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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남한 산성
작가 : 김훈
페이지 : 384p
발행일 : 07.04.16.

한 줄 평 : 칼의 노래의 문체와 현의 노래의 시점이 결합된 묘한 소설?

페이지에 비해서 좀 오랫동안 잡고 있었던 남한산성을 다 읽었습니다. 참 읽을 수록 김훈 작가의 문체는 뭔가 묘한데가 있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분명 객관적인 시각에서 적고 있는 듯 하지만 지극히 작가 주관의 느낌도 개입되어 있다는 것입니다. 특히 그러한 두 시각이 뭔가 분리되어 있다기보다는 하나로 잘 스며들어서 구분이 선듯 안 간다는 것이죠.

개인적으로 칼의 노래를 읽고 이런 문체에 호의적인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발행일을 보자면 칼의 노래 쪽이 2달 뒤에 나왔으니 아무래도 오리지널(?)은 이 쪽이 아닐까 싶군요.

그러고 보니 제가 느낀 부분 즉,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가 결합되어 있다는 느낌도 어쩌면 칼/현의 노래가 나오기 바로 전에 발행된 책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 이 책을 내고 나서 각각의 부분을 분리하여 칼의 노래와 현의 노래를 출판한 것이 아닐까 싶군요.


책 내용으로 돌아가서 내용은 인조가 병자호란을 겪은 마지막 부분을 그리고 있습니다. 거제도도 함락되고 사실상 항복직전 상황에서 솔직히 별 의미없이 견디고 있는 인조를 보고 있노라면 도대체 무슨 생각인지 모르겠더군요. 만약 조금이라도 더 개기면(?) 자신들에게 조금이라도 유리한 부분이 생길 것이라고 생각한 것일까요?

하지만 절대 그럴 수가 없는 것이 이미 그 상황에서 남한산성을 '제외한' 다른 곳들은 모두 함락되어 반격의 힘조차 없었기 때문입니다. 침략하는 쪽에서는 언제까지고 기다리거나 침공할 수 있는 그런 상황이었죠. 한 마디로 쓸데없는 반항이었습니다.

뭐 결국 내부적으로도 항복과 반항 두 부류가 생기게 되지만 솔직히 어느 쪽도 편들기 힘든 상황인 것은 사실입니다. 두 당파 모두 어느 정도 자신들에게 유리하도록 칸과 대적하고 있었고 말이죠. 그렇다 하더라도 총체적인 상황을 보자면 (마지막 상황도 그렇고요) 오히려 좀 더 항복하는 편이 좋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여러가지로 안타까운 일이죠.


글은 그렇게 빨리 읽히는 편은 아닙니다. 전체적인 느낌은 칼의 노래에 가깝고 그러한 느낌 때문에 구입한 책입니다만 그렇게 속도감 있게 읽히지 않더군요. 각 파트도 상당히 많이 나뉘어져 있고 짧은 편이지만 묘하게 문장 자체가 좀 빡빡하다고 해야 할까요? 딱딱 끊어읽어야 머릿속에 들어오는 그런 느낌이 강했습니다. 덕분에 무지 느리게 읽었더라는....

책 자체는 김훈작가 스타일을 잘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읽어보면 작가의 스타일이 단숨에 느껴질 정도니까요. 책 자체의 내용도 재밌고 꽤 흥미롭지만 역시 이미 알고 있는 결과다 보니 조금은 전개가 지루하게 느껴질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래도 그 과정의 재미는 꽤 몰입감이 강하게 느껴지더군요.

전체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책이었습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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