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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우시절(2009)> 이후 횟수로 3년만의 멜로 드라마를 보았습니다. 개봉일은 다음 주입니다만 롯데시네마에서 제공을 하다보니 몇몇 상영관에서 사전에 미리 교차 상영을 하고 있더군요. 그래서 오전에 크로니클을 보고 쉬다가 바로 감상을 하러 갔습니다. 의외로 혼자인 분이 많더군요. (그래도 3분....)


기억의 습작.

영화는 서연이 승민을 찾아와 집을 지어달라고 하면서 시작됩니다. 그리고 영화는 10여년 전 승민과 서연이 만남을 교차로 보여줍니다. 마치 현재 둘의 관계와 과거의 둘의 관계 모두 <어떤 시작>을 나타내고자 했던 것인지 영화는 다른 시점의 같은 인물을 통해서 비슷한 구조의 시나리오를 진행시켜 나갑니다.

<기억의 습작>은 서연과 승민이 상당히 친해진 시점에서 서연이 승민에게 들려주는 음악입니다. 당연하게도 노래의 내용은 승민이 서연을 좋아하시는 감정을 나타냄과 동시에 지금 보고 있는 시점이 현재의 승민과 서연의 과거에 대한 추억이라는 것을 암시해 주고 있는 듯 싶습니다.

또한 집을 짓는다는 것도 어쩌면 현재의 시점에서 그들의 추억을 다시 쌓아간다는 것을 의미하지는도 모르겠구요. 어찌되었든 영화는 이렇게 영화 곳곳에 시점에 대한 힌트를 숨겨주고 있으며 이러한 연출은 전체적으로 영화의 재미를 올려주는데 한 몫 톡톡히 하고 있습니다.


같은 캐릭터 다른 배우

당연하게도 현재의 승민과 서연을 맡은 엄태웅과 한가인 그리고 과거의 승민과 서연을 맡은 이제훈과 배수지의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이 영화에서 배우들의 연기력은 크게 튀는 곳은 없습니다. 그렇다고 잘하지도 않습니다.

엄태웅이야 항상 모난 연기를 하지 않는 편이라서 이번에도 크게 튀지 않습니다. 이제훈이란 배우도 고지전에서 워낙에 호평을 받은 배우라서 그 연기가 여기서도 빛이 나는 느낌입니다. 전혀 색이 다른 캐릭터를 튀지 않게 연기했습니다. 만약 문제가 된다면 역시 한가인과 배수지라는 '배우'입니다.

사실 편견을 가지고 본다면 당연히 이 둘의 연기는 영화를 보기 전에 이미 '뭐 뻔하겠지'라는 생각을 하겠지만 사실 이번 작품에서 한가인과 배수지의 연기는 평균 이하로 떨어지지 않습니다. 최근 <해품달>이라는 드라마에서의 연기를 생각한다면 한가인은 역시 현대극을 해야 한다는 느낌이고 배수지는 <드림하이>에서 보여준 연기에 비하면 장족의 발전을 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다행이죠.


꿀맛같은 조연들.

이 작품에서 <연기>에 대해서 얘기를 하자면 주연 배우들보다도 <조연 배우들>에 대해서 얘기를 하는 것이 맞다는 생각이 듭니다. 특히 승민의 친구로 나오는 납뜩이를 맡은 <조정석>이라는 배우의 연기는 이 영화에서 웃음 포인트를 주는 책임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이 영화의 웃음 포인트 100개 중에서 80개는 아마 이 배우의 연기에서 나온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그 만큼 맛깔나는 연기를 능청스럽게 잘 해주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외에 승민의 애인으로 나오는 은채라는 캐릭터를 맡은 <고준희>나 소장으로 나오는 <박수영> 건축학개론의 교수로 나오는 <김의성>이라는 배우들의 연기는 이 영화의 감칠맛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의외의 결말.

영화의 구성은 현재와 과거 시점을 중심으로 전개되지만 그 이야기는 뻔히 파악이 됩니다. 왜 그들이 헤어졌으며 그들이 어떤 감정을 가지고 있었으며 왜 서연이 현재의 승민을 찾아왔는지 등등.....영화를 보다보면 영화 속의 의문점을 모두 해결이 가능할 만큼 시나리오에 대한 신선함이나 개성은 없습니다.

하지만 엔딩은 상당히 여운이 길게 남습니다. <호우시절>에서 느꼈던 훈훈함과는 많이 다르지만 나름 나쁘지 않은 결말이었습니다. 한 가지 힌트라면 어찌되었든 영화를 반 이상 보셨을 때 생각하는 그런 엔딩은 아니라는 겁니다. 그렇다고 그 반대의 결말도 아니구요.

어쩌면 생각과는 다른 엔딩이 영화를 더 오래 기억하게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영화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멜로 영화이지만 정말 좋게 보았습니다. 군더더기 없는 구성에 여운이 남는 엔딩 그리고 나쁘지 않은 배우들의 연기와 간간히 터져주는 웃음 포인트. 아주 잘 만든 영화라고는 할 수 없지만 수작이라고 할 만한 영화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특히 가족이나 애인과 보기에 상당히 좋은 영화라서 입소문만 좋다면 흥행도 나쁘지 않을 것 같더군요. 다음 주 정식 개봉이니 꼭 한 번 보시기 바랍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한기인이나 배수지나 정말 예쁘더군요....이뿨~~

덧2. 대학 다닐 대 건축학개론이나 들어볼 걸 그랬습니다....

덧3. 블루레이로 나오면 꽤나 때깔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덧4. 보고 있는데 과거의 승민과 서연의 관계와 어찌도 그리 답답하던지....누구 한 명이 먼저 선방을 날려야 되는데 그걸 못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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