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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전 아버지의 깃발 이후 오랜만에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영화를 감사했습니다. 그것도 무려 낮 시간에 말이지요. 하지만 다행인 것은 낮 시간에 보았더라도 그 돈이 아깝지는 않았다는 것입니다. 09년을 시작하고 본 영화들이 대체로 모두 만족스러웠다는 것은 참 다행인 것 같습니다.

*혹시 모를 스포일러가 있을 수도 있으니 각별히 주의 바랍니다.*

어쨌든 영화 속으로 들어가서 이 영화는 다들 아시다시피 '실화'입니다. 아무래도 실화는 허구보다 그 감동이 배가 되기 마련입니다만 잘못 건드렸다가는 '허접'하게 변하기 마련인지라 개인적으로 반신반의했었습니다. 하지만 감독의 명성도 있고 안젤리나 졸리라는 배우의 변신도 한 번 보고 싶었던지라 6:4로 기대가 좀 더 높았었죠.

어디서 개수작이여? 내 애가 아니라니까!!


그리고 그러한 기대는 아주 충분히 만족시켜주었습니다. 영화는 2시간이 넘는 런닝 타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지루한 기색없이 매끄럽고 자연스럽게 흘러갔죠. 이 영화의 장르가 드라마에 가깝다는 것을 되돌아 볼 때 이러한 연출은 정말 최고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이전에 보았던 발키리 같은 경우 어쨌든 긴장감을 줄 수 있는 부분이 많이 포진되어 있던 영화인지라 조금만 임팩트가 가해져도 지루함을 느끼지 않기 마련인데 이 영화처럼 오로지 순수하게 드라마적으로 구성된 영화는 긴장감을 줄 수 있는 부분도 많이 없거니와 주기도 힘들죠.

이러한 부분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라는 감독이자 배우이자 작곡가의 힘을 다시금 느끼게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버지의 깃발 때는 조금 실망을 했었지만 밀리언 달러 베이비 때의 그러한 연출을 다시 보았다는 것만으로 충분히 재미있었습니다.

정의를 위해서 싸웁시다!


그리고 '섹시' 배우 졸리 누님의 변신은 정말 이 영화의 완성도를 충분히 끌어올려주었죠. 비쩍 마른 몸과 붉은 립스틱, 짙은 눈화장 그리고 아줌마(?) 퍼머.....이전까지 보아왔던 그녀의 '섹시한' 이미지는 전혀 느낄 수 없는 영화 속 캐릭터는 그녀의 변신이 제대로 성공했다는 것을 느끼게 해 줍니다.

또한 그녀의 연기에서 다시금 그녀가 '연기력' 있는 배우라는 것을 상기시켜 주었지요. 한 어머니의 모성애를 지독하고도 자연스럽게 표현한 그녀의 연기는 비록 다른 영화들을 보지는 못 했지만 충분히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에 노미네이트 될 만하다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이러한 의견에는 이의가 별로 없을 것 같다는 생각도 드는군요.

누구냐 너?


어느 잡지에선가 그냥 흘러가듯이 본 기억이 있는데 클린트 이스트우드 감독 자신도 그 당시 뉴욕의 경찰이 이토록 부패했었다는 것에 대단히 놀랐다고 하더군요. 솔직히 말해서 아무리 1920년대이지만 정말 저 정도로 부패했을까? 하는 생각이 영화를 보는 내내 의문점으로 남았습니다.

소위 말하는 '막장'이라는 것이 무엇인지 똑똑히 보여주는데 정말 대단히 가관이더군요. 수사에 방해되면 살해, 경찰을 모독한 여성은 정신병원, 기록 조작은 아무것도 아닌 그러한 경찰이 과연 경찰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지만 어찌되었든 경찰의 그러한 부패는 영화 초반 주인공이 아들을 잃어버리고 '신고'를 하는 시점에서부터 '잘' 보여주고 있습니다.

감독은 아마도 한 여성의 모성애를 보여줌과 동시에 그 당시 경찰의 부패를 상극으로 보여주고 있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경찰의 횡포와 비리를 끊임없이 스크린에 비추고 있었습니다. 만약 이 영화가 오로지 주인공의 시점으로만 보여졌더라면 오히려 경찰 부패에 대한 충격이 훨씬 적었지 않았나 싶더군요.

정말 니가 죽였어? 정말로?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러한 부패 속에서도 '정의'는 살아있다는 것을 감독은 보여주고 있습니다. 부패 경찰 속에서 실종에 대한 단서를 잡은 한 경찰에 의해 연쇄살인범과 잡았을 뿐 아니라 아들에 대한 단서도 꽤 많이 확보하게 되었죠. 그리고 끝까지 주인공을 도와준 목사와 변호사는 주인공을 비롯 여러 사람들을 구해내는데 큰 몫을 해 줍니다.

그래도 안타까운 것은 결국 아들을 찾지는 못 했다는 것이죠. 물론 주인공은 그곳에서 탈출한 한 아이를 통해 자신의 아이도 살아있을 것이라는 희망을 가지고 영화 끝납니다만 마지막 자막에서 유추해 보면 결국 아이는 찾지 못 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아니 찾지 못 했다고 확정하는 편이 더 어울릴 듯 합니다.

물론 아이를 찾고 못 찾고가 중요한 것이 아닐 수도 있습니다. 공권력을 마음대로 휘두르는 부패한 경찰들을 보여주고 그러한 상황 속에서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대항한 한 여성을 보여주는 것이 더 중요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만 그래도 아이를 찾지 못한 것은 많이 안타까웠습니다.

p.s. 영화를 보고 마치 지금의 우리나라를 보는 듯한 느낌을 받은 것은 저와 제 친구 뿐일까요?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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