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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영 작가라고 하면....다들 아시다시피 한국의 살아있는 역사 교과서이지요. 아마도 저번 무릎쳐 도사에 나오셔서 더더욱 잘 알려졌으리라 생각됩니다. 사실 황석영 작가의 소설은 거의 읽어본 것이 없습니다. 그가 번역(?)한 삼국지와 모랫말 아이들, 그리고 장길산 정도가 전부였을까요?

그것도 워낙에 예전에 읽었던지라 요즘 그의 소설은 어떤 형태로 바뀌었는지 잘 모르겠습니다. 예전에는 워낙에 빨갱이 소리를 들을만큼 글들도 아주 파격적(?)이었는데 말이죠.

그런 의미로 본다면 개밥바라기별은 좌파니 우파니 그런 것들은 그다지 신경쓰지 않고 보아도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당시 한국의 상황을 두루뭉수리하게 표현하고는 있습니다만 책을 읽음에 있어서 큰 영향을 줄 만큼 자세히 서술하지는 않고 있지요.

개밥바라기별에서 작가는 순전히 당시 청소년들의 입장에서 글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어쩌면 자신이 어렷을 적 생각했던 것들을 '준'이라는 캐릭터를 통해 표출하고 있는지도 모르죠. 아니 그러리라 확실히 생각이 됩니다. 책의 마무리에서 그가 한 얘기도 있고 작가가 커서 보여준 저서며 행동들을 보면 어쩌면 그의 어렷을 적 모습을 그냥 투영한 것인지도 모르겠습니다.

책은 한 명의 시선으로만 그려져 있지 않습니다. '준'이라는 주인공과 그의 주변의 친구들, 형, 동생 그리고 그의 여자친구와 그 여자친구의 친구의 시점으로 세상을 그리고 있죠. 그래서 책을 읽는데 조금은 복잡함을 느낄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적인 차이를 감당하면서 읽어야하기 때문이죠. 그렇다고 할지라도 책을 술술 읽힙니다. 종이가 두꺼워서 그런걸까요?

위에서 말했다시피 주인공들은 대부분의 사회에 비판적인 시선으로 살아갑니다. 주인공도 그렇고 그의 주변인물들도 '정상적'이라고 할 만한 학교 생활을 했다고 볼 수 있는 캐릭터는 한두명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비판적인 시선은 의외로 꽤 와닿는 면이 있죠.

하지만 그렇다고 그들의 생활이 전부 와닿는 것도 아니고 이해할 수 있는 것은 더더욱 아니었습니다. 왜냐하면 결국 그들은 스스로 '일탈'을 했기 때문이죠. 그들은 어른들이 정해둔 노선으로 가는 것을 꺼리는 것이라고 했지만 만일 그들이 그러한 노선을 바꾸지 못 할 바에야 결국 그 노선에 정착했어야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물론 학교를 자퇴한 후에 검정고시를 치고 대학도 가지만 결국 그들은 언제든지 '일탈'을 할 준비를 하고 있었죠.

그들을 보면서 더더욱 공감이 가지 않았던 것은 아예 세상사에 대해서 '무관심'격을 대했다는 것입니다. 다른 학생들이 총맞아 가면서 민주화 운동을 할 때도 그들은 산에 처박혀 있거나 여행을 떠나기도 했죠. 그들의 친구가 어처구니 없이 총을 맞아 죽었을 때도 그들은 끝까지 그러한 것들에 '무관심'으로 일변했습니다.

과연 그러한 그들이 세상에 대해서 일탈을 꿈꾸고 세상으로부터 떨어져나가려고 하는 것이 과연 가당키나 한 일인지는 모르겠습니다. 만일 그들이 처음부터 어른들과 세상이 만들어 놓은 노선으로 인해 막심한 피해를 입고 자신의 꿈을 짓밟히고 그랬다면 뭐 그러한 무관심이라든지 일탈을 어느 정도 수용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들에게는 그러한 이유조차도 없습니다.

그냥 '묻지마 일탈'이라고나 할까요?

그럼으로써 그들이 얻은 것이 무엇인지는 책이 끝나는 시점에서도 확실히 보여주지 않습니다. 아니 결국에는 주인공 '준'이 '죽음'을 맞이할 것이라는 것을 암시해주는 것으로 끝나죠.

솔직히 말해서 모랫말 아이들에 비해 좀 더 청소년의 입장을 보여주고자 했던 것 같습니다만 사실 모랫말 아이들에 비해서 공감감 형성에는 더 멀어지지 않았나 싶을 정도로 책의 내용 자체는 사회비판적인 묘사로 가득합니다. 뭐 제가 책을 잘 못 읽어서 숨은 속 뜻을 유추해내지 못 했다면 어쩔 수 없지만 만일 그렇다면 더더욱 이 책은 공감감 형성에 실패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군요.

모든 독자들이 숨은 속뜻을 유추해 낼 것이라는 가설은 분명히 기각될 것이니 말입니다.

어찌되었든 책은 뭐 그런대로 읽을만 합니다. 하지만 솔직히 말해서 황석영 작가는 이 책을 통해 명확히 무언가를 보여주려고 했다는 생각이 잘 들지 않는군요. 그가 말했듯이 어쩌면 이 소설은 그냥 청소년들의 성장기를 그린 책일지도 모릅니다. 괜한 사회비판적이라느니 일탈이라느니 등은 오히려 제가 over해서 생각한 것일지도 모르죠.

참 뭔가 결론내기 힘든 책이었습니다.

삶의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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