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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월 최고 기대작 중 세번째인 '마이웨이'를 보고 왔습니다. 강제규 감독의 4번째 블럭버스터이자 간만의 전쟁영화였기에 조금 기대를 한 상태에서 관람을 했었죠......크리스마스 이브날 그것도 동성의 친구와 함께.

사실 보기 전에 혹평이 많았던터라 망설임이 약간 있긴 했습니다만 개봉 영화 대부분을 보는 성향상 안 볼 수는 없었기에(일단 기대가 있었으니까요...) 일단 보자는 생각으로 감상을 했습니다만 개인적으로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일단 이 영화는 전쟁영화인 만큼 전쟁 장면에 대해서 말해보자면 (대다수의 관객들이 동의할 듯 싶습니다만) 비쥬얼적으로는 헐리우드 블럭버스터 못지 않습니다. 300억 가량의 제작비가 들었다고 하던데 만약 헐리우드에서 300억 주면서 이런 퀄리티의 전쟁 장면을 찍으라고 한다면 '에너미 앳 더 게이트'의 스탈린그라드 전쟁 장면 하나라도 찍을 수 있을까 모르겠습니다.

그 만큼 전쟁 장면만큼은 그 퀄리티의 완성도에 있어서 비난의 여지가 전혀 없습니다.


그리고 영화를 보고 나서 다른 리뷰들을 읽어보니 주인공 준식이 너무 착하다느니 재미가 없다느니 등의 의견들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는 이것도 크게 문제가 없었다는 생각입니다. 물론 착하긴 합니다. 영화 내내 남들 살리려고 자기가 개고생하는 전형적인 장동건에게 맞는 역할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분노마저 삭히는 스타일은 아닙니다.

소련에게 잡혀서 수용소에 갖히고 나서는 타츠오에 대한 분노가 폭발하기도 하죠. 물론 그 분노가 타츠오의 죽음으로까지 이어지지는 않습니다만 어쨌든 마냥 착한 척만 하고 있지는 않다는 겁니다.

상대적으로 인간성의 변화가 심했던 타츠오가 물론 입체적으로 보이긴 합니다. 준식의 친구로 나오는 종대라는 캐릭터도 입체적으로 나오고 있구요. 게다가 오히려 이 두 명의 캐릭터가 훨씬 전쟁터에서 인간이 보여주는 그 본질적인 모습에 다다라있기도 합니다. 상당히 리얼한 캐릭터들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준식이라는 캐릭터가 재미가 없지는 않습니다. 하나의 캐릭터로서 영화의 중심을 충분히 잡고 있죠.


하지만 문제는 무엇이냐면 강제규 감독은 이번 영화에서도 '태극기 휘날리며'와 같은 감동을 관객에게 주려고 했다는 겁니다. 그런데 이 감동의 요소가 태극기...와는 너무 달라서 섣불리 감동을 받기가 쉽지 않다는 것이 문제죠.

생각해 보면 태극기...는 최소한 지금의 할아버지 세대는 충분히 공감할 만한 요소를 가지고 있습니다. 아니 우리 아버지 뻘만 되더라도 그러한 상황을 겪으신 분들도 있을 만큼 멀지 않은 이야기였고 남의 이야기가 아니었죠.

그런데 마이웨이는 이미 감동의 요소가 우리의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안 될 수도 있는 그런 가능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한국이 배경도 아니고 그렇다고 가족애가 크게 그려진 것도 아니고 그렇다고 한국전쟁이 주무대도 아닙니다. 더 큰 문제는 한국인과 일본인의 우정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죠.


여기서 제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주인공이 한국인과 일본인이라는 것이 아니라 그런 '경험'을 가지고 그런 내용에 감동을 받을 만한 사람이 과연 얼마나 될 것이라는 부분이죠. 이건 애초에 감동을 받으려고 해도 감동을 받기 힘든 코드를 가지고 관객들에게 '너 여기서 감동해!'라고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강하게 받았습니다.

태극기.... 때는 그래도 그런 작위적인 부분이 느껴져도 충분히 감동을 받았다고 생각합니다만 이번 영화는 주인공도 너무 멀리 갔지만 감독의 생각도 너무 멀리 가버렸습니다. 관객들이 감동을 받기를 원했다면 그것도 일제치하 시대의 2차 세계 대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면 전쟁의 소재를 좀 가까운 곳에서 찾아야 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런 부분때문에 비쥬얼적인 완성도가 오히려 묻혀버리는 느낌마저 듭니다. 시나리오도 그렇게 문제될 만한 부분이 없었거든요. 무난한 시나리오였음에도 불구하고 부질없는 감동 코드 때문에 생판 영화가 범작 혹은 (개인에 따라) 범작 이하의 영화가 되어버리는 상황이 됐습니다.

그래도 솔직히 7광구나 퀵이나 디워에 비하면 아니 비교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런 영화들보다는 몇 단계는 위라고 하죠...

글쎄요. '한 번 볼까?'라는 생각이 드신다면 봐도 크게 실망은 하지 않을 것 같습니다만 그렇다고 무조건적인 추천은 날리고 싶지 않은 영화네요...

내 맘대로 별점 : ★★★

덧1. 구로 cgv에서 관람을 했습니다만 4D도 아닌 상영관에서 진동 의자는 상당히 신선한 경험이었습니다. 사운드에 따라 의자가 진동하니 생동감이 훨씬 좋더군요.

덧2. 부질없는 언론플레이와 알바만 아니었으면 오히려 평가는 좀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덧3. 판빙빙은 그 짧은 시간에도 자신의 미모를 한껏 과시하고 가더군요.....(거지꼴인데도...)

덧4. 둘 다 거지꼴이라도 오다기리 쪽이 좀 더 멋있더군요....그나저나 오다기리 죠는 어떻게 캐스팅이 되었는지 궁금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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