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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올해 개봉 전 가장 많이 '까였을' 영화 중 하나인 해운대 (다른 건 차우..) 의 감상을 마쳤습니다. 뭐랄까요. 이런 약간의 도전적인 정신(?)이 필요한 영화를 볼 때면 항상 긴장이 되곤 합니다만 사실 정말로 '막장'을 보여주는 그리 흔하지 않습니다. 정말로 '막장의 진수'를 보여주는 영화를 5편 중 1편 정도 될까요? 나머지 4편 정도는 그냥 무난한 완성도를 보여주죠.

그리고 해운대는 다행이도(?) 그 4편에 해당되는 영화가 되었습니다. 물론 일단 이 영화를 보기 전에는 '큰 기대'와 '큰 스케일'은 잠시 집에 두고 오시는 편이 좋습니다. 사실 영화의 2/3가 지나도록 코미디의 느낌이 너무 많이 풍기거든요....-_-;;


아마도 이러한 느낌의 이유는 감독이 맡았던 영화들을 보면 '확실히' 알 수 있습니다. '투사부일체' '색즉시공 1,2' 등등...뭐 다른 예가 필요하지는 않겠죠? 좀 더 나은 영화로는 '1번가의 기적' 정도...

하지만 신기하다고 해야 할지 기적이라고 해야 할지 이 영화의 '드라마적' 요소는 전작들에 비해서 한층 업그레이드 된 느낌입니다. (사실 그것만으로도 조금은 칭찬을 해 주고 싶습니다.) 적절한 케릭터와 적절한 배역 그리고 적절한 연출은 일단 초중반이 지나도록 그렇게 '지루함'을 느낄 정도로 재미가 없진 않습니다. 오히려 어느 정도 몰입감을 주기도 하죠.


하지만 그렇다고 문제가 없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감독의 전작들이 코미디가 많은 것을 예로 들겠습니다만 좀 저급스러운 유머라고나 할까요? '미녀는 괴로워'나 '과속 스캔들'에서 보여주었던 그런 개그 코드가 아닌 어찌보면 '투사부일체'나 '색즉시공' 류의 개그를 선사해 주는데 오히려 이 점이 드라마적 요소의 질을 떨어트리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만약 감독이 조금만 더 개그 욕심을 줄였더라면 영화 속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드라마'의 질이 꽤 높아지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그리고 다른 문제라면 '감동'이 없다는 것입니다. 사실 영화의 거의 전반적인 부분에 걸쳐서 '감동'을 유발하려는 모습이 다분합니다만 글쎄요. 제 신경이 무뎌진 것인지 전혀 감동스럽지 않더군요. 아니 죽을 상황이 아닌데 마치 죽을 것처럼 행동하니 '저게 뭐하는 시츄에이션이야?'라는 생각마저 드는 곳이 꽤 상당 부분 존재했습니다. 좀 더 자연스러운 내용이었다면 좋았을 듯 싶습니다.


그리고 역시나 '재난영화'를 엄청나게 강조하는 만큼 CG의 완성도를 논하지 않을 수가 없는데....음. 사실 나쁘지 않습니다. 몇몇 장면에서 유독 눈에 띄긴 하지만 그렇다고 그 몇 컷이 전체의 질을 떨어트리지는 않는다고 봅니다. 어찌보면 '투자한 만큼' 보인다고 할까요?

해일이 밀려오는 장면이나 해일의 위에서 바라보는 시점, 그리고 바닷 속에서 지진이 발생하는 장면들, 건물과의 충돌 장면 등 전체적으로 '스케일이 크다'라고 하는 장면에서의 이질감은 크지 않다고 봅니다. 물론 무리해서 억지로 깎아내리자면 한도 끝도 없겠죠. '투모로우보다 몇 년이 지나서 개봉하는데 이 모양이냐?' '폭발장면이 왜 이리 어색하냐?' 등등 말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투자비용을 생각해 볼 때 이 정도는 개봉 전 그렇게 까일 필요까지는 있을까 싶을 정도로 무난합니다. 특히 선박이 광안대교에 걸쳐있는 장면이나 화물들이 날라가서 건물에 부딪히는 연출들은 꽤 괜찮았습니다.


이러한 드라마적 요소와 후반 쓰나미의 출격(?)의 연결은 상당히 자연스러운 편입니다. 물론 그 과정은 투모로우에서 보던 것과 큰 차이는 없습니다. 하지만 어느 정도 감독이 노력한 흔적은 볼 수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사실 캐릭터가 많아질 수록 연출도 어려워질 법 한데 물론 난잡한 면도 없잖아 있습니다만 어느 정도 적절한 선에서 잘 마무리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사실 영화를 보고 처음 든 생각은 '이 영화를 옴니버스 식으로 만들면 어떨까?'였습니다. 짧은 분량이겠지만 각각의 캐릭터들의 이야기를 따로 모아서 개별 스토리를 만드는 것이죠. 물론 비용도 훨씬 많이 들 것이고 영화도 길어지겠지만 그런 식으로 만들어도 꽤 재밌을 것 같았습니다.


어찌되었든 '도전'이라는 것이 그것이 '무모한 도전'이라고 할 지라도 일단 하고 보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물론 쓰뤠기 취급받는 디워도 물론 영화 질적 면은 엄청나지만 그러한 도전을 나쁘게 보지는 않았으니까요. 해운대도 같습니다. 물론 질적 측면이 그렇게 뛰어난 편은 아닙니다만 해외애서도 만드는 재난영화 한국이라고 못 만들라는 법은 없다는 것을 보여준 것만으로도 어느 정도 성공은 한 것 같습니다.

배우들의 열연도 괜찮았고 기대치를 완전 낮추고 본 것이 다행이었는지 나름 볼만하긴 했습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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