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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백만을 앞두고 있지만 어쩐 일인지 못 보고 있었던 광해를 '루퍼'와 함께 관람하고 왔습니다. 재밌더군요. 확실히 재밌는 영화는 어찌되었든 흥행을 하긴 하나 모양입니다. 물론 개봉부터 안 좋은 말들이 오고 가긴 했지만 그런 일까지 크게 신경쓰지 않는 일반관객에게는 (그렇다고 일반 관객들을 무시하는 것은 절대 아닙니다.) 영화가 재밌으면 일단 되는 거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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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광해군 시절 15일간 기록에 대한 부분을 팩션화한 것을 기본 구성으로 하고 있습니다. 일단 단점부터 말하자면 이 구성이 문제겠죠. '데이브'라는 영화를 아실지 모르겠습니다만 (저도 엄청 어릴 때 봤던 기억이 있습니다만...) 그 영화하고 구성이 상당히 비슷합니다. 이전 개봉작 중에 '최종병기 활'이 멜 깁슨 영화 '아포칼립토'의 표절이라고 난리였던 적이 있었죠. 사실 그 때는 그런 내용을 알고 나서 다시금 '활'을 보았을 때도 활도 아포칼립토가 그렇게 닮았는지 좀 몰랐더랬습니다.

 

그런데 이번 작품은 확실히 묘하게 많이 닮았어요. 데이브라는 영화를 어렸을 적 보고 나서 한 번도 감상을 한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그 내용이 기억이 날 만큼 비슷합니다. 물론 그렇다고 이 부분을 제가 '표절이다'라고 말할 수 입장은 아닙니다만 한 명의 영화광의 입장에서는 좀 아쉬운 부분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너무 표절로 보기에는 일단 이런 류의 영화가 '왕자와 거지'를 베이스로 깔고 있기 때문에 참 제 기준에서는 어느 쪽도 손을 들어주기가 묘한 생각이 듭니다. 이러한 논란만 없었다면 더 좋은 평을 받았을 것 같기도 한데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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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면 가장 큰 단점을 미리 깔았으니 이제는 좋은 점들을 한 번 생각해 보겠습니다. 일단 영화 속 배우들의 연기는 뭐 두말 할 필요가 없습니다. 이병헌의 코믹 연기는 스크린에서는 정말 오랜만에 보는 듯 한데 (아니 처음인가요?!) 전혀 어색하지 않습니다. 하기사 이병헌의 연기가 어색하게 느껴질 시기는 지났다는 생각도 들긴 합니다만...

 

거기에 '류승용' '한효주' '김인권' '장광' '심은경' 등 조연들의 연기도 정말 만만찮습니다. 대단히 소화를 잘 하고 있는 단계라고 생각되더군요. 그리고 이런 연기는 당연하게도 영화의 재미를 상당히 업그레이드 시키고 있습니다. 대단한 플러스 요인이라는 생각이 들죠.

 

그러한 연기에 영화의 연출은 영화의 때깔을 높여주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구성하는 드라마나 코미디나 멜로적 요소를 감독은 자연스럽게 정말 아주 자연스럽게 연결을 시키고 있고 또 그러한 연결을 '재밌고 예쁘고 멋있게' 스크린을 통해서 보여주고 있습니다. 영화의 완성도만 생각한다면 이 영화는 대단한 수작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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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뭐니뭐니 해도 이 영화의 최대 장점은 드라마의 구성입니다. 물론 앞서 말씀드렸다시피 '왕자와 거지' 혹은 '데이브'와 상당히 비슷한 '이야기'를 가지고 있지만 그걸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바꾸는데 성공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조선시대'이기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과 대통령이 아닌 왕이라는 존재를 바꿈으로서 일어날 수 있는 이야기를 잘 만들어 놓았습니다.

 

게다가 그런 드라마의 구성은 단순히 '광해'와 '하선'이라는 극단적인 신분을 바꿈으로서 일어나는 일과 그 당시 시대적 상황을 반영시킴으로서 어쩌면 현재의 상황을 비꼬는 듯한 느낌도 들게 만듭니다. 사회 풍자의 역할도 하고 있는 것이죠.

 

여러 리뷰 글에서도 언급하고 있겠지만 영화 속에서 '하선'이 '왕'으로서 해 나가는 모습은 그야말로 판타지이지만 그러한 판타지가 현실이 되었으면 하는 생각이 이 영화를 좋게 보는 이유 중에 하나가 아닐까 싶습니다. '사대부'와 '유교' 그리고 '사대주의'는 영화 속 조선시대에도 존재하지만 그 영화를 보고 있는 현재에도 그 모양은 달라졌을지라도 여전히 깊숙이 스며들어 있기에 그런 사회 풍자적인 부분은 의외로 크게 와닿는 부분이 아닐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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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부분들 때문에 어쨌든 이 영화는 더욱 아쉬운 영화입니다. 이럴 때 오히려 속 시원히 제작자가 나서서 표절이냐 아니면 패러디냐 그것도 아니면 오마쥬냐를 당당히 밝힌다면 관객들 입장에서 덜 불편하지 않을까 싶으니 말이죠. 오히려 그렇게 밝힌다면 그런 부분을 감안하고 영화를 더 재밌게 보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글쎄요. 왠지 당연하게도 천만을 찍으리라 생각됩니다. 토요일 점심시간에 보았습니다만 전혀 사람이 적지 않더군요. 게다가 (말도 많았지만) 상영관 수도 워낙에 많고 시간 배치도 넉넉해서 왠만하면 다 보리라 생각됩니다. 어찌되었든 천만은 대단한 것이죠. 재미없으면 아무리 상영관이 많아도 이렇게 몰리지 않을테니까요. (해운대는 변종....)

 

내 맘대로 별점 : ★★★

 

덧. 한효주는 정말....어우....

 

덧2. 류승용이나 김인권과의 코미디보다 '장광'과의 코미디가 더 재밌더군요.

 

덧3. 조조로 제 옆에서 혼자 영화 보시던 아가씨가 오후에 광해를 볼 때도 제 옆에 혼자서 보시던데 말이라도 걸어 볼 걸 그랬나요...쿨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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