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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명세 감독의 영화는 M을 포함해서 단 세편 밖에 없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 형사 그리고 M(그냥 엠으로 하겠음.). 엠을 보기 전까지 이명세 감독에 대한 나의 느낌은 50:50 즉 완전 볼만하거나 완전 집어치우거나 둘 중 하나였다. 인정사정 볼 것 없다가 완전 볼만한 쪽이었고 형사는 완전 집어치운 영화 쪽이었다. 이유는 간단하게 극의 진행에 대한 나의 주관적인 판단에 따라서....라고나 할까? 인정사정은 잘 짜여졌다고 생각한 반면 형사는 스타일에 중점을 두고 극의 흐름에 대한 연출에 대해서는 너무나도 빈약했다고 생각했다....하지만 두 영화 공통된 이미지는 역시 '스타일리쉬한 비쥬얼'이다.  인정사정은 정말 너무나도 유명한 장면이 등장하고 형사 또한 극의 전개가 미약할지언정 각 장면에 대한 비쥬얼은 정말이지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한 편으로는 엠에 대한 기대가 있을 수 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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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동원의 이미지 변신은 괜찮았다. 미간만 계속 찌푸리고 있는 걸지도 모르지만....


하지만 내가 본 과거의 이명세 감독의 영화들보다 엠은 관객들의 반응이 상당히 좋지 않았다. 그래서 그에 대한 흥미가 더더욱 커질 수 밖에 없었고 당연히 이런 영화를 같이 볼 그리고 보고 싶어하는 친구도 없었던 나는 혼자서 조조로 감상을 하게 되었다. 하지만 역시나 영화는 주관적으로 판단하는 것이고 그러한 판단 또한 영화를 '보고 나서' 해야 한다는 것을 엠을 보고 다시금 생각하게 되었다. 다른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할지는 모르지만 엠은 지극히 이명세 감독의 작품다웠고 그러한 냄새(!?)는 영화를 보는 약 2시간 가량 지독하게도 맡을 수 있었다고 생각된다.


더 솔직히 말하자면 인정사정과 형사와 비교했을 때 가장 완성도 있지 않았나? 하는 생각까지 들게 만든다. 형사 때문에 잠시 이명세라는 감독을 싫어하게 되었던 나로써는 이 영화로 다시 이명세 감독이 좋아지게 되었다고나 할까? 엠은 바로 전작인 형사에 비해 장면에 대한 비쥬얼 뿐만 아니라 극의 전개에 대한 연출도 상당히 매끄러웠다고 생각된다. 어떻게 보면 인정사정의 극의 전개와 형사의 비쥬얼이 만났다는 생각이 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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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억이라.....너무 사로잡혀 있어도 그닥 좋을게 없는 것 같다.


어떤 평론가는 이명세와 같은 감독은 세상에 한 명도 없다고 했는데 뭐 문자 그대로 해석하자면 당연히 이명세 감독은 세상에 한 명 뿐이니 당연한 것이겠지만 다른 의미로 '장면'을 이렇게 스타일리쉬하게 꾸밀 수 있는 감독은 이명세 뿐이지 않느냐? 하는 의미로 해석하고 싶다.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그의 화려한 장면 연출은 우리나라의 다른 감독들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는 신선함이 느껴진다. 그리고 장면에 대한 그런 연출은 오히려 영화 속의 대사가 필요없을 만큼 많은 의미를 내포하고 있고 이야기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되기도 한다. 실제로 영화 속에서 대사가 그리 많지 않은 것은 오히려 장면에 대한 연출이 많지 않은 대사의 빈 공간을 채워주기 때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환상인지 현실인지조차 구분되지 않는 장면들은 영화를 어렵게 만들기는 하지만 스토리 전개 상 필요하지 않았나 싶다. 그리고 그런 불분명한 장면들을 감독은 나름 잘 표현해주고 있고 관객들이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한 것 같다는 생각도 들었다. 물론 이런 장면들을 그다지 좋게 보지 않는 분들도 계시겠지만 개인적으로는 영화의 내용과 상당히 잘 어울리는 장면들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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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인은 애인인데.....도대체 뭘 했는지는 알 수 없다.


관객들의 엠에 대한 평이 그리 좋지 못 한 것은 어느정도 이해가 간다. 역시나 화려한 비쥬얼 속에 묻혀 버리고 있는 스토리는 가면 갈 수록 무슨 이야기를 하고 있는 자세히 보지 않으면 이해를 못 할 가능성이 다분하고 특히나 미지막에 가서는 약간 실망스러운 결말을 보여주기 때문이다. 누설을 하고 싶지 않아서 적지는 않겠지만 조금은 어이없는 결말은 왠지 마구 벌려놓은 것을 수습하지 못 해 억지로 마무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거기에 애인으로 나오는 공효진의 비중은 거의 없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고 이연희 또한 이야기 흐름에 중요한 역할이긴 해도 무언가 부족하다고 생각되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거기다가 조연까지도 없다시피 해서 사실 강동원만의 영화가 되어버리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물론 강동원의 이미지 변신은 상당히 볼만하고 또 그렇게 노력하는 모습도 보기 좋지만 영화 속에서 주연 혼자 달랑 비춘다는 것은 무언가 아귀가 잘 맞지 않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그렇다고 해도 나름 좋게 본 영화였고 오히려 관객들의 반응이 좋지 않아서 더 재밌게 보게 되지 않았나 싶다.  물론 아직도 조금은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도 있지만 형사보다는 보기 편했다는 점이 개인적으로는 가장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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