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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랙북>과 함께 구입하였던 <타인의 삶>도 감상을 완료했습니다. 극장 개봉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자주 들르는 사이트에 올라온 디테일한 리뷰를 보고 끌려서 구입하게 되었죠. 물론 이럴 경우 희안하게 불만족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구입하고 나서도 좀 불안했습니다.


음...결론부터 말하자면 영화는 꽤 호불호가 갈릴만한 영화입니다. 그런데 경향이 '호'로 간다고 해도 그렇게 재밌게 볼 만한 영화는 아닙니다.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시종일관 조용하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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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줄거리는 포털 사이트를 이용해 주시기 바랍니다. 줄거리를 좀 적게 되면 모든 내용을 다 까발려야 할 것 같거든요. 물론 스포일러에 해당 될 만한 이야기는 없습니다만 그래도 읽는 입장은 틀린 법이니까요..그럼 영화 얘기로 들어가뵤죠.


윗에서도 얘기했지만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는 정말로 조용합니다. 어쩔 수 없는 것이 이야기의 큰 틀이 '도청'을 통해서 전개되기 때문이죠. 물론 그렇다고 해서 굳이 잔잔하게 만들 필요는 없습니다만 감독은 '도청'이라는 이야기의 소재를 영화의 전반적인 분위기에 적용시키고 있다고 봅니다.


덕분에 '도청'을 통한 이야기의 전달 과정에서의 서스펜스나 스릴이 무척이나 밀도 있게 나타나는 편이며 그로 인해 잔잔한 연출 속에서도 꽤나 몰입감 높은 전개를 보여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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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러한 몰입감 있는 전개에는 한 인물의 변화에서도 찾을 수 있습니다. 바로 주인공 '비즐러'라는 캐릭터죠. 이 캐릭터에 대해서 영화는 첫 1분 안에 모든 걸 설명해 줍니다. 그가 동독의 비밀경찰로서 얼마만큼 능력이 있는지 단 번에 알려주죠. 그리고 그러한 그의 능력과 함께 그의 인간성이 어떤지에 대해서도 단 번에 파악하게 해 줍니다.


"그래서 이 영화는 어려운 편이 아닙니다. 그저 스크린에서 보이는 대로 들리는 대로 느끼기만 하면 모든 걸 이해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영화가 전개 됨에 따라 이 캐릭터는 '확실히' 변화를 가지게 됩니다. 물론 좋은 쪽으로 말이죠. 스스로도 앎니다. 그것이 결국 비극이 될 것이라는 것을요. 하지만 멈출 수가 없었죠. 왜냐면 자신과는 너무도 다른 '다른 이'에게서 자신의 성찰과 반성을 느끼게 되기 때문이죠.


"내가 잘 하고 있는 것일까?".....라는 생각을 비즐러는 했을지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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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연유도 제목이 '타인의 삶'이라고 붙은 이유도 어렵지 않게 이해 할 수 있습니다. 물론 다른 측면으로 이해 할 수도 있습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개개인에 따라 해석하는 것이 다르니 해석의 내용이 다른 것은 당연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다르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이 아니라 '해석이 어렵지 않다'라는 부분이죠.


솔직히 이런 드라마 장르와 함께 제목부터 뭔가 있어보이는 영화의 경우 제목의 이유, 영화 속에서 깨우치고자 하는 사실 등을 이해하기 위해 골머리를 썩는 경우가 꽤 있습니다만 이 영화는 전혀 그렇지 않다는 것이죠. 다르게 해석하되 누구나 해석이 가능하도록 아주 친절하게 영화를 보여줍니다.


제가 이 영화를 괜찮게 평가하는 것은 이러한 부분이 큽니다. 예술 영화인양 뭔 소린지 모르게 만드는 것보다는 쉽게 이해하게 만들 수 있다면 그렇게 만들어서 많은 관객들이 (다르게) 해석하게 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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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재미는 없습니다. 하지만 눈길을 돌리게 만들지도 않습니다. 희안한 영화죠. 묘한 서스펜스도 느끼게 해 주면서 예술적인 느낌도 느낄 수 있습니다. 드라마적 특성에 어울리지 않게 짜릿함을 느낄 수 있는 영화였죠.


특히 마지막 비즐러가 그가 도청했던 극작가 드라이만의 저서에서 첫 장에 자신의 이름이 있는 것을 보고 미세한 표정의 변화를 스크린에서 비춰줄 때의 그 짜릿함은 영화 보고 나서 쉽게 사라지지가 않더군요. 정말로 묘한 영화였습니다.


딱히 추천은 못 드리겠습니다만 (가능하다면) 대여를 해서라도 한 번은 감상을 해 보시면 좋을 듯 싶습니다.



내 맘대로 별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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