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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수 많은 사람들이 출근하는 모습이나 스포츠를 보는 등의 장면을 화면분활로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고 한 인물이 여행 준비를 하고 집을 떠나는 부분으로 집중되죠. 영화의 시작은 여행을 떠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사소하지만 복선으로 작용하는 여행 준비과정도 화면분활을 통해 보여주죠. 영화는 이렇게 한 남자가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그 남자는 아주 낙천적이라고 해야 할까요. 능글맞다고 해야 할까요. 자전거를 타다가 넘어져도 호탕하게 웃으며 사진으로 남기는 성격의 소유자죠. 그런 성격을 확실하게 보여주는 부분은 바로 뒤에 이어지는 두 명의 여성 여행객들과의 에피소드에서 확고히 굳혀집니다. 영화 시작 후 짧은 시간 안에 주인공의 성격을 모두 보여주죠.

그런 남자가 새로운 길을 찾다가 바위와 함께 떨어지면서 손이 바위에 끼이게 됩니다. 난감하죠. 절망적입니다. 낙천적이고 호탕하며 능글맞기까지 한 남자도 처음에는 이성을 잃을 뻔 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곧 정신을 차리죠. 스스로 다짐합니다. '이성을 잃으면 안돼...' 하고 말이죠. 그 때부터 바위에서 탈출하기 위한 사투가 시작됩니다.

영화는 남자가 바위에서 사투를 버리는 127시간을 아주 간결한 편집을 통해서 몰입감을 높이고 있습니다. 불필요한 부분을 과감히 없애고 정말 중요한 부분만을 화면분활이나 일반 캠코더 화면 등을 이용하여 스타일리쉬하게 연출해 나가고 있습니다.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보지 못 했지만 대니 보일 감독의 촬영 기법은 큰 기교가 들어간 것 같지는 않지만 스타일리쉬한 느낌을 많이 받습니다. 그것도 능력이겠지요.

그리고 암벽등반이나 체중감량을 통해 최고의 연기를 펼친 제임스 프랑코의 연기는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괜히 오스카에 남우주연상 후보로 올라간 것이 아니었습니다. 절망적인 상황에서의 사람의 심리를 가감없이 보여주었습니다. 환상 / 환청 그리고 자신의 인생을 뒤돌아보게 되는 사람의 인생을 정말 잘 표현했다고 생각됩니다.

영화의 상영시간은 1시간 반 남짓입니다만 절대 짧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더 늘어났으면 지루함을 느낄 수도 있었겠죠. 대니 보일 감독은 짧은 시간 안에 밀도있는 구성을 보여주었고 그건 관객들에게 잘 먹히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영화의 완성도가 이미 최고의 수준에 올라가 있으니 말이죠.

한 남자의 인생의 마지막에서 내리는 결단을 극장에서 관람해 보시기 바랍니다. 영화는 정말 강추입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내용과는 별개로 여행을 시작하는 첫 장면에서 자전거를 시원하게 타는 장면이 나오는데 정말 한 번 달려보고 싶더군요.

덧2. 정말 인생의 마지막에서는 과거의 삶들이 파노라마처럼 보이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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