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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봉을 했는지도 안 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뒤늦게야 개봉을 한 것을 알고는 숙취를 참고 참으며 조조로 감상을 하고 온 프랑켄위니는 다행이도 그런 숙취를 잊어버리게 할 만큼 재밌는 영화였습니다. 단지 아이들이 좀 적었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는 생각도 들긴 했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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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알기론 프랑켄위니는 팀 버튼이 젊었을 적 만들었던 실사 단편 <프랑켄위니>를 장편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 다시금 만든 작품으로 알고 있습니다. 당연하게도 워낙에 옛날 영화이고 구하기도 힘든 실사 단편 <프랑켄위니>는 감상을 못 하였지만 스토리가 똑같다면 굳이 찾아 볼 필요는 없으리라 생각되기도 합니다.

 

어쨌든 영화 얘기로 들어가서 영화는 일단 전체적으로 흑백영화이면서 분위기 자체도 밝은 편이 아니라 시종일관 어두침침합니다. 솔직히 제 기준에서는 이 영화는 딱히 애들용이 아니다....라는 생각도 들 만큼 분위기는 상당히 우울하고 어둡습니다. 이 이전에 연출하였던 <유령신부>의 경우도 상당히 우울한 분위기임에는 다르지 않았지만 최소한 유령신부의 경우는 컬러였기 때문에 그래도 좀 동화같은 분위기를 풍겼었죠.

 

하지만 이번 작 <프랑켄위니>는 그 내용이 애들 동화나 다름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분위기로 인해 전혀 동화의 느낌이 나지를 않습니다. 상당히 극단적인 요소를 동시에 지니고 있죠. 물론 이러한 의도는 <프랑켄슈타인>의 분위기를 풍기기 위해서 의도적으로 연출한 것이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어디까지나 애니메이션이고 12세 관람가 등급임을 보았을 때 분명 성인보다는 애들을 동반한 가족이 많으리라 생각되며(어쩌면 국내에서만 그럴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실제로 그런 가족 동반 관객이 많은 현 상황에서 애들이 좋아하기에는 상당한 무리가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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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분위기를 제쳐두고 스토리를 얘기해 보자면 이건 전형적인 동화 스타일입니다. 그런 동화에 판타지적 요소가 상당히 많이 스며들어 있죠. 주인공 빅터와 그의 개 스파키....어느 날 스파키가 사고로 죽고 주인공 빅터는 과학 시간에 학습한 근육과 전기의 관계에 대해서 파악(?)한 후 스파키를 번개로 되살리기에 이릅니다. 하지만 이 사실을 다른 학생들이 알게 되면서 사건은 걷잡을 수 없을 만큼 커지게 되죠.

 

간단하죠.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도 없고 다른 해석의 여지도 전혀 없습니다. 스포일러 입니다만 결말조차도 해피엔딩이 되어버리죠. 다시 죽이지 않습니다. 스토리에서의 문제점이라면 '개'만 살리는 것으로 끝냈으면 그래도 좀 덜 유치했을 수도 있었을 텐데 굳이 이것저것들을 다 살려내고 거기다가 비과학을 넘어 판타지적 요소가 결합되면서 이야기는 점점 더 유치해져 갑니다.

 

글쎄요. 이런 것도 팀 버튼 감독의 스타일이라면 스타일일 수 있겠지만 굳이 이렇게까지 극단적으로 유치해질 필요가 있었을까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감독의 전작들을 보더라도 이것보다 유치한 이야기는 본 적이 없는 것 같군요. 그래서 스토리 부분에서는 좀 실망을 했습니다. 최소한 엔딩만이라도 묵직하게 끝냈으면 영화의 분위기에 더 어울리지 않았을까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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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외에는 모든 부분에서 뛰어난 완성도를 보여줍니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을 최근 본 적이 없어서 어떤지 모르겠습니다만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란 것이 한 번 움직여서 찍고 또 조금 움직여서 찍는 그런 촬영법으로 만든다고 생각해 본다면 이 영화는 엄청나게 자연스러운 움직임을 보여줄 뿐만 아니라 '저걸 어떻게 찍었을까?'라는 의문이 마구 들게 만드는 효과들이 상당히 많습니다.

 

CG를 얼마나 사용했는지 모르겠지만 만약 CG를 사용하지 않았다면 정말 더 놀랠 수 밖에 없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죠. 그리고 배우들의 성우 연기도 꽤 괜찮은 편입니다. 제가 이상하게 생각하는 점은 이런 외국 애니메이션의 경우 배우들이 목소리 연기를 해도 그다지 어색한 느낌이 들지 않는데 왜 국내 배우가 목소리 연기를 하면 어색한 기분이 드는가....입니다.

 

어쩌면 영어와 한국어에 대한 이해도나 감정의 전달을 대사에서 얼마만큼 받을 수 있는가....등이 그런 느낌의 차이로 해석이 될 수도 있겠지만 제 생각에는 그 격차가 크게 느껴지는군요. 가장 최근에 본 국내 애니메이션 중에 하나인 '마당을 나온 암탉'만 하더라도 문소리씨나 유승호 군의 목소리 연기는 어색함이 꽤 느껴졌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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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잘 만들어졌습니다. 클레이 애니메이션으로의 연출은 대단한 수준이고 목소리 연기도 좋으며 스토리도 (엄청) 단순해서 굳이 '왜 그럴까?'라는 생각을 하게 만들지 않습니다. 하지만 역시 국내에서는 애니메이션 장르 자체가 어린용으로 여겨지고 있는 데다가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가 얼마나 먹힐지 몰라서 큰 흥행은 힘들지 않을까 싶군요. (사실 흥행을 노리고 개봉한 작품은 아니겠지만 말이죠.)

 

가족들과 보기에는 스토리가 유치한 부분도 있는지라 데이트용으로 보면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물론 함께 있는 이성이 애니메이션 특히 클레이 애니메이션이라는 장르게 큰 거부감이 없다는 가정하에 말이죠. 팀 버튼의 클레이 애니메이션은 캐릭터의 과장된 모습이 더더욱 강조되는 편이라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을 것 같아서 말이죠.

 

내 맘대로 별점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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