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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최고 기대작이었던 '프로메테우스' 감상을 끝마쳤습니다. 글쎄요....시사회에서의 반응이나 사전 관객들의 반응을 보았을 때를 생각해 본다면 개인적으로 꽤 만족스러운 작품이지 않았나 싶습니다. 워낙에 soso라는 반응이 많아서 무의식적으로 기대치를 낮춰서 그런 걸까요? 뭐 어찌되었든 영화의 매듬새는 나쁘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것 또한 순전히 영화를 좋아하는 제 기준에서 말씀드리는 것이고 정말로 그냥 친구 혹은 가족 혹은 애인과 함께 데이트 코스 정도나 외출 겸 즐기는 문화활동으로 생각하는 일반 관객들 입장으로 생각해 본다면 난감한 작품입니다. 일반 관객들 기준에서는 이 영화는 결코 환영받을 만한 영화가 아니리라 생각되거든요. 그 이유는 아래에 자세히 남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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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시작부터 엄청난 비쥬얼을 보여주면서 시작합니다. BBC 다큐멘터리를 능가하는 웅장함과 대사 한 마디 없는 프롤로그는 이 영화가 앞으로 어떤 분위기를 풍기며 전개 될 것인가를 짐작케 합니다. 그리고 시간은 흘러 지금으로부터 멀지 않은 미래가 되고  과학자 2명은 여러 문명에서 같은 별자리를 보고 이 행성을 찾아 갑니다. 17명의 과학자들을 데리고 말이죠.


그리고 그 행성에서 자신들의 '기원'이라고 할 수 있는 생명체 외에 또 다른 생명체를 찾습니다. 그 때부터가 진정한 시작이죠.


영화는 시작부터 '인류의 기원'을 아예 풀어버리고 시작합니다. 즉, 감독 스스로도 인류의 기원 따위를 찾는데 2시간의 런닝타임을 쓸 생각이 없었던 건지도 모릅니다. 그리고 이 영화를 기다려 온 영화 매니아들도 당연히 인류의 기원보다는 SF 스릴러 사상 최고의 캐릭터라고 할 수 있는 '그 녀석'이 어떻게 탄생되었는지 원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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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쨌든 '그 생물체'의 발견으로 영화의 분위기는 삽시간에 뒤바뀝니다. 그리고 이러한 분위기의 연출은 비쥬얼 퀄리티와 맞물려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이 됩니다. 사실 이 영화는 애매한 스토리 구성으로 욕을 많이 먹고 있는데 그 욕 마저 이 분위기 연출과 비쥬얼 퀄리티가 조금은 완화시키고 있다고 생각 할 정도로 영화의 전반적인 연출과 비쥬얼은 상당합니다.


최신 영화들도 CG가 떡칠이 되어 있다면 '아....몽땅 CG구나'라는 느낌이 강하게 들기 마련인데 과거부터 비쥬얼에 엄청난 공을 들이는 리들리 스콧 감독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스크린을 통해 다가오는 느낌이 참 다릅니다. CG를 CG답지 않게 보인다고 할까요? 물론 그러한 결과물이 장점으로 다가오니 한 명의 관객인 저한테는 더할 나위 없이 반가울 일일 뿐입니다.


그런 연출과 비쥬얼에 배우들의 열연이 더해져서 영화는 아무리 스토리가 이상해도 영화에 몰입할 수 있게 만들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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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생각해 보면 스토리가 이상하다라는 느낌은 감독의 과거 작품인 '킹덤 오브 헤븐'에서도 느꼈단 말이죠. 그리고 그 때도 이런 얘기들이 참 많았습니다. 주인공 발리안이 어떻게 그리 잘 싸웠는지 왜 별다른 반대를 하지 않고 전쟁에 참여를 하게 되었는지 등등 극장 상영본으로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너무나도 많았단 말이죠. 그리고 그러한 이유들이 DVD의 감독판을 통해서 알려지게 되자 그 때서야 이 영화를 다르게 평가한 사람들이 속속 나타납니다.


그러한 부분을 '프로메테우스'에도 적용이 가능하리라 생각됩니다. 너무나도 의문이 많죠. '데이빗은 왜 웨이랜드에게 의문의 유기물을 먹였는가?' '웨이랜드 사의 목적은 무엇인가?' '쇼가 에이리언을 꺼내는 동안 아무도 그 사실을 몰랐는가?' 등등 극장 상영본으로는 알 수 없는 내용들이 너무나도 많은데 분명히 DVD나 블루레이의 감독판을 통해서 완성본이 나오리라 생각됩니다. 이 부분은 그 때 제대로 평가할 수 있겠죠.


하지만 그렇다고 하더라도 관객들에게 너무나도 불친절하다는 것은 변하지 않습니다. 솔직히 이토록 불친절하게 만들었어야 했는지 잘 모르겠더군요. 상영 시간을 좀 더 늘려서라도 조금은 내용 구성에 친절함을 베풀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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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전체적으로 에이리언1,2편과 블레이드 러너의 느낌이 물씬 풍깁니다. 그래서 이 영화가 더더욱 마음에 들죠. 음산하고 찝찝하고 뭔가 개운치 않은 그런 느낌. 에이리언 1,2편에서도 많이 느꼈던 그런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었는데 그런 분위기가 정말 좋았습니다.  사실 요즘 SF 영화들은 너무 밝거나 화끈하거나 해서 눈요기만 한다는 느낌이 강했거든요.


게다가 역시 영화는 보고 나서 할 얘기가 많은 게 좋습니다. 이 영화도 너무나도 많은 떡밥과 에이리언 시리즈와의 연관성으로 할 얘기가 무궁무진합니다. 스페이스 쟈키의 얘기부터 숙주에게서 바로 성충이 되어 나오는 에이리언과 대형 허거페이스에 대한 내용 등등....게다가 프로메테우스 신화와 결합하여 생각한다면 얘깃거리가 밤을 새도 모자랄 판이죠.


어쨌든 기대는 충분히 부응했던 영화입니다. 물론 대중적이지 못해서 흥행은 실패할 것 같지만 개인적으로는 정말 재밌었어요. 처음부터 끝가지 몰입해서 긴장을 놓을 수 없었던 SF 스릴러 영화였습니다.



내 맘대로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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