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사용자 삽입 이미지


많은 평론가들은 우주에 관한 sf 영화는 2001 스페이스 오디세이 전과 후로 나뉜다고들 한다. 물론 영화를 보기 전에 그런 평가들은 단지 참조만이 될 뿐 그 이상도 그 이하도 나에게는 아무런 영향을 주지 않았다. 그냥 정보로써의 가치만이 있었다고 할까? 어찌되었든 이번에 스탠리 큐브릭 박스셋이 출시되면서 함께 출시된 se버전을 바로 구입했다. 전부터 보고 싶었던 영화이기도 했고 스탠리 큐브릭이란 감독의 명성만 알고 있을 뿐 정작 그의 영화를 본 것은 없었다. (혹은 보았지만 너무 어려서 기억이 나지 않는 것일 수도 있다.) 그래서 이번에 2001과 함께 시계태엽 오렌지도 구입해서 감상해 볼 생각이다.

어찌되었든 지금은 이 영화에 대해서 그냥 마음대로 말해 볼 생각이다. 반말이라도 양해 바라며 지금부터 내용은 지극히 주관적임을 알아주기를 바란다.

**그리고 여기에 사용된 이미지는 직접 캡쳐했으며 옛날 우주선 장면은 dvdprime에서 가져왔음을 미리 밝혀둔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처음 영화는 정말 dvd에 이상이 생겼거나 티비를 켜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깜깜한 장면의 연속이다. 오감을 통해 느낄 수 있는 것은 단지 bgm 뿐...

디비디의 스페셜 피쳐를 통해서 알게된 해석은 태초에는 아무것도 없었다....라는 것이다. 과연 타당한 설정이긴 하지만 거의 5분에 가까운 시간동안 아무것도 나타나지 않고 저런 화면만 보이니 처음부터 관객들의 원성을 듣지 않을 수 없었을 것이다. 나 같았어도 5분동안 저런 화면만 나온다면 아마 혼자서 투덜거렸을 것이다.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좋지 않았다고 할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근 5분의 시간이 지나고 나면 bgm도 웅장해지면서 드디어 본격적으로 영화가 시작되는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암흑 뒤의 첫 장면은 지구(라고 생각하고 싶다.)와 그 뒤에서 떠오르고 있는 태양이다.....어둠 뒤에 빛이 있었다라.....무슨 성경 내용같다. 하지만 이런 해석 따윈 영화를 보고 나면 새발의 피도 안 되는 해석임을 알게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정말 대단하다는 말 밖에 할 말이 없는 장면들이다. 1968년이라.....

절대로 나만 그렇게 생각하지 않을 것이라 믿지만 영화의 비쥬얼은 정말 극강이다. 물론 지금처럼 자동차가 훌쩍 뛰면 로봇이 되어버리는 장면을 스크린에서 볼 수 있는 세대이긴 하지만 이 영화는 무려 40년전인 1968년 영화다....우주 영화의 대명사라고도 불리며 지금도 무지하게 많은 팬들과 매니아를 거느리고 있는 스타워즈조차도 아직 태어날려면 10년이나 기다려야 볼 수 있는 시기였다는 것을 생각한다면 이 영화의 비쥬얼은 결코 무시할 수 없는 것이다. 스페셜 피쳐의 영상을 보면 알 수 있지만 조지 루카스마저 이 시기에 이런 영화를 만들 자신은 없었다고 말하고 있다. 그러한 것을 보면 이 영화의 비쥬얼적 가치는 가히 혁명이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사용자 삽입 이미지

▲너무 획기적이라 받아들여지지 못 했던 것은 참으로 아쉬운 점이 아닐 수 없다....

특히나 저런 우주선의 형태를 보고 있노라면 스탠리와 클라크의 상상력은 정말 엄청나다는 것을 뼈 속까지 느끼게 된다. 또한 중력가속기(?) 주변을 사람이 달리기하는 장면 도대체 어떻게 찍은 것인지 모르겠다. 지금이라면 특수효과가 발달해서 쉽게 촬영가능하겠지만 저 당시에 무슨 방법으로 찍은 것인지 모르겠다. 와이어를 사용했다면 저렇게 자연스런 달리기가 될 수가 없을 텐데 말이다. 여기서 한 가지 알려드리자면 우주선의 크기를 크게 보이기 위해서 우주선 겉 표면에 이것저것을 붙이는 것은 후에 스타워즈를 비롯 많은 우주선에 사용되는 방법이 되었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sf영화를 이 영화로 나누는 이유 가운데 하나가 우주선이라 한다.
이 영화 이전의 우주선은 '비행접시'였던 반면 이후부터 우주선은 획기적으로 변하였다고 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대부분의 사람이 영화 최고의 장면이라고 말하는 타임점프 장면.
영화 역사상에서도 가장 긴 타임 점프 컷이라 한다.
참고로 왼쪽은 유인원이 던진 뼈다귀이고 오른쪽은 지구를 돌고 있는 핵폭탄(?!)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영화를 보는 중에도 보고 난 후에도 풀리지 않는 의문 가운데 하나는
왜 할이 갑자기 반란을 일으켰는가? 이다.

영화의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영화는 간단하게 우주 여행에 관한 영화다. 물론 본질적인 목적은 여행이 아닌 외계 생명체를 찾아 목성으로 향하는 것이지만 영화를 보고 있으면 그 따위 생각은 전혀 들지 않는다. 우선 긴장감이 전혀 없다. '거의' 없는 것이 아니라 '아예' 없다. 거기다가 외계 생명체를 직접 보여주지도 않으며 외계 생명체에 의한 직접 혹은 간접적인 피해 또한 전혀 없다. 이 영화에서 한 가지 리스크라면 그건 슈퍼 컴퓨터 hal의 반란 정도일 것이다. 하지만 그 마저도 너무나 쉽게 제어해 버리고 유유히 목성을 향하는 것을 보면 이 영화는 절대로 외계 생명체와의 접촉을 통한 어떠한 행위(?)가 목적이 아님을 알 수 있다.

그도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sf이지만 절대 '액션'은 아닌 이 영화의 장르는 드라마다. 그러니 외계인과 접촉을 하더라도 두 생명체끼리 어떠한 행위(?)를 한다는 것은 어울리지도 않는다. 그러한 생각은 영화 막판에 가면 확실히 알게 된다. 물론 간접적인 접촉을 통해 주인공은 새로운 시작을 하게 된다는 결론을 보여주기는 하지만 절대로 외계인이 나타나지도 직접적인 접촉도 해 오지 않는다. 주인공과 마지막으로 접촉하는 것은 외계 생명체가 만들어 놓은 검은 돌기둥 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용자 삽입 이미지

▲아래 장면처럼 과학적으로 말이 안 되는 장면도 있지만 스탠리 큐브릭은 정말 모든 것을 디테일하게 만들어 놓았다.

달에서 외계 생명체에 대한 어떤 힌트를 얻고 그로 인해 목성으로 향하는 주인공, 슈퍼 컴퓨터의 잠시 동안의 반란, 외계인과의 간접적인 접촉을 통한 주인공의 새로운 시작.....이라는 전개 방식은 정말이지 지독하게도 잔잔하다. 장르 그대로 드라마 전개 방식이고 연출 방식이다. 거기다가 대사마저 거의 없다. 영화 내내 끊이지 않는 것은 오로지 음악 뿐. 하지만 그러한 음악은 스페이스 오디세이라는 제목에 정말로 잘 부합하면서 우주의 웅장함과 각 장면에서 관객에게 전달하고자 하는 의미, 주인공의 심리 상태까지 모든 것을 내포하고 있어 잠시도 긴장감을 놓을 수 없게 만든다. 정말 스탠리 큐브릭이 왜 거장이라는 칭호를 가지고 있는지 이 영화만 봐도 대번에 알 수 있다.

하지만 그러한 전개는 많은 사람들에게 지루함을 가져다 주고 말았으니 처음에 말했던 것처럼 의도는 좋았지만 결과는 나빴다. 처음 영화 개봉 당시에는 평론가들마저 영화의 지루함에 참을 수 없었다고 할 정도였으니 대다수의 일반 관객들은 과연 어떠했을까? 그런 지루함을 느끼는 사람은 현대의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 중에서도 대다수인 것을 보면 확실히 제작 당시 개선의 필요가 있지 않았을까 싶기도 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주인공이 외계인과의 접촉을 통해 새롭게 태어나서 지구를 바라보고(?) 있는 장면.
주인공을 맡은 케어 둘리의 해설을 빌리자면 핵무기에도 영향을 받지 않는 존재가 되었다고 한다.(하지만 잘 이해가 안 간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이러한 연출방식과 전개는 우주 영화 중에서 최고가 아닐까 싶다. 물론 액션을 표방하는 다른 우주 sf영화와 비교를 한다는 것 자체가 우습지만 (장르가 다르니 말이다.) 그래도 나름 이러한 전개에 정말 100% 만족감을 느끼고 있다. 개봉 당시의 시대를 생각해 본다면 오히려 스탠리 큐브릭 감독의 미래적인 상상력이 당시 사람들에게 어필되지 못 한 점도 없잖아 있었다고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정말 지루하다고 생각하지만 최고의 sf 영화라는 점에서는 다른 말이 없는 것을 보면 이 영화가 잘 만든 영화임에는 분명하다. 지금봐도 어색하지 않은 우주의 묘사와 우주선, 디테일한 표현들은 정말이지 대단하다는 생각 밖에 들지 않는다. 지금은 타계하였지만 과연 그가 살아있었다면 지금은 또 어떤 획기적인 영화를 만들고 있을지 궁금하다.

«   2024/04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