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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 포스트잇들의 정체는?



드디어 다 읽게 되었습니다. 제임스 조이스의 '율리시스'를 말입니다.
올 초에 구입해서 중간에 학교 다닌다고 못 읽고 시험기간이라 빠지고 자격증 공부하느라 못 읽어서 근 반년이 걸렸습니다만 그만한 시간은 투자할 만한 책이었다고 봅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이미 분량에서 독자의 기를 팍 죽여버리는 두께는 제 전공 서적보다도 훨씬 두껍더군요. 정말 어마어마합니다. 뭐 부록이 달렸다고는 하지만 부록이란 부분이 워낙에 적어서 거의 모든 페이지가 본문이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군요.
다행스럽게도 각주라고 하나요? 각 단어에 번호가 달려서 밑에 설명이 되어 있는 것 말이죠. 그 부분이 책의 반의 차지하는 부분들이 있지만 중후반까지는 그 부분도 모조리 읽어야 되기 때문에 사실상 본문이라 생각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사실 이런 책은 두번 읽기가 힘들기 때문에 한 번에 정독을 해야 되는지라 시간이 더 걸린 것 같군요.

책의 큰 줄거리는 간단합니다. 블룸과 스티븐 데덜라스의 하루 일과를 아주 장황하게 펼쳐놓은 것이 큰 줄거리입니다만 실상 이 책을 읽다보면 그러한 큰 줄거리는 단지 오디세이아의 세 가지로 나눠진 파트와 비슷하게 맞춰놓은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냥 큰 틀로서만 만들어놓았다고 볼 수 있다는 얘기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러한 세 파트의 의미가 없는 것은 전혀 아닙니다. 오히려 '제대로' 읽어 본다면 각 파트와 오디세이아의 파트가 밀접하게 연관되고 있다는 것을 확실히 알 수 있으니 말이죠.

사실상 내용의 깊숙한 부분으로 들어가면 정말 너무나도 방대한 내용인지라 여기서 다 적기에는 정말 귀찮을 지경입니다. 큰 섹션으로만 나눠본다면 역사,환상,문화,지리,과학,정치 등 그 성격을 무시한 모든 방면의 지식이 들어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것 같습니다. 우리가 흔히 들어본 셰익스피어의 문학에서부터 그 당시 세계적인 정치성향 그리고 국가관 관계 등의 복잡한 부분까지 읽다보면 정말 무슨 내용을 읽고 있는지 이해가 안 되는 부분이 한 두군데가 아니었습니다.

저런 부분들을 보았다고 해도 이 책을 10%나 이해했는지 모르겠습니다. 뒤에 부록부분을 살펴보면 저는 겉핥기 식도 안 될 정도로 이 책을 본 것 같더군요. 말 그대로 읽은 것이 아니라 본 것에 지나지 않을 정도입니다.

본문에 들어있는 문체만도 18개 그리고 각 섹션별로 신체기관에 비유가 되어 있을 뿐만 아니라 장소도 몽땅 다르고 인물들도 거의 중복되지 않습니다. 정말 매 장이 새로움을 주고 있긴 합니다만 이해하기에는 정말 벅차더군요. 무지 힘듭니다.

이 책이 20세기 최고의 고전 중 한권이라 들었는데 그 말이 맞다면 명불허전이라고 하고 싶군요. 이 책을 읽으려면 정말 대단한 용기가 필요하지 않나 싶습니다. 솔직히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 두번이 아니었으니 말이죠.

개인적으로는 한 번 더 읽고 싶습니다만 솔직히 힘들 것 같습니다. 손을 데기가 이제는 두렵군요....

※다음 Text 홀릭에는 '성서'에 비견된다는 소설 '로드'를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율리시스
카테고리 소설
지은이 제임스 조이스 (생각의나무, 2007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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