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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렇듯 시리즈가 이어나가다 보면 항상 끝내야 할 시점이라는 것이 느껴지는 부분이 오기 마련인데 스파이더맨이 그랬고 캐리비안의 해적이 그랬다. 슈렉 또한 마찬가지. 그리고 그 시리즈들의 공통점은 3편이 막장이었다는 것인데 그런 연계선상에서 이번 [MIB3]도 불안하기는 매한가지였다.

 

하지만 그렇다고 이 영화를 안 볼 내가 아니었기에 그리고 친구녀석이 돈 낸다는데 당연히 봐야 하지 않겠는가? 그냥 심심풀이 땅콩 정도로 생각하고 편안한 마음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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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의외였다면 의외인 것이 이번 [MIB3]는 그렇게 어설프지 않았다. 물론 실망한 부분도 있었지만 앞서 말한 스파이더맨/캐리비안의 해적/슈렉과 동일선상에 놓기에는 아깝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내가 생각하기에 이번 3편은 2편보다는 훨 낫다는 느낌이 올 정도로 구성이 나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전체적인 이야기는 이렇다. 달 교도소에 갇혀있던 '보리스'라는 악당이 탈옥을 하여 'K'를 죽이고자 한다.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로 가서 말이다. 어쨌든 복수는 성공하고 '현재의 K'는 사라지지만 다른 사람들이 기억을 다 잃은 그 시점에서 파트너 'J'만이 그를 기억하고 보리스가 배후에 있다는 것을 알아낸다. 물론 그도 과거로 가게 되고 1969년 아폴로 11호가 달을 향해 날라가는 타이밍에 영화를 클라이막스를 맞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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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가 다행인 것은 그다지 반전이 있을 것 같지 스토리 라인을 우연과 인연이라는 레파토리를 절묘하게 매치시켜서 이야기의 흥미를 유발시켰다는 점이다. 현재의 'K'가 왜 그리도 감정 표현을 하지 않았는지 'O'와는 무슨 관계였는지 등을 시점을 과거로 이동시킴으로서 나름 재미나게 진행시키고 있다.

 

물론 여기서 중요한 것은 그러한 시간 이동에 따른 당시 상황 연출인데 아폴로 11호가 인류 최초로 달에 올라가는 시대적 상황을 아주 제대로 사용하고 있으며 당시 배경 상황도 적절히 잘 이용하고 있다는 점에서 나름 성공적이라고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과거의 K'를 연기한 '조쉬 브롤린'(미국판 올드보이의 오대수 역)의 연기는 두말 할 필요가 없을 것이고 말이다.

 

(이 영화에서 연기의 측면에서 보았을 때 건진 것은 역시 조쉬 브롤린의 '과거의 K'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게다가 말빨로 관객들 터트리는 재미는 여전히 명맥을 유지하는 편이라 최근 관람한 영화 중에서 (내 아내의 모든 것은 제외...아직 미관람) 가장 관객들이 많이 웃었던 영화가 아니었나 싶다. 어쨌든 코미디적 요소는 아직도 관객들에게 유효하다고 할 수 있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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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아쉬운 점은 분명히 존재한다. 일단 '신선함'이 그것이다. 1편의 엔딩장면을 생각해 보자. 카메라는 지구에서 멀어지고 태양계를 떠나 우리가 사는 은하 밖으로 이동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우리 은하가 구슬 안에 들어가 있고 그 구슬로 구슬치기를 하는 미지의 존재가 보이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주머니에는 '우리의 우주'와 같은 구슬들이 많이 들어있다.....지금 생각해도 정말 기가막힌 설정이다.

 

비단 엔딩 뿐만이 아니지만 어쨌든 '맨인블랙1'이 나왔을 때의 그 기발한 설정들은 관객들을 (좋은 쪽으로) 충격에 휩싸이게 만들었었다. 그냥 범작이었던 2편은 뭐 그런 느낌이 아예 없어졌다가 그나마 엔딩에서 좀 살리려고 했었는데 이번 3편도 솔직히 그런 기발한 설정이라든지 신선함은 보이지 않는다. 무난하다는 말이다. (심지어 엔딩에서조차 그런 설정이 없다...)

 

이동진 기자가 이런 얘기를 했었다. '미션 임파서블 같은 영화가 무난하다면 잘 만든 영화이다. 하지만 맨인블랙 같은 영화가 무난하다면 그 영화는 못 만든 영화이다.'라고 말이다. (아! 이 말은 정확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생각나는대로 적은 것이라서...하지만 대략적인 의도는 이랬던 것으로 기억한다. 수정이 필요하다면 댓글 달아주시길..) 그 만큼 기발함이 중요한 영화였는데 그 부분이 사라졌다는 것은 역시 이 시리즈도 막을 내릴 때가 되었다는 것이 아닐까? 아니면 전반적인 교체가 이루어지든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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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러한 부분도 맞물려 이번 시리즈에서는 '액션성'도 많이 죽었다. 토미 리 존스의 나이와 윌 스미스의 나이를 생각해 본다면 충분히 납득이 갈 만한 부분이지만 역시 이런 블럭버스터 영화에서 액션이 많이 죽었다는 것은 아쉬운 부분이다. 물론 그러한 부분을 앞서 말한 말빨이나 상황 연출로 커버하고 있지만 외계인 소탕 영화를 점을 본다면 안타깝다...그냥.

 

MIB라는 프랜챠이즈도 그 시리즈가 나온지 14년이라는 세월이 지났다. 그 시간을 생각했을 때 3번의 시리즈가 만들어졌다는 것은 어쩌면 상당히 적은 수에 해당하겠지만 영화가 만들어지는 기간을 생각해 본다면 이제 더 이상 만들지 않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다. (1편이 97년 2편 2002년이다....이 기간은 적절하지만 3편은 무려 10년 뒤에 나왔다...)

 

혹은 3편의 시리즈를 모두 감독한 베리 소넨필드 감독을 그만 하차시키고 다른 감독을 통해 이 시리즈를 만드는 것도 나쁘지는 않을 것 같다. 베리 소넨필드 감독에게는 미안하지만 이제 아이디어가 모두 나온 것 같아서 말이다. (끝내기에는 역시 아까운 프렌챠이즈다.)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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