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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손 가는대로 눈 가는대로 마우스를 움직이다 보니
어느새 책상 위에 존재하게 되어 새삼 지름신의 무서움을 느끼게 해준 dvd...카포티
정말이지 지금에 와서야 느낄 수 있는 것이지만 지름신의 강림만큼이나 무서움을 안겨준
그런 dvd가 되어 버렸다....고 생각하고 있다.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물결이 하나도 존재하지 않는 고요한 수면을 보는 듯하다.
이 영화를 보면서 가장 놀랬던 부분 중에 하나가 바로
그 고요한 물결을 일렁이게 만드는 단 하나의 파동도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영화가 흘러가는 내내 그 물결을 일렁이게 만드는 사건, 사고는 단 하나도 없다.
아마 최근에 본 드라마 중에서 아니 영화 중에서 가장 조용한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영화 초반 아주 짧게 나오는 살인 사건의 용인자인 페리와의 인터뷰를 통해
소설을 만들어가는 과정에서 뭔가 큰 사건을 바란다는 것은 어쩌면 욕심일지도 모르겠지만
페리의 심리적 상태에 뭔가 큰 변화가 있을 것 같은 분위기와 뭔가 막판에 반전은 아니더라도
지금까지의 고요함을 일순한 없애버릴 수 있는 그런 분위를 조성만 시켜 놓고
결국에는 아무것도 보여주지도 들려주지도 않았다는 것은 참 아쉬운 부분이 아닐 수 없었다.
그렇기 때문에 솔직한 판단으로 이 영화는 지루하다는 것이 개인적인 평가다.
아무리 드라마라 할지라도 절정이 없다는 것은 확실히 재미를 반감시키는 직접적인 효과를 가져다준다.
아무런 흥미거리가 없으니 도대체 영화의 무엇을 봐야 할 지도 모르겠고
더 나아가서는 영화의 소재조차도 잊어 먹을 정도가 되어버렸다.
이건 정말이지 영화로서는 큰 데미지가 아닐 수 없다고 생각한다.
흔히 이 영화를 본 사람들은 호프만만이 이 영화에 존재한다고 하였다.
정말이 100% 공감가는 말이 아닐 수가 없다.
호프만은 영화 속에서 정말이지 기똥차면서도 소름 돋을 만한
최고의 연기를 스크린을 통해서 보여주는데 만약 미션3의 모습을 생각해 본다면
이 같은 모습은 더더욱 총격적이 아닐 수 없을 것이다.
게다가 영화의 전개, 앵글 등 모든 초점이 호프만에게 맞춰져 있기 때문에
그가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감정의 기복, 표저의 변화 등이 더욱 적나라하게 비춰진다.
이 영화의 유일무일한 감상 포인트 겸 흥미거리는 이런 호프만의 연기라고 생각된다.
그의 감정의 변화가 곧 영화의 흐름이라고 생각될 정도로
영화 속에서의 호프만은 영화 그 자체라고 생각해도 좋을 만한 몰입감 있는 연기를 보여준다.
하지만 아무리 호프만의 연기가 뛰어나고 몰입감 있다 하더라도
배우 한 명이 영화 전체를 커버하기에는 영화의 구성이 너무나도 받쳐주지 않았기 때문에
전체적으로 불완전한 모습을 보여줄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된다.
물론 아카데미에서는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모르겠지만 내가 아카데미의 관계자가 아닌 이상
나에게는 이 카포티라는 영화가 지극히 불완전하다고 느껴질 수 밖에 없다.
호프만 혼자서 이 영화를 짊어 지기에는 짊어져야 할 짐이 너무나도 컸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