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휴가 나와서 보고 말았다...괴물 이미 개봉 한 두달 전부터 TV와 잡지 등을 통해 접했던 괴물.
물론 그 실체를 본 것은 얼마 되지 않는다. 솔직히 티비의 그 좀만한(욕 아님...ㅡㅡ;) 브라운관에서는 아무것도 느낄 수 없었다....단지 '괴물이구나'하는 생각 밖에는...
 
하지만! 역시 영화는 극장에서 봐야 한다는 말은 옳다. 초반에 등장하는 괴물은 관객인 나에게 전율을 느끼게 해 주었다. 정말 짜릿한 전율을..... '지금까지 이렇게 전율을 느껴본 영화가 얼마나 되었을까?' 하는 생각과 함께 한국 영화에서 정말 정말이지 오랜만에 느끼는 전율... 느껴본 사람은 알 것이다. 얼마나 짜릿한가를....
 
영화 속에서는 아주 초반부터 반미적 성격을 약간씩 보이더니 (초반 괴물의 탄생 원인이 되는 포르말린 사건은 실제로 있었던 일이다. 감독은 아마도 이것을 이용한 것일지도 모른다.) 나중에는 무정부주의적인 느낌도 느끼게 해주면서 반미적 성격은 더더욱 짙어간다. 아주 대 놓고 '미국은 찌질이들...'이라고 외치는 듯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에 이 영화에서 정말이지 중요한 것은 모성애다. 납치된 강두의 딸 현서가 자신을 희생해가면서 거지 형제의 동생을 지켜주었던 모습 그 모습이 이 영화에서 정말 임팩트 강하게 와 닿았다. 이제 중학생인 현서가 자신의 동생뻘인 아무것도 모르는 애를 지켜주는 모습.
모성애가 아니면 할 수 없는 모습이 아니었나 싶다. 가족은 핏줄로 이어져 있어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감독은 보여주는 것 같다.
 
봉준호 감독은 '폴란다스의 개'에서부터 '살인의 추억'에 이르면서 자신의 영화 스타일을 '괴물'을 통해 완전히 굳혀가는 모습을 보여준다. 코믹하면서도 블랙 코미디의 성격을 보이고 한 순간 웃다가도 관객들을 긴장시킬 줄 아는 그의 영화 스타일은 어찌보면 누구나 할 수 있는 평범한 스타일처럼 보이기도 하지만 아마 다른 감독들이 만든다면 관객들의 호응을 이렇게 끌어올릴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나는 봉준호 감독이 좋다. (생긴 것도 옆집 형처럼 웃기게 생겼고...ㅎㅎ)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 배두나 이 네명의 주연들은 자신들의 이미지에 어울리는 역할을 아주 잘 소화했다고 생각한다. 어떻게 보면 이 네명 이외에는 이렇다 할 가족사를 보여주지도 않고 조연이 없다는 것이 조금은 아쉽지만 이 네명의 배우 각각의 특색있는 연기만으로도 영화는 충분히 재밌다. 객관적으로 보나 주관적으로 보나 말이다. 특히 송강호, 변희봉, 박해일은 살인의 추억에 이어 '괴물'에서 다시 호흡을 맞춤으로써 아주 완벽함 콤비 플레이를 보여준다. 아마 앞으로도 꽤 많이 같이 나올 듯 하다. 배두나.....반지의 제왕의 레골라스 못지 않은 카리스마적인 궁녀의 모습을 보여주는 모습들은 그냥 좋았다...ㅡ,.ㅡ;;
 
감독은 괴물의 디자인을 위해 감독은 2년 이상을 투자했다고 한다. 솔직히 말해서 캐릭터 디자인은 현실적이었다. 움직이라든지 cg등 전체적인 디테일이 상상했던 모습의 기대치보다 이상이었다..
(마지막 통구이 장면만 빼고...) 특히 한국적인 '괴물'의 모습을 만들고자 했던 봉준호 감독의 정성이 보였다. 이런 '괴물'에 대해 이러쿵 저러쿵 말하는 족속들 잘 이해가 가지 않는다. 특히 마지막의 통구이 장면만 가지고 cg가 좋느 안 좋니....정말 시끄럽다. 도대체 영화를 마지막 한 컷으로 판단하다니....
 
또한 울 나라 영화를 외국의 괴물 영화와 비교하는 인간들...바보같다. 그렇다면 봉준호 감독의 전작인 살인의 추억도 헐리우드 형사물과 비교하면서 본 것이냐? 어떻게 한국식과 미국식이 같기만을 바란단 말이냐? 우리가 우리 돈 들여가면서 만드는데 미국의 방식을 배껴서 만든다면 오히려 그러한 점이 더 비난을 면치 못했을 것이다. 어째서 블럭버스터 '급'의 영화라고 알려지면 미국식 '블럭버스터'를 생각하게 되는지.... 그 이유를 알고 싶다.
(우리나라가 이런 영화 만드는데 110억 투자하는 동안 헐리우드에서는 1000억, 2000억 이상을 투자한다는 것을 알아라! 스케일을 따지고서도 나는 우리나라의 '괴물'이 헐리우드 '괴물'영화에 뒤지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괴물'은 한국영화에서 아마도 '괴물'로 기억될 가능성이 많을 것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좀 드문 케이스의 영화이긴 하지만 봉준호 감독은 그 발전의 첫 단계를 만들어주었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이러한 첫 단계를 다음 단계에서 어떻게 만들어가느냐 하는 것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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