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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만에 타이틀에 사용 된 한글폰트가 마음에 드는 포스터였습니다.



국내에서는 세 번째로 접하게 된 호소다 마모무 감독의 '늑대아이'를 보고 왔습니다. 개봉 첫 주에 불행하게도 교차상영으로 시작해서 하루 세 번 밖에 상영을 안 해서 시간 내서 바로 보고 왔습니다. 안타깝더군요. 이런 작품을 첫 주에 교차 상영으로 시작하다니요...김기덕 감독의 말씀이 정말 공감대는 현실이었습니다.

 

사설은 그 정도로 하고 영화 얘기로 넘어가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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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딸'의 나레이션으로 시작합니다.(여기서 이미 복선은 시작됩니다.) 엄마의 사랑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늑대인간과 한 처녀의 만남으로 시작하죠. 둘은 급격히 친해지고 연애를 하다가 (결혼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를 가지고 같이 생활을 합니다. 남편(?)인 늑대인간은 자신의 비밀을 알고도 똑같이 대해주는 여인을 애틋하게 사랑해 줍니다.

 

그들은 그렇게 행복하게 살 것 같았습니다.

 

하지만 이 애니메이션은 그렇게 주구장창 웃음 바이러스를 퍼트리는 무지개 빛 애니는 아니었습니다. 남편이 아내를 위해서 (혹은 자식들을 위해서인지) 사냥을 하다가 그만 먼저 죽고 말죠. 이 애니의 본격적인 시작은 여기서부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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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편이 죽고 엄마는 학교를 휴학하고 저축한 돈으로 아이들을 키웁니다. 자기가 늑대인지 사람인지 구분을 못 하는 아이들은 시도 때도 없이 왔다리 갔다리 하는 바람에 엄마는 상당히 고생을 합니다. 다른 엄마들과 얘기도 못 나누고 병원도 제대로 못 데리고 다닙니다.

 

특히나 비글 2마리를 키우는 듯한 효과를 내는 자식들 때문에 집안은 항상 개판이고 먹는 건 왜 그렇게 따지는지 첫 째는 미친듯이 먹고 둘 째는 미친듯이 먹지를 않습니다. 이렇게 엄마는 점점 지쳐갑니다. 그리고 결심을 하고 도시를 완전히 떠나게 됩니다. 물론 도시를 떠나는 이유는 자식들을 위해서였지 본인이 편하고자 떠난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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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골로 이사를 가면서 이야기는 2부 넘어가는 느낌입니다. 자신의 모든 걸 포기하고 산으로 들어 온 엄마의 이야기와 더불어 자식들의 삶의 이야기를 서서히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실 아이들의 성격은 도시 생활에서부터 확연히 보여주고 있습니다만 산골로 오면서 그러한 모습을 완전히 다르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학교 생활에 적응하며 '인간'으로서의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딸', 그리고 학교 생활에 적응을 하지 못 하고 산으로 들어가 산의 관리자를 만나고 '늑대'로서의 삶을 살아가려고 하는 '아들', 마지막으로 그런 딸과 아들의 행보가 못 내 불안한 듯 보고 있는 엄마. 이야기는 가족과 개개인의 삶에 대해서 뚜렷하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러한 삶의 모습은 늑대와 사람이라는 특징을 모두 가지고 있는 늑대아이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현실이고 그러한 현실에서 엄마는 많은 고민을 합니다. 어쩌면 엄마는 자식들이 모두 '인간'으로서 살아가기를 바라고 있었을지 모르겠습니다. 애니에서는 살짝 그런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확정적이지는 않죠.

 

그러한 고민을 하고 있는 엄마에게 꿈 속에서 아빠는 말합니다. "아이들은 잘 컸다"고 말이죠. 오히려 아들이 늑대로서의 삶을 선택하고 산으로 들어갈 때 엄마는 "아무것도 못 해줘서 미안하다"고 말합니다. 이 대사는 이 영화의 모든 메시지를 관통함과 동시에 엄마의 자식에 대한 감정을 완벽히 압축하여 들려 준 대사가 아니었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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솔직히 영화가 '엄마'를 위주로 그리고 있는지 '아이들'을 위주로 그리고 있는지 느끼는 것은 개인적인 부분이라 생각됩니다. 시점의 차이라고 할 수 있겠죠. 후반부로 갈 수록 아이들의 삶에 대한 이야기도 많아지고 이 영화의 원제목이 '늑대아이 아메와 유키'라는 점만 보더라도 아이들 위주로 생각하는 것이 당연할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러기에는 이 영화에서 보여주는 '엄마'라는 존재의 크기가 너무나도 큽니다. 영화 전체적으로 모든 영향을 이 '엄마'라는 캐릭터로부터 받고 있기 때문에 제가 보기에 이 영화는 지독하게 '엄마'라는 한 명의 여자 혹은 한 명의 사람 또는 한 명의 가족의 구성원이랄 수 있는 캐릭터 위주로 진행되고 있습니다.


만약 부모님(특히 어머니겠죠?)이 애니메이션에 대한 특별한 거부감을 느끼시지 않는다면 (물론 극장에서 관람하는 것) 이 영화는 가족영화로서의 몫을 200% 달성하고 있습니다. 가족 동반 관람객이 몇 되지는 않았지만 객석을 떠나면서 충분히 만족하는 표정을 짓더군요.


그러하니 놓치지 마시고 필히 관람해 보시기 바랍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애니메이션의 작화나 연출은 감독의 전작들과 비슷하게 '최소한의 그림체로 최대한의 표현력'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마치 '비쥬얼이 모든 것은 아니다...'라고 말하는 듯이 말이죠.


덧2. 참 여러가지로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츤데레 할아버지'는 조금 애매하게 나타났다가 사라지지 않았나 싶습니다. 뭐랄까 좀 더 큰 비중을 차지할 것처럼 나타나셨는데 말이죠.


덧3. 더빙이 있는지는 모르겠지만 아이들이 관람할 때는 역시 자막보다는 더빙이 훨씬 좋을 것 같습니다. 애들이 자막을 따라가지 못 해 계속 엄마나 아빠한테 질문을 하더군요...흠.

 

덧4. 엄마의 대사와 함께 마지막 엔딩곡은 영화의 모든 이야기를 함축해 놓았으니 필히 감상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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