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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포일러가 어쩔 수 없이 들어갈 수 있습니다 **


영화는 발레리노가 발레를 하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그리곤 꿈에서 깨어나지요. 첫 이 장면은 후에 있을 일의 복선이라고 생각합니다만 그건 관객마다 다 다르겠죠. 영화는 이렇게 주인공의 '꿈'을 보여주는 것으로 시작합니다.

나탈리 포트만이 연기한 니나는 기술적으로는 완벽한 발레리노입니다. 모든 무용 기술을 완벽하게 소화하는 캐릭터죠. 하지만 아쉽게도 감정적인 부분에서 부족한 면이 보입니다. 그 때문에 새로이 열리는 '백조의 호수' 주인공 역할에 어울리지 않는다는 얘기도 듣습니다.

하지만 이런 감정적인 부분이 결국 그녀 자신을 나락으로 떨어트립니다.

어찌되었든 어떤 사건을 계기로 그녀는 백조의 호수 주인공이 됩니다. 처음에는 좋아서 죽으려고 하죠. 미친듯이 연습합니다. 당연하겠죠. 티는 안 내지만 누구라도 그녀의 자리를 빼앗으려고 벼르고 있을테니 말이죠. 단장도 그녀의 부족한 점을 채워주기 위해서 과감한 조언(?)을 해 줍니다.

하지만 어디에선가부터 뭔가가 어긋나기 시작합니다. 어디서부터였을까요? 처음부터? 그녀의 등에 상처가 생기기 시작했을부터? 그건 중요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결국 그녀가 '미쳐가고 있다'는 것이죠. 백조와 흑조라는 캐릭터에 사로잡힌 그녀는 관객들도 느낄 수 있을 정도로 빠르게 미쳐갑니다. 그리고 단장은 말하죠. "너의 최대의 적은 너 안에 있어"

릴리라는 캐릭터는 그런 그녀의 광기나 집착을 더 강하게 만들어주는 캐릭터임과 동시에 영화를 더 흥미진진하게 만들어주는 역할을 합니다. 자칫 드라마라는 장르로서 지루해질 수 있는 영화를 상당히 긴장감 있게 만드는 요소로서 적절히 투입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이 듭니다.

어찌보면 영화의 결말이 '백조의 호수' 이야기와 똑같을 것이라고 관객들은 쉽게 눈치챌 수 있을 겁니다. 그렇기 때문에 내용을 미리 알아챘음에도 불구하고 짜릿한 긴장감과 섬뜩함 그리고 전율을 느끼게 해준 대런 아로노프스키 감독의 연출은 상당했다고 생각합니다. 영화 전체의 80%에서는 긴장감의 연속을 보여주더니 마지막 20%에서는 전율을 느끼게 해 주었죠. 올 해 본 영화 중에서 최고의 전율을 느끼게 해 준 마지막 20% 였습니다.

굳이 따로 말 할 필요도 없이 이번 오스카 시상식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은 나탈리 포트만의 연기는 최곱니다. 유치한 표현이지만 짱이에요. 거의 혼자서 영화를 이끌어가지만 단 한번도 영화의 주도권을 내주는 느낌이 들지 않습니다. 그녀의 연기만으로도 충분히 볼 가치가 있습니다.

자신의 일에 집착과 광기로 빠져드는 그녀를 극장에서 꼭 보시기 바랍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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