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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전반기 최고의 기대작 중 하나였던 왓치맨을 보고 왔습니다. 사실 원작과 비교를 해 가면서 리뷰를 적어볼까 했습니다만 그렇게 적었다가는 내용만 더 복잡해질 것 같아서 그냥 영화의 느낌만을 적어볼까 합니다. 사실 원작 자체의 내용도 '비쥬얼 노벨'치고는 상당히 난해해서 이해가 어려웠던 부분도 없잖아 있었죠.


영화는 처음부터 '영웅들'의 '영웅담'을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베트남 전쟁, 달 착륙 등등 '실제로' 있었던 사건들을 영웅들이 개입하면서 바뀌게 된 부분들을 보여주면서 시작하는 오프닝은 상당히 흥미롭습니다. 어쩌면 이러한 구성은 일반적으로 많이 보아왔던 히어로물들보다 좀 더 '현실적'이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더군요.

사실 영웅들이 실제로 '존재'한다면 그들을 국가에서 가만히 놔둘 것 같지는 않거든요.

어찌되었든 영화는 그런 흥미로운 기초 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내용으로 들어갑니다. 그 내용에 대해서는  pass하도록 하죠. 뇌이버나 다x에서 너무 쉽게 찾을 수 있을테니 말입니다.


영화를 보다보면 정말 '300'의 연출을 그대로 보는 듯한 느낌이 드는데. 이것이 '잭 스나이더 감독의 스타일인가?' 싶을 정도로 그 연출적인 면은 '300'과 워낙 많이 닮아 있습니다. 사람이 떨어지는 장면이나 전투 장면, 베드씬(?) 등등은 정말 300의 그 느낌을 그대로 살리고 있죠.

너무나도 비슷한 느낌을 가져서 솔직히 좀 맛이 떨어지기는 했습니다. 물론 그것이 감독의 스타일이라면 스타일이라고 할 수 있겠지만 '똑같은 공식'을 그대로 가져다 사용하는 것은 왠지 발전이 없어보이기도 해서 말이죠. 돌아갈 수 있다면 다른 길을 찾아보는 것도 나쁘지 않다고 봅니다.


하지만 그래도 영화는 재밌었습니다. 일단 원작의 스토리 자체가 꽤나 흥미로웠기 때문에 그것을 감독 나름대로 각색한 영화를 보는 것도 나름 흥미로웠습니다. 300에서도 느낀 것이지만 잭 감독은 원작의 느낌을 거의 100%에 가깝게 살려주고 있기 때문에 역시 이번 영화에서도 원작의 느낌을 망치지는 않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만 그래도 상당히 잘 살려주었다고 생각이 듭니다.

특히 마음에 들었던 것은 중간중간 삽입된 bgm들이 상당히 그 상황에 잘 맞게 배치가 되었다는 것인데요. 그러한 bgm들은 후에 있을 일들에 대한 복선을 나타내기도 하더군요. 한 예로 '코미디언'의 장례식이 나오는 장면에서 흘러나온 사이먼 앤 가펑클의 'The sound of Silence'는 후에 있을 코미디언의 죽음과 상당히 매치가 잘 되었다고 볼 수 있었습니다.

다만 무리한 도전일지도 모르지만 2부작으로 제작하는 것도 어땠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2시간 40분이란 시간은 일반적으로는 긴 상영시간이지만 원작의 내용을 좀 더 '완벽하게' 넣기에는 부족하지 않은가? 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마 그러한 점 때문에 제 1대 히어로들의 모습을 오프닝에서 함축적으로 그리지 않았나 싶군요. 물론 이 방법은 상당히 잘 먹혔습니다. 원작을 보지 않은 제 친구도 확실히 그 의미를 파악하고 영화의 본 내용으로 들어갈 수 있었으니까 말이죠.


아마도 영화의 스타일이 스타일인 만큼 '300'만큼 많은 분들이 '재밌다'라는 반응을 이끌어내기는 힘들 것 같습니다. 호불호가 극명하게 갈리는 그런 스타일의 영화라서 말이죠. 선과 악의 애매모호함, 진실, 영웅들은 선인가? 등등 스타일리쉬한 비쥬얼 이면에 숨어있는 난해한 내용들은 사실 영화의 질은 올려줄 지언정 화려한 비쥬얼에 알파요소로는 작용하지 못 할 것 같다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제 바로 옆에서 앉아있던 커플들도 (물론 남여..) 그다지 재밌어하지 않더군요. 물론 개개인의 취향문제이니 제가 왈가왈부할 것은 못 되겠지만 글쎄요. 확실히 300만큼 흥행을 할 것 같지는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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