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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OLUMBIA PICTURES. All rights reserved.


아마 영화 역사상 가장 큰 재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은 2012를 어제 조조로 보고 왔습니다. 놀토였는지 초딩들이 아주 바글바글한 와중에 다행이도 조금은 조용한 가운데 영화를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어쨌든 재난영화에 지독히도 집착하는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은 이번에는 아주 대 놓고 지구를 박살내 버리는 영화를 만들었더군요. 뭐 이런 류의 영화는 언제든 환영인지라 냅다 달렸습니다.

하지만 역시 롤랜드 감독 답게 시사회에서부터 일부 리뷰에서는 '스트로의 문제점' 언급되더군요. 뭐 사실 롤랜드 에머리히 영화에서 스토리가 좋았던 적은 한 번도 없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런 의미에서 투모로우는 의외로 둘 다 잡은 수작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전혀 그런 점에 상관치 않고 관람을 하였습니다.

그리고 생각했죠. 이건 '스토리'의 문제가 아니라 '설정'의 문제라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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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09년 시점에서 미국의 과학자와 인도의 과학자들이 미래에 발생할 지구의 대재앙을 예측하고 그것을 정부에 알리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3년간의 기간에 G8의 국가들은 '완전히' 비밀리에 중국에 '노아의 방주'를 만들죠. 그것도 아주 대규모로요. 그 와중에 주인공은 찰리라는 미친게이의 미친방송을 듣고 미친소리라고 생각하지만 결국 그 방송을 믿고 가족들을 미리 대피시키게 되죠. 뭐 나중에는 너무나도 당연히 노아의 방주에 개구멍으로 탑승해서 끈질기게 살아남습니다.

이런 스토리를 보면 사실 눈에 띄게 '허접한 부분'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미국만세!' 부분도 그다지 느껴지지 않고 그렇다고 대통령이 나서서 미국 국민들을 살리는 영웅주의적인 모습도 그다지 느껴지지 않죠. 오히려 이전의 작품들에 비해서 지독히 무난한 스토리를 가지고 있었다고 생각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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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문제점이 무엇이냐? 바로 몇몇 부분에서 아주아주 눈에 띄는 설정들이 문제라는 것이죠.

우선 주인공이 모는 모든 차들은 차의 무게, 크기 등에 상관없이 '점프 기능' 기본 탑재라는 것입니다. 그것이 리무진이든 캠핑카든 일단 주인공이 몰면 그것으로 만사 OK. 뭔가 극적인 부분을 연출하고 싶다는 생각에 집어넣은 장면이 아닐까 싶지만 이건 솔직히 너무 어이가 없어서 실소를 머금게 만들더군요. 솔직히 흔하디 흔한 벤츠나 크라이슬러 정도만 되어도 어느 정도 수긍은 했을 것이라 생각됩니다.

그리고 '서당개 삼일이면 풍월을 읊는다' 수준의 설정은 자동차 점프보다 더 어이가 없는 수준이었죠. 도대체 경비행기 며칠 연수받은 아저씨가 보잉급 여객기의 부기장이라니요. 아무리 그래도 눈감아 줄 수 있는 부분이라는 것에도 한계가 있는 법인데 관객들에게 그냥 보라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옐로우스톤이 대폭발하는 것보다 더 현실성이 없더군요.

게다가 너무나도 흔하디 흔한 공식. '개와 어린이는 죽이지 않는다' 를 너무나도 잘 지켜주고 있다는 것입니다. 사람은 죽어도 개는 죽지 않고 아빠는 죽지만 어린이는 죽지 않는....물론 이것이 잘못된 공식은 아닙니다만 그 장면의 연출이 문제랄까요?

마지막으로 오히려 민폐를 끼치는 주인공들. 뭐 대놓고 '노아'라는 이름을 지은 것을 보면 딱 답이 나오긴 합니다만 (누구의 이름인지는 영화를 보시길...ㅎㅎ) 이건 뭐 지들 살겠다고 다른 사람 다 죽게 만들 뻔 했으니 이건 민폐 수준이 아니라 사회악 수준이 아닐까 싶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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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거슬리는 부분을 제외하고는 의외로 잘 만들어진 영화라는 생각도 지울 수가 없더군요. 물론 초반에 너무 빵빵 터트려서 후반이 좀 늘어지는 감이 없잖아 있습니다만 그래도 '지겹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습니다. 아니 오히려 그렇게 구성상의 악평들이 쏟아진 것에 비하면 너무나도 무난하게 감상을 한 편이라는 생각도 드는군요.

솔직히 10000 BC는 정말 스토리상 최악이었기 때문에 조금은 불안함이 있었습니다만 뭐 이 정도면 투모로우와 거의 동급이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단테스 피크, 포세이돈, 일본침몰(?) 등을 한 번에 보는 맛도 꽤 쏠쏠한 편이고 말이죠. 특히 일반 관객에게는 상당히 어필이 될 만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안 그래도 지금 볼 영화가 없으니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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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족한 부분은 분명히 있습니다만 그래도 꽤 볼만한 영화라는 생각이 듭니다. 오락영화로서는 상당히 눈요깃거리도 되고 말이죠. 솔직히 이런 영화 보면서 너무 세세하게 파고드는 것도 별로 할 짓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긴 합니다. 정말 잘 짜여진 이야기라면 차라리 스릴러나 드라마 같은 장르에서 찾아야 될 것 같고 말이죠.

내 맘대로 별점 : ★★★★


p.s. 어쨌든 이 영화에서 가장 각인되는 케릭터는 찰리.....
p.s.2 초반 도시침몰 장면도 좋았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옐로우스톤에서의 대폭발 장면이 상당히 화려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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