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스토리 뷰




임창정의 연기 변신으로 나름 관심을 모으고 있는 '공모자들'을 보고 왔습니다. 홍보를 임창정의 연기 변신과 실화를 모티브로 제작한 영화라고 꽤나 광고를 하던데 다행이 그 홍보문구들은 영화의 기대치에 긍정적인 효과를 주지 않았나 싶습니다. 아니 좀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영화를 홍보하는데 적절했다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


영화는 대단히 불편합니다. 그건 영화의 시나리오만 봐도 알 수 있죠. 그런데 이 영화 생각보다도 더 더러울 정도로 불편하고 잔인(혹은 잔혹)합니다. 그러한 부분은 이 영화 '19세 관람가'인 점을 생각하면 충분히 나올 수 있을 법한 분위기와 장면입니다만 뭐랄까 오랜만에 도가니 같은 기분을 느꼈다고 할까요?


그래도 도가니는 현실을 순화하고 순화해서 그 정도였던 점을 생각해본다면 오히려 이번 공모자들은 시작부터 '픽션'이라는 단어를 쓰는 만큼 영화의 전체적인 분위기가 좀 더 판타지스럽지 않았나 생각됩니다. 물론 그렇다고 실제 이야기를 모티브로 했다는 것은 사라지지 않는 분편한 현실이죠.


//


전개는 상당히 빠른 편입니다. 초중반까지 각 캐릭터들의 사연을 거의 정리하다시피 보여주고 그 이후는 배에서 대부분의 분량을 소화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은 중국을 배경으로 마무리를 짓고 있죠. 다행이도 이렇게 3 파트로 이루어진 전개는 크게 튀거나 어색한 전개 없이 무난하게 이어지는 느낌입니다.


그리고 초중반의 드라마적 구성과 중후반까지 배에서 펼쳐지는 긴장감은 나름 영화의 성격을 잘 살려주고 있습니다. 몰입하기에는 나쁘지 않은 편이구요. 느낌만으로 본다면 3번째 무대인 중국의 병원과 여관(?)에서 펼쳐지는 유혈사태인데....이 장소에서 영화에서 잔인한 장면들의 대다수가 나오니 사전에 염두해 두시기 바랍니다.


중요한 것은 그것이 아니고 이 중국 배경은 이야기를 마무리 짓는 중요한 부분임에 틀림이 없지만 그 전개에 있어서는 가장 판타지스러운 연출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많은 부분은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적지는 않겠습니다만 빠른 전개에 맞춰 이야기와 장면 구성이 따라가지 못 한다는 느낌이 듭니다.


가장 단점으로 느껴지는 부분은 여러 갈래로 나누어져서 전개되어지던 이야기를 너무 제한 된 장소에서 갑작스럽게 마무리 짓는다는 느낌이 강했다는 것입니다. 나쁜 놈과 더 나쁜 놈의 이야기를 주로 하다보니 그 외의 이야기는 뭍혀버리는 경향이 강하게 듭니다.


게다가 극의 재미를 위해서 넣었다고는 해도 쓸데없는 멜로 요소 같은 것은 애시당초 이 영화와 전혀 어울리지도 않았을 뿐더러 영화 속에서조차 버무려지지 않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뭐랄까 주인공도 쓰레기 같은 짓은 하지만 그 쓰레기 속에도 인간적인 부분은 있다는 것을 억지로라도 보여주기 위해서 넣었다는 느낌이죠.


//


그래도 다행인 것은 그런 요소들이 끼여 있었어도 영화는 나름 재미는 있다는 것입니다. 전체적으로 보면 시나리오도 나쁘지 않고 연출도 긴장감을 꾸준히 이어주는 것이 서스펜스적인 느낌이 강하게 들게 만듭니다. 배우들의 연기도 나름 괜찮았구요. (물론 임창정은 연기변신에 성공적이었다고 봅니다.)


하지만 연인 사이, 가족 사이(특히 어머니 대동)에는 보기가 상당히 불편한 영화입니다. 좀 더 과장해서 말하자면 동성(남자)끼리도 잘 못 봤다가는 도그 베이비라는 욕을 들을지도 모릅니다. 취향을 타는 부분이 있으니까요.


//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사회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하는 느낌이 강하게 듭니다. 그것이 현실을 각색하여 만든 영화든 아니면 현실 그 자체이든 문제점이 있다는 것은 확실하다고 관객들에게 전해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실제 사건을 모티브로 만든 픽션이지만 그것이 픽션처럼 느껴지지 않는 것은 과연 현실이 이상한 것일까요? 아니면 영화가 그 만큼 리얼리티하게 만들어진 것일까요...



내 맘대로 별점 :

«   2024/05   »
1 2 3 4
5 6 7 8 9 10 11
12 13 14 15 16 17 18
19 20 21 22 23 24 25
26 27 28 29 30 31
Total
Today
Yester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