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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토끼라는 별명을 가진 조셉 고든-레빗과 브루스 윌리스 형님이 파트너(?)로 나오는 '루퍼'를 감상하고 왔습니다. 영화 예고편만 봤을 때는 썩 끌리지 않는 영화였습니다만 북미 반응이 상당하길래 어떤 영화인가 싶어 '광해'와 함께 날 잡아서 보고 왔습니다.

 

확실히 재미는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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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스토리는 어찌보면 심플하고 어찌보면 꼬였습니다. 심플하게 설명하자면 루퍼라는 조직이 있고 이 루퍼라는 조직은 (미래에만 존재하며 동시에 미래에서는 불법인) 타임머신을 통해 과거로 보내진 사람을 시간에 맞춰 기다리고 있다가 암살하는 역할을 하죠. 그리고 그러한 루퍼들은 계약이 해지되면 미래의 본인도 과거로 보내져 암살(?)을 당하게 됩니다.

 

그런데 '레인메이커'라는 미래의 한 인물이 루퍼들을 죽이고 다닌다는 얘기를 우연히 듣게 된 주인공은 처음에는 그냥 흘려보내게 됩니다. 자신과는 아무런 연결성이 없었기 때문이죠. 그런데 어느 날 미래의 자신이 과거로 옵니다. 물론 죽이는 데 실패하고 영화는 이 때부터 과거에서 '레인메이커'를 죽이려는 '미래의 주인공'과 이러한 미래의 본인을 죽이고자 하는 '현재의 주인공'으로 전개가 시작됩니다.

 

물론 저 내용은 대단히 심플하게 적은 일부분에 지나지 않죠. 왜 미래의 주인공이 과거로 오게 되었는지 그리고 레인메이커는 실제로 누구이며 무슨 이유로 미래에서 루퍼를 죽이는지 대한 내용은 영화를 보시면 알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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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예고편만 본다면 이 영화는 절대적으로 액션영화가 되어야 할 것 같습니다.....하지만 그렇지 않죠. 이 영화는 어쩌면 철저히 드라마 위주의 영화이고 타임머신이라는 소재가 들어간 SF라는 장르를 표방하고 있으니 당연하게도 드라마의 전개를 철저하게 고려하지 않으면 영화는 산으로 가기 십상이라는 것을 제작자들은 알고 있었으리라 생각됩니다.

 

그러니 이렇게 철저하게 계산 된 이야기가 나올 수 밖에 없었겠죠. (하지만 아쉽게도 모순이 없지는 않습니다.)

 

이건 이 영화의 최대 장점입니다. '타임머신'이란 소재가 사용되는 영화들은 많든 적든 그 오류가 크든 작든 간에 모순이 일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단지 그것을 관객이 얼마나 눈치를 채고 영화 감상에 적용을 시키느냐 마느냐가 영화가 재밌느냐 없느냐를 결정하게 만들죠. 그런데 이 영화는 그러한 '모순'이 눈에 띔에도 불구하고 뭔가 자연스럽게 흘러갑니다. 이상하죠.

 

영화는 '인간과의 연결고리'에 대한 부분을 이야기의 중심으로 전개를 하고 있는데 그것은 미래에서 온 자신과 현재의 자신, 그리고 레인메이커라는 존재와 현재의 여인, 미래의 여인 등 상당히 많은 인간들 간의 관계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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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서 온 자신은 미래의 아내를 구하고자 왔지만 현재의 자신이 새로운 관계를 맺음으로서 서서히 미래의 아내에 대한 기억이 뜬구름처럼 사라지는 현상을 겪게 되고 그것을 잊지 않기 위해 노력하죠. 그리고 현재의 자신은 미래의 자신을 바꾸기 위해서 스스로 변화를 선택하기도 합니다.

 

또한 현재의 여인은 현재의 주인공에 대한 다른 감정을 가지게 됨으로서 현재의 주인공이 생각을 바꾸게 하는 계기를 마련해 주기도 하죠. 하지만 이러한 모든 일련의 인간 관계는 결국 미래에서는 이미 발생한 일의 과정 중에 하나라는 겁니다. 즉, 현재의 주인공이 겪는 모든 일들(미래의 자신을 만나서 스스로에게 변화를 주고자 했던 변화까지도)은 결국 그렇게 될 수 밖에 없었다는 것이죠. 그러한 과정을 겪었어야지만 미래에 그러한 일들이 생겼을 것이고 미래의 자신이 과거로 올 수 있을 것이거든요.

 

그렇다면 여기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모든 일들은 하나의 정해진 과정 중에 하나인데 마지막에 현재의 주인공이 선택한 결과에 따르면 오히려 앞서 일어났어야 했던 모든 일(과정) 또한 일어나지 않았어야 하거든요. 즉, 현재의 주인공이 그러한 선택을 하는 시점에서 모든 캐릭터들이 가지고 있는 기억이라든지 상황은 그 형태가 변해야 한다는 겁니다. (스포일러 : 마치 미래의 주인공이 현재 시점에서 사라진 것처럼 말이죠.) 제가 지금 생각했던 부분들이 맞는지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확실히 '모순'이 있는 것은 확실합니다.

 

그런데 그러한 모순을 생각하고 느끼면서도 뭔가 불편하지 않은 것을 보면 영화의 전체적인 이야기 구조와 구성이 좋았기에 커버가 가능하지 않았을까 싶기도 합니다. 마지막 결말에 이르기 전까지의 영화의 스토리는 꽤 몰입감 높은 밀도있는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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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서 얘기하는 모순을 제외한다면 영화는 꽤(라고 적긴 했지만 '상당히'에 근접하죠.) 잘 만들었습니다. 브루스 윌리스 형님의 권총 액션은 여전히 투박하면서도 멋있고 조셉 고든-레빗의 연기는 맛깔납니다. 현재의 인물들이 육체적 / 정신적으로 겪는 상황에 따라 미래의 인물들이 그대로 적용받는 상황도 볼만했구요.

 

그리고 무엇보다도 꼬맹이의 연기가 참 대단합니다. 순박한 표정과 함께 폭발(?)했을 때의 이면의 모습은 '과연!'이라는 생각을 하기에 충분하죠. 그런 초능력적인 부분에 대해서 크게 감흥이 없는 저조차도 '우와!'라는 감탄사를 속으로 내뱉었거든요. 물론 제 기준에서이긴 하지만 그래도 초능력이 폭발하는 부분은 상당히 공포스러웠습니다.

 

음, 오랜만에 깔끔한 SF/액션/초능력 영화를 본 듯한 생각이 듭니다. 크게 군더더기 없고 보여줄 거 다 보여주고 있죠. 다만 대중적인 영화는 아닙니다. 타임머신이라는 소재가 사용 된 만큼 이야기를 이해하기 힘드신 분도 분명 계시리라 생각되구요. (중요하지는 않겠지만) 모순이라는 것이 있다는 것을 알기도 힘드신 분이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단순하게 흥미로운 영화 한 편을 본다는 생각으로 가신다면 크게 불만은 없을 것 같은 영화이니 가족과 함께 보러 가셔도 무방하리라 생각됩니다. 19세 영화이긴 하지만 전혀 선정적이거나 잔인한 장면은 없습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개인적으로 브루스 윌리스와 조셉 고든-레빗은 그닥 닮지 않았어요...눈매는 좀 닮은 듯.

 

덧2. 에밀리 블런드...시골 아줌마로 나오는데 그렇게 나오면 반칙이죠.

 

덧3. 조조로 보았음에도 은근히 관객이 꽤 있더군요. 특히 아줌마들이요.....쉽게 보셨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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