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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보고 왔습니다. 박쥐. 그것도 사촌 '여'동생하고 수원서 살고 있는데 어버이날이라고 외할머니댁에 내일 온다길래 기다렸는데 오늘 왔더군요..-_-;; 와서는 영화보여 달라고 난리쳐서 보고 싶은거 골라라고 했더니 덥썩 물어버린(?) 박쥐....속으로 생각했죠. '니가 물리지 않으면 다행일텐데...쯧'

결과는 역시나 대박으로 피빨리고 빈혈 일으키며 퇴장했죠. 뭐....


솔직히 말해서 박쥐는 단순히 소재를 '흡혈귀'로 했을 뿐 이전의 박찬욱 감독이 보여주었던 큰 맥락의 소재들을 그대로 사용하고 있다고 봐도 문제는 없을 것 같습니다. 충동, 본능, 구원....뭐 그런 큰 맥락의 소재는 아주 그대로 사용되고 있더군요. 하지만 그건 영화 감상에 큰 문제가 아니었습니다. 왜냐면 박찬욱 감독은 언제나 그런 큰 맥락이 거의 같았기 때문이죠.

하지만 그런 큰 맥락을 제외하더라도 이 영화는 뭐랄까요. '수작'이라는 느낌은 들지 않는다고 할까요? 그런데 문제는 그렇다고 이 영화가 '범작'이라고 느껴지지는 않는다는 것입니다. 지금도 상당히 갈팡질팡하고 있는 중이죠.


개봉 전부터 꽤나 광고를 해 댄 것을 보았을 때 '대중성'에 있어서는 뭐 거의 바닥 수준이고 순전히 박감독의 스타일을 좋아하는 사람이나 매니아가 아니면 볼 영화가 아닙니다만 글쎄요. 이번 작품은 과거 작품들을 돌아봤을 때 매니아라 하더라도 뭔가 호불호가 갈릴만한 영화가 아닐까 싶습니다.

분명 연출력은 여전히 괜찮습니다. 뭔가 매 컷이 따로따로 노는 듯한 느낌이 들면서 묘하게 연결되는 부조리는 감독의 역량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맺고 끝음을 확실히 해 주는 것 역시 여전히 뭐랄까요. 약간 스타일리쉬한 느낌도 든다고 할까요? 분명 연출/구성에 있어서는 딱히 문제가 없어 보였죠.


그렇다고 시나리오가 문제라면....글쎄요. 분명 단순한 이야기이긴 합니다만 그렇다고 감독의 이전 작품들이 복잡한 영화들만 있는 것도 아니었던지라 이 정도면 별 문제가 없어 보입니다. 결말까지를 본다면 나름 괜찮은 시나리오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군요.

연기도 언급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완벽하다고 생각됩니다만 후반부 김옥빈의 연기는 조금 거슬리긴 합니다. 뭐랄까요. 너무 갑작스런 캐릭터 변화에 배우가 따라가지를 못하는 느낌이랄까요? 하지만 그것도 보다보면은 그렇게 문제되지는 않습니다. 당연히 조연들의 연기는 완벽했구요. 특히 김해숙씨의 연기는 최고가 아니었나 싶더군요.


글세요. 이 영화에서 느껴지는 불협화음은 장점이기도 한 연출/구성이 아닐까 싶습니다. 감독 자신의 의도를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는 저의 문제일 수도 있습니다만 뭔가 개연성이 부족한 부분과 함께 캐릭터의 변화가 너무 크다는 것일까요? 특히 제일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은 단순히 일몰을 보고 싶다는 이유만으로 흡혈귀로 만들어 달라고 떼쓰는(?) 노신부였습니다.도대체 신부로서 평생을 살아왔고 또 눈을 못 보게 된지도 상당한 기간이 지났는데 단순히 일몰을 보고 싶어서 자신이 평생 지켜온 종교를 버린다는 것은 전혀 와닿지 않더군요. 그 외에도 태주와 오달수가 관계를 맺는 장면 등은 지금 생각해도 아리송합니다.

거기다가 뭔가 제목과 내용이 잘 매치가 되지 않는다는 것일까요? 박쥐, 영어 제목은 thirst죠. 제목을 본다면 당연히 흡혈귀로 변한 신부의 갈등에 중심을 맞춰서 보여줄 것이라는 생각을 들게 합니다만.... 영화에서 과연 신부의 갈등이라든지 갈망의 표현을 얼마나 비중있게 다루었느냐에 대해서 물어본다면 솔직히 so so 라고 하겠습니다. 그 만큼 중심 이야기가 붕떠 있는 느낌이 들더군요.

조금은 안타까운 영화였습니다. 조금만 더 다듬었다라면 대중성도 충분했을 영화라고 생각되어서 말이죠. 그래도 한 번쯤은 볼 만했습니다. 저의 주관적인 견해로는 '사이보그지만 괜찮아' 보다는 훨 나았거든요...

p.s. 운이 좋게도 오늘 보러 간 시간에 송강호씨와 김옥빈씨의 무대인사가 있더라구요...재수! 하지만 dslr을 안 가져간....쿨럭
p.s.2 송강호씨의 노출씬은 사실 신경 안 쓰면 제대로 보이지도 않는데 뭐가 그렇게 언론에서 난리였을까요...
p.s.3 김옥빈씨의 노출씬은.....화려하지는 않은....것 같기도 합니다....남성분들 큰 기대는 금물입니다....쿨럭..

내 맘대로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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