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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틴틴의 모험'과 함께 거의 동시에 상영을 시작한 워 호스가 국내에도 개봉이 되었습니다. 사실 스티븐 스필버그라면 두말 않고 달려가기 때문에 이번에도 당연히 달려가긴 했습니다만 내심 불안하긴 했습니다. 최근 그 분의 영화는 꽤나 호불호가 갈리는 영화가 많았고 과거 그의 작품들과 비교해보면 사실 전체적으로 떨어진다는 생각이 많이 들었거든요...


그렇다면 이 영화는 어땠을까요?


한 마디로 '현대극을 현대극답지 않게 보여준 영화'였습니다. 이 영화는 영화가 시작할 때부터 마치 '고전 영화'에서나 볼 법한 오프닝으로 시작합니다. 고즈넉한 뒷동산 (마치 사운드 오브 뮤직의 뒷산(?)을 보는 듯한...) 그리고 농장과 고즈넉한 집을 보여주고 있는데 심지어 '고전 필터'를 입힌 듯한 때깔까지 보여주고 있습니다.

한 마디로 이 영화는 지독하게 고전 영화스럽게 보여주기 위해서 노력했다는 것이겠죠. 그리고 그러한 고전의 향수는 스토리에서마저 풀풀 풍깁니다. 촌스럽게 경쟁에 붙어 웃돈 주고 사 온 비실이 말이 나중에는 밭도 갈다가 전쟁이 터지자 군말로 팔려나가고 이 말의 고군분투기를 보여주다가 말을 찾고자 자원 입대하여 개고생을 하다가 주인공 러블리한 엔딩을 맡는다는 쌍팔년도에도 보기 힘든 손발이 오그라드는 시나리오를 가지고 있습니다.

거기다가 감독은 가족 영화 전문가 스필버그 옹이시니 더 이상의 설명은.....쿨럭


그런데 촌스럽지 않아요....


바로 이 점이 이 영화의 대단한 부분 중에 하납니다. 화면 구성, 시나리오 모두 고전의 향기가 풍기는 걸 생각하면 이 영화는 지독하게 촌스럽게 보여야 하는데 전혀 그렇지가 않다는 겁니다.

오히려 세련된 편집과 연출로 인한 이 영화의 몰입도는 대단한 수준입니다. 단지 겉모습만 고전의 향기를 살렸을 뿐 그 속까지 고전으로 버무리지는 않았죠. 만약 그 속까지 고전으로 버무렸다면 정말 이 영화는 촌스럽다는 생각을 하기에 적합한 영화가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렇다고 무조건 고전의 스타일이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만 사실 비쥬얼적으로나 연출적으로 세련된 화면을 보고 자란 80년대 생인 저에게는 아무리 잘 만든 고전이라 할 지라도 '촌스럽다'는 생각이 안 들 수는 없거든요. 감독은 아마 이러한 부분을 충분히 생각하고 영화를 만들었다고 보여집니다.


말 이야기를 한 번 해보죠...


영화에서 물론 배우들의 연기는 좋았습니다. 영화의 느낌을 살리기에는 전혀 모자람이 없었죠. 그런데 어디까지 주인공은 말이고 말의 연기에 대해서 적지 않을 수는 없을 것 같습니다.

사실 중간중간 말의 모습을 보고 '이거 혹시 cg로 만든거 아냐?'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뭔가 할 수 없을 것 같은 장면들을 마구 찍어내는데 정말 말에 대한 단 하나의 cg도 사용하지 않고 이 영화를 찍었다면 이건 말에게 남우조연상 이상은 주어도 전혀 손색이 없을 정도입니다.

지금까지 동물영화를 몇 번 보긴 했는데 이 영화에서 말이 보여준 여러 장면들은 상당히 대단합니다. 그야말로 top에 들 만한 수준의 연기를 보여주고 있죠. 그러한 부분에 대한 설명을 하기에는 너무 많은 내용을 적어야 할 것 같으니 이만 줄이겠습니다만 말 연기 하나만으로도 이 영화는 재밌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지만 스필버그 감독의 스타일은 지겨울 수도 있습니다.


고전의 향기가 풍기는 것도 좋고 세련된 편집과 연출로 극을 이끌어가는 것도 좋았습니다. 하지만 역시 이 영화는 감독이 누구인지 모르고 보아도 '아 이 영화는 스필버그가 만들었구나~'라는 생각이 들 겁니다.

그 만큼 이 영화는 역시 스필버그 감독 스스로의 스타일을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그가 보여주었던 가족애에 대한 이야기는 이 영화에서도 여전히 나오고 있으며 그러한 부분은 말의 주인이 바뀔 때마다 재탕되고 있습니다.

솔직히 지겹죠......너무 많이 보아온 장면들이고 구성이었으니까요.

이 영화에서 아쉬웠던 부분이라면 바로 이 부분입니다. 감독 스스로 과거에 보여주었던 부분을 너무 많이 반복하고 있다는 것...그것 말이죠. 이제는 그러한 스타일을 좀 버려도 되지 않을까?란 생각이 들 정도가 되었다고 봅니다. 감독 스스로를 위해서 혹은 관객들을 위해서 말이죠.


하지만 무조건 극장서 관람해야 됩니다.


이러한 영화의 상영관 수가 작은 것은 참으로 안타까운 일입니다. 정말 오랜만에 스필버그 그 이름의 티켓파워를 증명해 줄 수 있는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은데 말이죠. 특히 스크린이 작은 것은 참 아쉬운 일이에요. 여러모로 보나 상영관이 크면 클 수록 이 영화에 대한 몰입도가 높아질 것 같은데 말이죠.

하지만 지금 극장가에서는 그런 기대를 바랄 수는 없고 일단 무조건 관람하시기 바랍니다. 그 만한 재미는 충분히 드립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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