틴도 살아있다구요??? 환장할 노릇입니다.

 

결과적으로 7,8,9 에피소드로 넘어오면서 완벽한 연결고리는 보이고 있는 이야기가 있기는 했던가 싶습니다. 아주 각 시리즈마다 자기들 하고 싶은 얘기만 줄줄이 늘어놓고 있어요. 물론 이러한 문제점은 가장 큰 원인은 역시나 에피소드 8에 있었다고 생각하는데 과연 라이언 존슨 감독이 9편을 맡았으면 본인이 저질러 놓은 문제점을 얼마나 회수할 수 있었을까 싶습니다.

 


 

한 가지 좋았던 점은 사운드와 비쥬얼이였는데 아이맥스 상영관에서 관람을 했는지는 몰라도 디즈니 영화치고는 상당히 괜찮은 사운드를 들려주더군요. MCU의 영화들에서 느끼지 못 했던 웅장한 사운드를 잘 전달해 주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가지로 비쥬얼 하나 만큼은 굉장하다고 생각되게 디자인 했더군요. 시스의 전함들이나 배경 퀄리티는 스타워즈라는 느낌이 들도록 디자인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제 기준에서는 도저히 추천을 할 만한 영화는 아니었습니다. 아무런 마무리도 되지 못 한 채 급급하게 마무리하기 바빴던 에피소드였고 마무리에서는 오리지널 시리즈의 오마쥬 같은 연출을 보이면서 마무리 되는데 과연 레이가 스카이워커의 계보를 이을 위치가 되는가? 라는 생각도 들더군요. 오락 영화로서의 재미도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언제 케이블에서 방송해 줄 지는 모르겠지만 그냥 참고 기다리시는 게 좋을 듯 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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