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1부 [여자를 증오한 남자들]을 읽은지 시간이 좀 지나고 2부 [불을 가지고 노는 소녀]를 완독했습니다. 뭐랄까 이런 시리즈 소설은 다 읽어야 한다는 의무감에 읽게 되는 그런 것이 있다고 할까요? 물론 그것도 어느 정도 재미가 받쳐주어야 하는 부분이긴 한데 어쨌든 이 시리즈는 기본적인 스릴러로서의 재미는 주고 있는지라 당연하게도 2부를 읽게 되었습니다.
[일단 스포일러가 있을 수 있습니다. 주의하시길]
2부의 이야기는 어쨌든 1편의 주인공이었던 리스베트 살란데르와 미카엘 블롬크비스트가 그대로 주인공으로 이어집니다. 다만 이번 시리즈에서는 살란데르가 살인 용의자로 쫓기기 때문에 그 비중이 1편에 비해서는 조금 줄어듭니다. 대신 새로운 캐릭터들과 그 캐릭터들의 이야기가 좀 더 많아지죠.
하지만 그렇다고 이야기가 산만해지지는 않습니다. 이 소설이 참 재밌는 것은 인물이 이렇게나 많이 나오는데도 불구하고(물론 조연이지만) 이야기가 흐름이 딴 데로 흘러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니까 상을 그렇게나 받았겠지만요.
어쨌든 이야기는 처음부터 끝까지 심해를 밑바닥을 향해서 달려갑니다.
다만 그렇기 때문에 이 책은 호불호가 갈릴 것이라 생각됩니다. 많은 캐릭터들이 여러 시각에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가다 보니 똑같은 문제점을 파고 들지만 무언가 문제점을 진득하게 파고든다는 느낌은 들지 않거든요. 여기서도 휘젓는 느낌 저기서도 휘젓는 느낌입니다.
1부에서 오로지 미카엘과 리스베트 둘이서 문제점을 헤쳐나갔고 그로 인해 문제점을 깊숙이 찔렀다는 느낌이 드는데 반해 2부에서는 여기저기서 많은 사람들이 조사를 하다 보니 힌트도 쉽게 나오는 편이고 그로 인한 사건 해결도 쉽게 한다는 느낌입니다. 사실 책을 읽다 보면 그렇게 신경쓰이는 부분은 아닙니다만 1부와 비교를 해 보면 그 차이가 꽤 큰 편입니다. 아쉬운 부분이죠.
하지만 그렇다고 해도 이야기는 전체적으로 탄탄한 느낌입니다. 게다가 그 두께에 어울리지 않게 엄청 빨리 읽히는 편이라서 '읽는 재미'를 주는데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뭐 이야기가 재밌으니까요. 하지만 3부도 읽어야 할 지는 참 고민이네요. 2부보다도 아쉬움이 남는다면 역시 1부에서 마무리를 지었어야 할 것 같은데 말이죠.
가장 최근에 읽은 책 중에 하나인 '존 스칼지'의 우주 sf 3부작 중 첫 번째 시리즈 <노인의 전쟁>입니다. 사자 사자 해 놓고 이상하게 다른 책들을 사느라 구입을 못 하다가 이번에 구입해서 3일만에 정독한 책입니다. 그리고 그런 만큼 재미는 확실합니다.
이야기는 75세 이상이 되면 입대가 가능한 우주방위군에 입대한 주인공 존 페리의 이야기로 아내가 죽고 75세 생일이 되는 날 우주방위군에 입대를 하여 우주로 갑니다. 그리고 그 곳에서 다른 개척 행성에서의 전투를 미친듯이 벌이죠. 여기서 재밌는 것은 어디서 본 듯한 설정들이 꽤 나온다는 것입니다.
아바타에서 본 듯한 '새로운 몸' (물론 여기서는 '인간'의 형태입니다.) 그리고 '로버트 A. 하인라인'의 스타쉽 트루퍼스에서 나온 듯한 강화 슈트 등 그 소재 자체는 우리가 흔히 보아 온 소재들의 나열입니다. 그리고 그러한 소재는 이 이야기가 끝날 때까지 신선함을 주는 부분은 없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재밌습니다. 일단 소설의 기초가 되는 설정이 신선하고 그 후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데 필요한 적절한 요소들을 잘 배치하여 이야기의 흥미를 무척이나 높이고 있습니다. 이 책은 마치 영화 '스타쉽 트루퍼스'와 비슷한 부분도 있는데 성(性)에 관한 부분이며 인간관계가 그렇습니다.
어쩌면 이 책은 스타쉽 트루퍼스의 20세기 버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만 그렇다고 치면 오히려 칭찬을 해 줘야 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그런 명작의 이름을 이어받을 정도라면 상당히 잘 쓰여진 책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으니 말입니다.
어쨌든 소설은 SF를 기본적인 토대로 하는 만큼 많은 과학적 이야기가 나오며 다양한 외계인의 종족도 나오며 전쟁이란 소재를 또 다른 토대로 하는 만큼 긴박한 전장의 느낌도 잘 살리고 있습니다. 넘치거나 모자르지 않은 수준으로 독자들에게 재미를 선사해 주고 있죠. 오랜만에 잡은 SF(X?) 소설입니다만 후회하지 않을 만한 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