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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오랜만에 읽게 된 미스터리 소설...이 책 이전에 읽었던 책을 생각해 본다면 '20대 공부에 미쳐라' '일리움' 등 SF적인 소설이나 자기계발서 등을 한 동안 읽고 있었기 때문에 뭔가 뒷통수 치게 만들 미스터리를 찾다가 꽤 인기가 있어 보이는 이 책을 덥썩 결제했다...

결론은 '상당히 볼 만하다!'라는 반응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한 소설이었다. 개성있는 캐릭터, 잘 짜여진 스토리 '재밌는' 소설이 가져야 할 요소들을 충분히 잘 보여주고 있고 그것들을 충분히 잘 mix해 놓았다. 그리고 반전....

하지만! '상당히 볼 만하다'라는 반응은 어디까지나 이 책을 미스터리가 아닌 '일반적인 소설'이라고 생각했을 때의 이야기이다. 이 책은 엄연히 미스터리인데 그 점을 생각해서 다시 이 책에 대해 평가해 본다면 '상당히 뭔가 부족한 미스터리다' 라는 반응이 나오기에 충분하다.

왜냐?

첫 번째 이유로 '서론'이 너무 길다. 책의 1/3 혹은 그 이상을 서론이라고 할 수 있을 만큼 사건의 전말을 '파악'하는데만도 어마어마한 시간을 소비해 버리고 만다. 그것도 다구치라는 의사 한 명으로 진행하다 보니 지루함이 없을 수가 없다.

두 번째 이유로 '과정'이 없다. 책의 중반쯤 가면 갑자기 시라토리라는 초특급 수사관이 등장하고 그 뒤로 수사는 막힘없이 술술 풀린다. 그런데 사건의 전말이 밝혀지기까지의 '과정'이 독자들에게 거의 밝혀지지 않고 있다. 책에서 독자들에게 제공하는 과정은 대부분 '수박 겉 핥기' 식의 전혀 맛도 없고 필요도 없는 정보들이다.

세 번째 이유는 '반전이 약하다' 미스터리 소설이라면 당연히 뒷통수를 치게 만드는 짜릿한 반전을 기대하기 마련이다. 그런데 이 소설은 그 반전이 전혀 짜릿하지가 않다! 그러니 전체적인 완성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할 수 밖에 없다. 최근에 읽은 책 중 하나인 '일리움' 조차도 SF소설이지만 대단히 큰 짜릿함을 선사해 주었는데 당췌 이 책은 미스터리임에도 불구하고 짜릿함은 커녕 어처구니가 없는 반전으로 막을 내리고 만다. 마치 애시당초 미스터리가 아닌 것 마냥 말이다.


차라리 처음부터 '미스터리'가 아닌 그냥 '소설'이라고 읽는다면 꽤 재밌는 책일수도 있고 확실히 그럴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이 책을 '미스터리'라고 인식하는 순간 소설 자체의 내용은 전혀 미스터리 같지 않은 느낌을 받게 된다. 정말 아쉬운 일이다. 조금만 손을 본다면 상당히 재밌는 '미스터리'가 되었을 텐데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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