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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81회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노인을 위한 나라는 없다'를 드디어 보았다. 내용 리뷰에 앞서 그냥 사설을 한 마디 덧붙이자면 정말 우리나라 극장가는 돈 안 되는 영화는 무지하게 빨리 내린다는 것을 다시금 깨닫게 해주었다. 이 영화 걸린지 1주일 정도 밖에 안 된 것 같은데 (부산) 어제가 마지막 상영이었다....덕분에 주말에 보려던 것을 급 수정해서 화요일 조조로 보려고 했지만 어떤 친구분 덕분에 어제 밤 타임으로 보게 되었다.

제발 우리나라도 작품성 있는 영화를 좀 오래 걸어 놓길 빌 뿐이다.....(물론 지극히 희망사항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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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개국 초기의 개척정신을 가지지만 현재는 힘이 없는 그 어떤 정신을 가리키고 있는 에드


개인적으로 영화를 보기 전에 그 영화에 대한 정보라고는 감독과 배우들 그리고 전체적인 시나리오 정도만 알고 보는 것을 철칙으로 하고 있다. 괜히 다른 사람의 리뷰나 시덥잖은 사설들을 읽고 보면 왠지 스스로 그러한 생각들에 동화되어 버리는 것 같아서 일단 영활르 보고 난 후 그러한 리뷰들을 읽어 보는 편인데 사실 이 영화도 개인적으로는 리뷰들을 보지 말고 감상을 하기를 권장하는 편이다.

영화의 전체적인 줄거리는 다들 아시다시피 주인공이 총격 현장에서 2백만 달러를 가지고 달아나는 순간부터 시작해서 결국 영화 내내 그 돈으로 인한 살인자와 도망자 그리고 보안관의 사투(?)를 그리고 있다. 하지만 사실 이 영화를 보고 있노라면 장르적 구분이 스릴러나 모험이라기보다는 오히려 드라마에 가깝지 않았나?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다.

물론 살인자의 등장으로 꽤 많은 사람이 죽고 피가 튀고 긴장감이 무지하게 조성되어지고는 있지만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를 파악하면 정말 잔잔한 물결을 보는 듯한 그런 고요함을 느끼게 된다. 사람이 죽을 때조차도 그러한 고요함은 내 머릿속에서 떠나가질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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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숨어있는 절대권력을 의미하는 시거...


그러한 고요함에는 배우들의 열연이 한 몫한 것 같다. 이 영화에서 '다혈질'적으로 나오는 캐릭터는 단 한명도 없다. (주연급에서 말이다.) 주인공 모스도 '열혈'이라고 표현할 수는 있어도 '다혈질'이라 보기는 힘든 성격이고 (거기다가 언제나 침착하다.) 지금까지 영화 속 캐릭 중에서 거의 절대악으로 표현되는 안톤 시거는 두말 할 필요가 없을 정도이다. 

거기다가 토미 리 존스가 연기한 에드 역시 매사가 침착하고 조용히 일을 처리하는 성격인지라 이 영화 속에서 '난잡스럽다'라고 느낄 만한 구석은 단 한 군데도 없었다. 뭔가 불필요하다고 느껴질 만한 '잡음'까지도 영화 속에서는 철저히 배제되어지고 있었다.

그러한 '절제적인' 모습은 오히려 영화의 재미를 한층 돋보이게 해 준다. 영화 내내 '단 한 번'도 흘러나오지 않는 BGM과 위에서도 말했듯이 철저하게 배제되어 지고 있는 '잡음'들은 영화 속에서 꼭 필요한 감각에 신경을 집중할 수 있도록 해 주고 있었다. 개인적으로 정말 이런 스타일의 영화일 줄은 생각도 못 했었는데 정말 대단한 연출이 아니었나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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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저히' 현실적인 대중들을 의미하고 있는 캐릭터 모스...


어찌되었든 훌륭한 연출과 훌륭한 연기, 시나리오가 만나 '재밌는' 영화 한 편이 탄생한 것은 기뻐할 일이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자면 (숨은 의미들을 모두 배제한 상태에서) 조금은 지겹다. 영화 속에서 분위기를 한층 살려주는 고요함의 최대의 단점은 지루함을 발생시켰다는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영화는 지루한 감이 없잖아 있다. 아마 대부분의 관객들은 약간의 지루함이라도 느끼지 않았을까 싶다.

다들 알고 있겠지만 이 영화의 숨은 의미들을 알고 나면 영화의 완성도는 정말 한도 끝도 없이 높아진다. 주인공 모스는 일반 대중들을 나타내며 시거는 미국의 숨어있는 절대권력을 뜻하며 보안관 에드는 미국 건국 초창기의 이념을 상징하고 있고 해결사 칼슨은 '우매한' 지식층을 그리고 있다. 그리고 중간중간 등장하는 젊은 청년들은 기성세대를 의미하고 마지막에 등장하는 젊은 세대들은 유일하게 절대권력에 도전할 수 있는 힘을 지녔지만 결국 돈에 의해 타락한다는 등등의 의미들은 그 하나하나의 의미는 물론이요 전체적으로 연결해 보면 정말 대단한 뜻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하지만 여기는 한국이다. 실제로 미국의 현 상태가 저렇고 그런 모습을 영화 속에 담고 있다 한들 다른 나라 사람들이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저런 것들을 다 파악할 수 있을까? 절대 아니다. 도대체 무슨 수로 저것들을 알아낼 수 있단 말인가? 감독의 해석이 없이는 단 하나도 해석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코엔 감독이 이 영화를 '국제적'인 것으로 만들 생각이었다면 이렇게 만들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최소한 조금의 흥미거리는 던져주지 않았을까 싶다. 영화 속에 숨어있는 의미.....당연히 중요하다. 하지만 영화 자체의 재미는 절대로 간과할 수 없는 부분이다. 우니나라 영화 '괴물'을 생각해 보자 그 영화 속에서 마지막에 죽음을 맞게 되는 현서의 존재적 숨은 의미를 모른다고 해서 영화 자체의 재미가 반감되거나 하지는 않지 않은가? 그렇기 때문에 이 영화는 어떻게 보면 '국제적인' 영화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코엔 감독은 미국 관객들을 겨냥해서 이 영화를 만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어찌되었든 확실히 작품성 있는 영화라는 것에는 두말 할 필요가 없는 영화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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