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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 전부터 감독이며 스텝이며 배우들이 개고생하면서 찍었다는 둥 로케이션을 엄청 돌렸다는 둥 대단한(?) 소문들이 무성했던 영화 '황해'를 보고 왔습니다. 사실 추격자 때문에 감독에 대한 기대가 대단했던 것도 한 몫했고 말이죠.

결과적으로 황해는 연말을 마무리하기에는 정말 딱인 '화려한 영화'입니다. 볼거리 풍부하고 시나리오 괜찮고 배우들 연기는 이미 검증이 된 상태니까 말이죠. 한 마디로 '더 커진' 추격자를 보는 듯한 느낌입니다. 한 가지 주의 할 점은 올해 최고로 이슈가 되었던 '악마를 보았다'보다 '더' 잔인합니다.

영화 속 잔인함에 대해서 크게 신경쓰지 않는 저이지만 이 영화 확실히 '악마...'보다 잔인합니다. 정말로요.



두서는 이 정도로 마무리하고 영화의 이야기를 좀 해보자면 뭐 '스케일'을 빼 먹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돈이 들어간 만큼 영화를 찍은 장소도 상당히 많아졌고 돈이 들어갔다고 생각 될 만한 장면들도 상당히 많습니다. 뭐랄까 이 감독은 돈을 어떻게 사용해야 영화가 맛깔나게 나오는지를 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대부분의 사람이 국내 영화에서 최고의 카체이싱이라고 언급하는 후반부의 자동차 추격씬은 좀 별로였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한 표현을 하자면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너무 많은 컷을 너무 빠르게 보여주어서 오히려 난잡하다는 생각이 들었고 다른 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스타일을 찾을 수도 없었던 것 같습니다. 글쎄요. 이것도 개인차겠지만 전 어쩔 수 없더군요.



하지만 전체적인 시나리오나 연출적인 부분은 추격자와 대등했다고 여겨집니다. (제가 추격자 이상이라고 하지 않는 이유는 추격자가 워낙에 잘 만들어졌다는 생각을 하고 있기 때문이죠. 웬만하면 나홍진 감독의 차기작들 중에서 추격자를 능가하는 영화는 나오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요.)

끊고 맺음이 확실한 것은 여전하고 빠른 컷 전환으로 긴장감을 살려주는 것도 괜찮았습니다. 중간중간 터지는 개그도 괜찮았구요. 4장으로 구성된 만큼 영화의 상영시간도 그 만큼 길지만 사실 그렇게 길게 느껴지지 않는 것은 감독의 연출력 덕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거기다가 타짜의 아귀나 추격자의 중호를 능가하는 면가의 캐릭터는 그야말로 유아독존이 무엇인지를 보여주는데 정말 먼치킨 캐릭터 수준입니다. 구남도 만만찮구요. 어찌보면 추격자에서의 선악의 역할이 서로 바뀌었다고도 할 수 있는데 캐릭터의 개성은 훨씬 더 살아난 느낌입니다.



글쎄요. 어찌보면 추격자의 세밀한 디테일은 느껴지지 않을지도 모릅니다. 스케일이 상대적으로 너무 커졌으니까요. 하지만 재미만으로 따지면 그렇게 부족하지는 않습니다. 나홍진 감독을 영원히 따라다닐 추격자 수준의 재미는 있었다고 생각하니까요. 큰 기대를 안 해서일지는 모르지만 그래도 이 정도라면 충분히 극장에서 볼 만한 값은 한다고 생각됩니다.

덧. 나홍진 감독은 추격자에서도 그랬지만 여전히 휴대폰이란 기기에 애착을 가지고 있는 것이 아닐까 싶기도 하군요.

덧2. 일단 이 영화를 보시기 전에 절대 '추격자'에서와 같은 '추격'을 기대하지 마시기 바랍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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