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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 02 / 01 / 006]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오랜만에 프랑스 영화를 보고 왔습니다. 영화는 예전부터 감상을 하려고 생각했던 작품인데 연휴에 끼여서 보고 연휴 끝나자 마자 예매를 했지만 예매 날짜를 선택한 것을 모르고 극장을 갔다가 낭패를 보는 2번의 기회를 날려버리고 겨우 겨우 감상을 하게 작품이죠. 그래서 그런지 애틋함이 사려 있는 작품입니다.

 

영화를 보고 나서 처음 느낀 것은 내용 자체는 크게 어려울 것이 없는 일반적인 대중 드라마 멜로 영화를 생각이 들었습니다. 다만 소재가 동성애를 다루고 있다는 것인데 요즘 세상에서 동성애를 다룬 작품은 매년 개봉하고 있고 호평을 받는 작품들도 꾸준히 나오고 있어서 그렇게 생소한 영화도 아니라고 있죠.

 


 

작품도 영화를 보는 동안 떠올랐던 작품이 있는데 재작년 개봉한 작품인 < 바이 유어 네임>입니다. 콜미가 남성의 동성애를 그린 작품이었다면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 여성의 동성애를 그린 작품이었죠. 어떻게 보면 <가장 따뜻한 , 블루> 떠올릴 수도 있었겠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블루보다는 콜미에 가깝게 느껴지더군요.

 

영화의 이야기는 여성 화가 마리안느(노에미 멜랑) 귀족 아가씨 엘로이즈(아델 에넬) 초상화를 의뢰 받고 그녀의 초상화를 그려주면서 변화하는 여인의 감정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영화를 중반까지 감상하면서 영화의 소재가 동성애라는 것은 눈치를 채지 했습니다. 물론 제가 눈치를 부분도 있었겠지만 중반까지 여인의 감정을 극도로 절제해서 보여준 부분도 없지 않았다고 생각합니다.

 


 

처음에 영화를 보고 있었을 때는 단순히 마리안느가 엘로이즈의 초상화를 그려 주는 과정에 집중하는 영화인 알았습니다. 왜냐면 마리안느가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서 엘로이즈의 집을 방문했을 집의 하녀와 그녀의 어머니 모두 그녀의 초상화를 그려주러 화가들 전부 얼굴도 제대로 보지 하고 갔다는 얘기를 했기 때문이죠.

 

그래서 얼굴 없는 초상화를 스크린에 보여주고 엘로이즈와 만남에서 동안 그녀의 얼굴을 보여주지 않을 때까지도 '음….. 영화는 여자의 초상화를 어떻게 완성해 나갈지가 중요하겠네'라는 지금 생각해 보면 어이없는 생각을 했었죠. 하지만 생각보다 초상화는 빨리 완성되었고 시점이 영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시점이었습니다.

 


 

마리안느가 그린 그림에 불만을 표하는 엘로이즈와 그런 엘로이즈의 불만에 화딱지가 마리안느 사이의 감정은 때부터 진심을 표현하기 시작하죠. 감정이 좋은 감정이든 나쁜 감정이든 둘은 서로에게 솔직해 지기 시작합니다. 그리고 그런 솔직한 진심과 대화는 서로를 끌어들이기에 충분했죠.

 

어떻게 보면 둘은 다른 모습 속에 비슷한 성향을 가지고 있기에 서로를 끌어들일 있었는지도 모르겠습니다. 마리안느는 당시에는 흔하지 않은 여성 화가로서의 삶을 주눅들지 않고 꿋꿋하게 이어나가고 있었고 엘로이즈는 당시 여성의 삶을 벗어나지 않는 삶을 살아가게 되지만 그렇다고 그러한 삶을 원하는 인물은 아니었죠.

 

어찌 보면 다른 삶을 사는 보이면서도 명은 평범하지 않은 삶을 살고 있고 다른 명은 평범한 삶을 거부하고 있는 만큼 연장선에서 여인은 결국 당시 평범한 여성을 거부하고 있기에 처음에는 거리가 있었을지 몰라도 이후에는 서로를 원하는 감정을 가지게 되었다고 있겠죠.

 


 

영화에서 유일하게 일반적인 여성의 모습을 보여주는 캐릭터는 하녀인 소피(루아나 바야미)입니다. 그녀는 중에서 자신의 삶을 거스를 생각도 없고 오히려 그러한 삶을 유지하기 위해서 자신의 몸도 혹사시키는 캐릭터죠. 특히 그녀가 원하지 않는 임신을 해서 주인 몰래 낙태를 하는 장면은 앞으로도 그녀가 여전히 그러한 삶을 살아가게 것이라는 느낌을 전달해 주죠.

 

동적인 영화는 절대 아닙니다. 확실하게 정적인 영화인 것은 분명합니다만 장면도 지루하지 않게 감상을 했습니다. 초반에는 단순히 그녀들이 어떻게 관계를 유지해 나가서 초상화를 완성할 것인가에 대한 호기심으로 감상을 하였고 중후반부터는 그녀들의 타오르는 감정을 느끼기에 시간 가는 몰랐습니다.

 


 

영화의 제목을 다시 상기시켜 보게 됐는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라는 것은 과연 타오르는 여인을 그린 그림이라는 것인가 아니면 타오르는 그녀들의 감정을 그린 그림인 것인가 생각하게 되더군요. 사실상 영화에서 타오르는 장면은 장면 밖에 없고 마리안느가 그린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도 장면을 떠올리고 그린 작품에 지나지 않으니까요. 의도적으로 연출한 장면이 아닌 것이죠.

 

그래서 개인적으로 영화의 제목은 그녀들의 감정과 이어져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녀들이 서로에게 느꼈던 감정 그것을 마리안느가 자신의 기억 속의 장면과 맞물려 그린 것이죠. 그리고 사실 영화 내에서 타오르는 여인의 초상이라는 이름을 가진 초상화는 누구의 입에서도 나오지 않습니다. 그러니 더더욱 관객들의 의중에 따라서 다르게 해석이 있는 것이죠.

 


 

동성애 영화이긴 하지만 과한 노출 장면은 없습니다. 확실히 15 관람가 등급을 받을 만한 정도였지 않나 싶더군요. 우리나라가 폭력성보다는 선정성에 민감하게 등급을 매겨서 개인적으로 정도 노출이면 19세는 받지 않았을까 생각하기도 했지만 사실 여성의 상반신 노출을 굳이 그렇게 민감하게 생각 필요는 없지 않나 생각됩니다.

 

그리고 <가장 따뜻한 , 블루>처럼 노골적인 성행위 장면도 없고 < 바이 유어 네임>처럼 노골적인 자위행위도 나오지 않습니다. 마치 과거의 한국 영화처럼 시작! !이라는 느낌이 들도록 건너 뛰고 있죠. 대신에 그녀들의 몸짓과 눈빛 그리고 대사에서 충분히 느낄 있는 부분들이 많은 작품이었습니다.

 

무엇보다도 영화의 엔딩은 뇌리에 깊게 새겨지는 장면이라고 있는데 마리안느의 그림을 보여주면서 홀로 비발디의 사계를 들으러 엘로이즈의 모습을 롱테이크로 줌인하여 보여주는 장면은 둘이 서로에게 가지고 있던 감정을 어떤 식으로 놓아주는지를 보여준 장면이었습니다. 물론 관객에 따라서 해석의 여지가 다양한 장면이기도 합니다.

 


 

여인의 캐릭터를 연기한 배우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는데 사실 프랑스 영화를 접하기가 쉽지 않은 만큼 완전히 모르는 배우였다고 있습니다. 마리안느 역을 맡은 노에미 메를랑이라는 배우는 상당히 생긴(?) 배우더군요. 여성적인 아름다움과 속에서 묘한 남성성이 느껴지는 얼굴이었는데 특히 커다란 눈동자에서 표현되는 감정이 상당했습니다.

 

엘로이즈 역의 아델 하에넬 배우는 이름 검색하다가 찾아 이미지를 보니 이번 작품에서는 일부러 살을 찌운 듯한 느낌이 들더군요. 다른 작품이나 평소 배우의 이미지보다 이번 작품에서 통통하게 나오지 않았나 생각되는데 순수 프랑스인이 아닌 듯한 느낌도 풍기면서 묘한 매력을 지닌 배우였습니다. 엔딩 장면에서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괜히 프랑스의 대세 배우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게 하더군요.

 

소피 역의 루아나 바야미 배우는 2001 생으로 이제 성인임에도 불구하고 앞서 배우에 모자라지 않은 연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극적인 감정 표현을 보여주지는 않았지만 잔잔하면서 자신의 삶을 덤덤하게 받아들이는 시녀의 연기를 했다고 생각되더군요.

 

분명히 오락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캐릭터 각각의 감정의 변화와 서로에게 전달 되는 감정의 변화를 읽어 나가는 것만으로도 영화의 몰입감이 좋은 편입니다. 연기, 연출, 이야기 어느 하나 먹을 요소가 없는 영화였죠. 다만 역시나 감상하기 쉽지 않은 작품이기 때문에 발품을 파셔야 수도 있을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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