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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수년 만에 그것도 '한글화'라는 엄청난 짓을 저지르면서 발매가 되었죠. 파이널 판타지가 한글화라는데 무슨 말이 필요한가요? 그냥 지르고 봤습니다. 물론 일반판으로요. 최근 앨런 웨이크며 블루레이며, 그래픽 노블을 지른 것이 많아서 돈이 없어요. 인턴비도 6월 10일에나 들어와서 말이죠.

어쨌든 그렇게 엔딩을 봤습니다. 사실 파이널판타지는 7 이후로 그냥 네임벨류만을 유지하기 위한 게임이라는 생각이 박혀 있기 때문에 저도 파이널 판타지라는 것에 연연하지 않고 그냥 하나의 RPG 게임을 한다는 생각으로 플레이했습니다.



전반적인 스토리는 하늘에 떠 있는 '코쿤'과 코쿤을 다스리는 성부 그 성부를 다스리는 '성부의 팔씨' 그리고 코쿤 아래에 있는 '펄스''펄스의 팔씨' 간의 관계 그리고 그러한 펄스가 자기들을 위한 사명을 부여한 인간 '르씨'의 캐릭터가 이야기의 중심을 이루고 있습니다.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캐릭터는 총 6명으로 개개인 모두 사연이 존재하죠. 그리고 6명의 캐릭터 모두 '르씨'입니다.

캐릭터에 대해서 먼저 말하자면 '전형적인' 일본 게임에서 볼 법한 캐릭터들이 몽땅 모여있습니다. 찌질했다가 정신차리는 캐릭터부터 만날 '지켜줄께!'를 외치는 캐릭터 그리고 '전부 내 탓이야~'를 외치는 캐릭터까지 정말 '신선한' 캐릭터는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 더 큰 문제는 얘들이 정신차리는 시점이 정말 게임의 3/4를 지나간 시점이라는 것이죠. 솔직히 캐릭터들이 '신선하다'는 느낌만 받았으면 게임을 즐기는데 좀 더 재미를 느꼈을지 모르겠습니다.


그런 캐릭터들은 모두 3가지의 옵티마 즉, '능력'을 가지고 있는데 이 시스템은 제가 봤을 때 파판 X의 '스피어 반'의 업그레이드라고 보여집니다. 능력에는 '어택커' '블라스터' '힐러' '재머' '디펜더' '인핸서'가 있는데 선택되는 옵티마의 종류는 애초에 정해져 있어서 플레이어는 어쩌면 능력치를 올리는데 수월함을 느낄 수 있다고 봅니다. 하지만 결국 3가지 옵티마 모두 나중에는 다 올리게 되므로 처음부터 그냥 한 가지씩 몰아주는 식이 제일 편한 것 같더군요.

이런 옵티마는 전투시 사용되는 캐릭터 3명에 따라 그 조합을 달리하는데 물론 플레이어가 직접 선택하여 설정하는 것도 가능합니다. 다만 이 조합이 생각외로 중요해서 의외로 막 조합했다가는 만날 두들겨 패는 것이나 볼 수 밖에 없으니 좀 더 다양한 효과와 효율적인 전투를 위해서는 조금은 조합에 신경을 쓰는 편이 좋다고 봅니다.


전투 시스템은 '실시간 턴'입니다. 플레이어는 '리더'로 지정된 캐릭터만 조종할 수 있고 나머지는 ALL 자동입니다. 그리고 기존의 한 번씩 공격하는 턴이 아닌 실시간으로 공격과 방어를 주고 받습니다만 'ATB 게이지'라는 것이 존재해서 '실시간'과는 거리가 좀 있습니다. 공격에 필요한 ATB 칸만큼 소모하면서 공격이나 마법을 시전하게 되는 것이죠. 이 ATB 게이지는 전투 중에 실시간으로 충전이 되고 처음에는 3칸이지만 나중에는 이벤트를 통해 늘어납니다.

그리고 적에게는 '체인 게이지'라는 것이 존재해서 마법과 공격을 통해 이 체인 게이지를 채우게 되면 '브레이크' 상태가 되고 이 때부터 체이 게이지가 깎이면서 적이 받게 되는 데미지가 % 단위로 올라가게 됩니다. 무척 유용하면서 단점인 시스템이죠. 또한 TP게이지라는 것도 존재해서 이를 이용해 특수 스킬이나 소환수를 소환하기도 합니다.

이 전투 시스템은 파판을 10 이후로 처음 해 본 저에게는 꽤나 재밌는 시스템이었습니다. 꽤 긴장감도 있고 여러모로 '실시간적'인 느낌이 들기도 했고 말이죠. 문제는 '조종할 수 있는 캐릭터'에 있습니다. 전투 중에 '리더'가 죽게 되면 게임오버가 됨에도 불구하고 전투 중에 '리더'를 바꿀 수가 없습니다. 글쎄요. '원래 그런거야'라고 한다면 할 말이 없지만 제 기억에 '블루 드래곤'은 그런 시스템을 어떻게 적용했었다고 기억합니다. 그렇다면 몇 년이나 지나서 나온 파판은 충분히 가능하지 않았나 싶더군요.

그리고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하는 '체인 게이지' 시스템은 그야말로 애매한 시스템입니다. 이 시스템으로 인해서 '데미지'라는 것이 별로 중요하지 않아지고 (물론 그렇다고 데미지가 필요없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그렇게 되다보니 '무기'에 대한 부분도 별로 신경을 쓰지 않게 됩니다. 그 예로 저는 초반 지급된 무기를 단 한번도 업그레이드하지 않고 엔딩을 보았죠. 글쎄요. 이 게임이 RPG라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이런 부분은 정말 큰 단점이 아닐까 생각되더군요.

한 가지 더 애매한 시스템은 바로 '소환수'입니다. 파판에서 이 소환수를 빼면 섭섭할 수 있을 만큼 소환수의 존재는 꽤나 큰데요. 물론 이번에도 각 캐릭터별로 소환수가 존재합니다. 문제는 이 '소환수'를 '리더만' 꺼낼 수 있다는 것이죠. 어떻게 보면 별로 상관이 없을 것 같은데 문제는 리더가 얼마나 자주 바뀌느냐는 것이죠. 소환수를 사용하려면 당연히 모든 캐릭터가 리더가 되어야 하는데 모든 소환수를 얻는 시점이 완전 후반부에나 가능한데다 그 이후에는 그렇게 많이 리더가 바뀌는 편이 아닙니다. 전투 중 캐릭터를 바꾸자니 시스템이 복잡해지는데 그렇게 되다 보니 소환수를 모두 사용해 볼 일이 별로 없는....정말 애매한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왕 아이템에 대한 얘기가 나왔으니 그 얘기를 이어서 해 보자면 '장비' 자체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습니다. 갑옷도 없고 그나마 있는 것은 '액세서리'죠. 그 액세서리도 재료를 이용하여 업그레이드가 가능합니다만 글쎄요. 저는 한 번도 업그레이드 한 적이 없군요.

또한 '마을'이란 개념도 없어서 저장이나 업그레이드, 상점을 모두 이상한 공중부양 기계에서 모두 처리한다는 것입니다. RPG에서 마을이란 개념은 여관에서의 저장이나 상점에서의 매매 그리고 부가적인 퀘스트를 받기 위한 중요한 요소라고 생각하는 저로서는 솔직히 어이가 없었습니다. 당연 마을이 없다보니 다른 곳에 갈 필요도 없어지고 그러다 보니 길은 무조건 외길(11장은 제외) 그리고 진행 방식도 '전투 -> 동영상'의 무한 반복입니다. 그 이외에 플레이어가 간섭하는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물론 이전 파판에서도 그러했지만 당연히 '분기점'이란 것도 존재하지 않습니다. 주관적으로 생각하면 '그래픽'과 '사운드'와 'OST'와 '전투의 박진감'을 제외하면 이 게임의 매력은 ZERO입니다. 특히 RPG로서의 매력은 말이죠. 이번 파판은 RPG가 단순히 플레이어가 주인공이 되서 정해진 이야기를 진행해 나가는 것으로 해석해 버린 것 같은 느낌입니다. 마치 최근에 즐긴 앨런 웨이크처럼 말이죠.


다음 파판 시리즈는 '베르서스'라고 했던가요? 심혈을 기울여 만든다고 하는데 제발 심혈을 기울여 만들어주기 바랍니다. 물론 할 수 있을지 없을지는 모르지만 글쎄요. 이런 파판이라면 앞으로는 한글화가 되어도 PASS할 것 가튼 기분이 많이 드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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