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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의 두탕을 뛴 결과로 월e와 다크 나이트를 거의 비슷하게 올리게 되는군요. (오늘 올리게 된 것은 순전히 귀차니즘 때문..;;) 다크 나이트...정말 개봉 전부터 말들이 무진장 많았었죠....'이건 최고다!'라고 말입니다. 개인적으로 그런 리뷰들을 딱히 신뢰하는 편은 아닌지라 그냥 배트맨 비긴즈를 재밌게 보았던 것을 추억으로 삼아 기대를 하고 있었죠.

그리고 역시나 그러한 기대를 한치의 망설임도 없이 만족시켜주는 크리스토퍼 놀란 감독에게 박수를 보내고 싶군요. 아니 좀 더 제 본심을 말하자면 잭 니콜슨을 잊어버리게 만든 고 히스 레져에게 박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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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작품에서는 더더욱 비중이 커진 경감님...너무 늙으신 듯...



*Warning*

본 론으로 들어가서 영화는 처음부터 조커의 존재를 각인시키면서 시작합니다. 무자비하지만 무자비하지 않은 그의 모습을 보여주면서 영화는 시작하죠. 그리고 초반에 시작된 배트맨과의 싸움은 솔직히 중반 이후부터는 그냥 조커의 손에 놀아나고 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었다 생각합니다. 한 마디로 이번 작품에서 영화를 지배하고 있는 것은 조커라는 것이죠.

히스 레져의 조커에 대해서는 정말 말들이 많았습니다. 그 모두가 '최고다'라고 외칠 뿐이었지요. 그리고 영화를 보면서 그러한 찬사는 거짓이 없었다...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기억에 남는 것은 조커 밖에 없었으니 말이죠. 무자비하고 순수악 그 자체를 보여주는 조커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나쁜 놈' 이었습니다. 거기에는 히스 레져라는 인물이 없었죠. 그러한 연기 때문에 고인이 되었습니다만 관객들에게는 앞으로 영원히 잊혀지지 않을 캐릭터를 선사해 주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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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 유일한 미스 캐스팅이 아닐런지...



하지만 그렇다고 배트맨이 뻘짓하고 다닌 것은 아닙니다. 무려 홍콩까지 날아가서 증인을 잡아오고 사랑하는 연인을 위해 다시금 영웅과 범인(?) 사이에서 갈등을 보여주죠. 영화는 그러한 심리적 부분을 전편보다 좀 더 강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영화의 전반적인 느낌은 어둡고 습하고 침침하기 이를데 없었죠. 제가 원하는 바로 그런 분위기를 제대로 살려주었다고 생각됩니다.

그렇다고 반대로 배트맨이 사방팔방 날아다니며 모든 사건을 해결한 것은 아닙니다. 객관적으로 말하면 솔직히 배트맨이 크게 해결한 부분은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오히려 투페이스로 전락하는 하비 덴트 검사가 좀 더 영웅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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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트맨이냐 브루스냐 그것이 문제로다...



하비 덴트.....아마 다크 나이트에 조금만 관심이 있고 영화를 보신 분들이라면 이 검사가 후에 투페이스가 된다는 것을 다들 알고 계시리라 봅니다. 배트맨이 어둠의 기사라면 하비는 영화 속 대사처럼 백마탄 영웅이라고나 할까요? 낮과 밤을 가리지 않고 뛰어다니는 그의 모습은 아직 정의는 죽지 않았다는 것을 잘 보여주었습니다. 마치 후에 있을 비극에 대한 복선이라는 생각이 들 만큼 그는 정의감에 불타 올랐죠. 그러다가 정말로 불에 타버렸습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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킬킬킬...



영화는 전반적으로 느긋합니다. 사실 런닝타임을 보더라도 그리 전개가 빠르게 지나갈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죠. 아마 중반을 조금 지날 때까지 상당히 조용히 그리고 묵직하게 흘러갑니다. 마치 강물이 위에는 조용하고 잔잔히 흐르지만 밑에서는 소용돌이치듯이 말이죠.

그러다가 고든 경감의 페이크가 시작되면서부터 극의 흐름이 상당히 빨라집니다. 이 때부터는 심리적 갈등보다는 역시 배트맨과 조커의 직접적인 대결에 촛점이 맞추어져 있어서 꽤나 시원하게 감상이 가능했던 것 같군요. 하지만 너무 확연히 차이가 나는 전개는 살짝 거부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뭔가 어색함이 느껴졌다고 할까요. 부정적으로 보는 시각들의 대다수는 편집의 어색함을 말하는데 실제로 이런 느낌은 여러 장면에서 느끼게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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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모험은 한낱 한 여름 밤의 꿈처럼...



그렇다고 그런 어색함을 영화의 단점으로 보기에는 이 영화는 너무 잘 만들어졌습니다. 솔직히 사람들이 극찬했던 것보다는 좀 못 미쳤다고도 볼 수 있지만 확실히 뛰어나게 잘 만들어진 영화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한 편으로 너무 많은 걸 보여주려고 했던 것이 과할 수도 있지만 연출과 편집(장점이자 단점)이 그러한 부분들을 확실히 조율해 주고 있기 때문에 저처럼 살짝 거부감이 드는 그 이상의 어떤 어색함을 느낄 수는 없을 것이라 봅니다.

하 지만 이번 작품에서도 역시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은 영화의 태생적인 부분이었습니다. 배트맨 비긴즈부터 영화는 상당히 리얼리티를 살리고 있는데 오히려 이러한 부분은 오리지널 작품인 배트맨과 배트맨 리턴즈의 몽환적 분위기를 상당히 즐겼던 저에게는 크게 와닿지 않더군요. 그래서 다크 나이트를 나름 극찬을 하지만 그렇다고 이 작품을 배트맨 시리즈 중 최고의 작품으로 생각하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여전히 배트맨 리턴즈가 최고의 작품이라고 생각되는군요. 그리고 그런 몽환적이고 비현실적인 분위기는 오히려 전작 비긴즈가 훨씬 더 잘 살려주고 있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상당히 아쉬운 부분이었습니다. 물론 감독이 다르니 어쩔 수 없긴 하지만 너무 리얼리티적으로 간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드는군요. D.C. 코믹스의 설정 자체가 비현실인데 말이죠. 거기다가 투페이스도 바로 없어져버리고 히스 레져도 고인이 된 상태에서 과연 다음 차기작이 나올까 하는 의문도 좀 듭니다. 사실 안 나왔으면 하는 부분도 있지만 기대를 안 할래야 안 할 수가 없을 것 같더군요.

어찌되었든 최근 극장에서 관람한 영화 중에서 워리와 함께 최고의 반열에 오를 만한 영화였습니다...강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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