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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 02 / 08 / 007]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안토니오 반데라스 주연의 <페인 글로리> 보고 왔습니다. 정말 오랜만에 스크린에서 만나게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정말 중후한 미중년이 되어 있더군요. 때는 정말 남성적인 마스크로 마스크 오브 조로 등의 영화에서 많은 두각을 보였던 배우였는데 동안 극장에서 보기가 힘들어졌다가 진짜 오랜만에 만나게 되었더군요.

 

작품을 감상하려고 했던 것도 영화에 대한 반응이 좋기도 했지만 일단 안토니오 반데라스라는 배우가 출연한다고 했기에 감상을 결정하게 것이었는데 오랜만에 만난 안토니오 반데라스는 그야말로 인생 연기를 펼치는 모습을 스크린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더군요. 배우가 이렇게 연기파 배우였는가? 라고 생각 정도로 말이죠.

 


 

영화의 내용은 그렇게 어렵지 않습니다. 나가던 영화 감독이 본인의 육체적 정신적 상태가 좋아지지 않게 되면서 과거 그가 소중하게 생각했거나 그를 소중하게 생각했던 인물 혹은 사물을 접하면서 그가 어떤 생각을 하게 되는지를 보여주는 작품입니다. 물론 이러한 해석은 관객에 따라서 다양하게 해석될 요지가 있긴 합니다.

 

하지만 내용 자체는 영화의 제목에 상당히 충실하다는 것은 바뀌지 않을 같습니다. 살바도르 말로(안토니오 반데라스)라는 인물이 고통을 받으면 받을 수록 주인공에게 영향을 크게 미쳤던 과거의 사건 혹은 인물과 연결되어 가고 있으니까요. 물론 그러한 회상에는 고통과 행복이 함께 존재하지만 모든 요소들이 결국 현재의 주인공을 만들어내는 중요한 요소들이었죠.

 


 

영화 시작부터 일단 주인공이 어디가 어떻게 아픈지를 굉장히 상세하게 나열하고 있습니다. 일단 주인공의 상태는 정상이 아니죠. 아픈 곳을 찾기가 힘들 지경입니다. 그러던 과거에 같이 일했던 동료를 찾아가 과거의 일에 대해서 용서를 구하면서 헤로인을 접하게 됩니다. 그리고 말로는 헤로인을 통해 일시적으로 나마 심신의 고통을 잊고자 하죠.

 

그리고 그렇게 헤로인을 통해서 잊게 심신의 고통을 뒤로 집필을 시작합니다. 그리고 집필된 내용을 바탕으로 자신에게 헤로인을 접하게 과거의 동료는 다시금 연극을 시작하고 우연히 연극을 보게 과거의 동거남이 그를 찾아오죠. 그리고 둘은 오랜만의 재회에 회포를 풀고 진한 키스를 나눕니다.

 


 

이와 동시에 영화는 말로가 그를 돌봐주던 메르세데스(노라 나바스) 갤러리 초대장을 통해 가게 갤러리에서 과거 자신의 모습을 그린 그림을 보게 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과거의 말로로 회상을 시작하죠. 자신의 집에 타일을 붙여주던 청년과 청년의 샤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던 말로. 그리고 말로는 원인 모를 이유로 인해 갑자기 쓰러지게 되고 동안 기억을 잃은 말로는 어머니(페넬로페 크루즈) 부름에 깨어납니다.

 

과거의 회상 장면은 여러모로 말로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장면으로서 중요하다고 생각되는데 과연 어린 말로는 단순히 일사병으로 쓰러진 것일까? 라는 것이죠. 그러기에 영화가 보여주는 연출이 그렇지 합니다. 과거 말로가 청년의 샤워 장면을 보고 쓰러지는 과정과 과거 동거했던 남자와의 재회를 보여주는 것은 어렸을 말로의 장면은 그가 동성애자로서 일종의 각성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었죠.

 

어떻게 보면 상당히 노골적으로 표현된 장면이기도 했지만 반대로 함축적으로 보여준 장면이었다고도 생각합니다. 물론 그가 동성애자가 되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이유를 전하고 있지는 않지만 사실 그게 명확한 이유가 있는 아니죠. 거의 대부분의 사랑 영화와 속에 포함되어 있는 동성애 영화들이 뭔가 이유가 있어서 사랑을 하게 되고 동성애자가 되는 것을 보여주는 아니니까요. 사랑과 마찬가지로 동성애라는 것도 그렇게 타고났기에 이유가 없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의 메인 이야기는 물론 성인이 말로의 이야기이지만 어린 말로의 이야기가 비중이 적은 것은 아닙니다. 오히려 어린 말로의 이야기는 현재의 말로가 이런 삶을 살게 되었는가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들을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거의 동일한 비중을 가지고 있죠. 단순히 현재의 말로가 회상하는 장면이라고만 생각해서는 된다고 봅니다.

 

관객에 따라 느끼는 점이 다르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가 말로라는 인물의 일대기 혹은 회고록 같다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가 어렸을 겪었던 사건들 앞서 말하는 사건들 외에도 신학교에 가기 싫어했던 것이나 동굴에서 살아가게 어머니와의 관계 등을 장면마다 회상의 형태로 보여주고 있죠.

 

그래서 영화를 보고 나서 제일 처음 생각난 것은 육체적 고통은 과거의 소중했던 것들을 생각나게 한다. 라는 것이었습니다. 영화에서 나오는 거의 대부분의 상황은 말로의 심리적 혹은 육체적 고통에서 파생되어 나오는 이야기들이며 결국 그러한 이야기들로 인해서 말로는 과거의 영광을 다시금 재현할 있는 상황을 만들어 가게 되죠.

 


 

페인 글로리라는 제목은 고통에 따른 과거의 영광을 얘기할 수도 있고 영광을 얻는 과정에서는 고통이 동반된다는 얘기를 하는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하지만 어떤 해석을 하든 간에 고통과 영광이라는 요소의 관계는 영화의 핵심이라고 생각합니다. 뗄래야 없는 관계인 것이죠. 그리고 그러한 부분만 이해한다면 굳이 심오한 부분까지 이해할 필요가 있을까 싶습니다.

 

재밌는 영화는 아니지만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미칠듯한 연기가 몰입감을 확실히 높여주고 있습니다. 제가 지금까지 영화 중에 안토니오 반데라스가 동성애자로 나온 영화가 있나 싶은데 절제된 감정의 표현이 대단하더군요. 요즘 동성애가 마치 연기를 잘하고 못하는 기준이 되어가는 것처럼 생각되는데 만큼 동성애를 이용한 작품들이 많다는 얘기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동성애 국한 연기만을 얘기하는 것은 아닙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그가 보여주는 연기는 과거에 보지 했던 모습이었기에 낯설기도 하면서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죠. 영화를 거의 원톱으로 이끌고 가면서 관객들을 쥐락펴락하는 연기를 스크린에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개봉관이 현저히 적은 작품이라서 저도 교차 상영 시간에 맞춰 겨우 감상을 했는데 어떤 이유에서라도 감상을 볼만한 작품이라고 생각됩니다. 괜히 이번 오스카 시상식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라간 것이 아니라는 생각을 하게 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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