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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고편만 봐도 '이건 여자들을 위한 영화다!'라는 느낌이 물씬 풍기는 '늑대소년'을 보고 왔습니다. 혹시? 라는 생각이 들었지만 역시! 라는 반응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던 영화였습니다. 아! 그렇다고 이러한 반응이 나쁜 쪽으로 가느냐 하면 그건 절대 아닙니다. 어디까지는 결과적으로 본다면 호평에 가까울 테니까요.

 

과속스캔들 이후로는 영 힘을 못 쓰고 있던 박보영과 뿌리깊은 나무에 인상적인 연기를 보여주었던 송중기의 만남은 여성팬은 물론이고 남성팬들에게도 충분히 어필을 할 수 있었다고 생각되는데 이상하리만치 예고편은 너무 여성지향적으로 나오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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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한 생각은 직접 영화를 보고 난 후 왜 그런지 딱 알겠더군요. 이 영화는 90% 이상 '여성지향적' 스타일의 영화입니다. 아주 대단히 말이죠. 사실 여성지향적이라고 한다면 그나마 최근작인 '써니'도 빼먹을 수 없겠지만 그건 '향수'에 대한 반응이라고 할 수 있겠죠. 하지만 '늑대인간'은 그런 '과거에 대한' 향수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이 영화는 여성지향적인 판타지....라고나 할까요....(이게 뭔 말일까요?)

 

일단 주인공은 여잡니다. 그것도 '병에 걸린' 소녀이지요. 학교도 못 다닙니다. 검정고시를 준비하구요. 그런 소녀 앞에 한 소년이 나타납니다. 일단 잘 생겼어요. 그리고 여러모로 터프합니다. 게다가 힘도 세고 주인공을 잘 지켜줍니다. 물론 말도 잘 듣지요. 가장 중요한 것은 이러한 성격을 가진 이 소년이 '늑대인간'이면서 다른 한 편으로는 여주인공의 애완견이라는 겁니다.

 

이 정도면 더 이상의 설명은 필요없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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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농담 반 진담으로 적긴 했습니다만 앞서 얘기한 내용에서 틀린 부분은 없습니다. 처음에는 그런 관계(주종?)로 시작을 했죠. 그런데 그렇다고 마지막에 그것이 '사랑'이라는 감정으로 가느냐 하면 그건 아닙니다. 어떻게 보면 '사랑'에 가까운 '우정'이라고 할까요? 그리고 추가적으로 '추억'과 '그리움'도 있겠군요.

 

이러한 이야기는 사실 이렇게 글로만 본다면 손발이 오그라듭니다. 순정 만화 느낌이죠. 하지만 영화를 보면 그 느낌이 달라질까? 라고 생각을 하신다면 큰 오산입니다. 영화를 보면 이 영화는 더더욱 순정 만화 스타일로 바뀌어 버립니다. 정말로 (진짜 정말로...) 뽀샤시의 극치를 달리는 비쥬얼과 아름다운 소녀와 아름다운(?) 소년이 스크린에 비춰지고 그들의 관계가 점점 개선되어가는 것을 보면 정말 이 영화는 순수하게 여성지향적 판타지의 甲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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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다행인 것은 이 영화의 연출이 100% 순정만화로 가게 놔두지 않았다는 것이죠. 비쥬얼과 주인공과 이야기는 분명히 순정 만화 수준인데 (그렇다고 순정 만화를 폄하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 영화는 남자가 보기에도 충분히 '재밌다'라고 느낄 만큼 구성이 잘 되어 있습니다.

 

웃길 때는 웃겨주고 울릴 때는 울려주고 긴장감이 필요한 부분에서는 충분히 그 긴장감이 전달되도록 연출이 되어 있고 그러한 부분은 이 영화를 전적으로 여성들에게만 맡기지 않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사실 전체적인 구성마저 조용하고 잔잔하게 흘러갔다면 오늘 조조로 영화를 보러 간 그 많은 남정네들의 한숨이 영화가 끝난 뒤에 나왔으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영화가 끝난 후에는 남정네들도 충분히 만족(무엇에 대한?)을 느끼고 나가는 것을 보고 있노라면 탁월한 선택을 한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이 정도면 흥행에도 충분히 무리가 없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으니까요. (그렇다고 제가 흥행작을 잘 맞추느냐 하면 그건 아니구요...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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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튼 영화는 '잘' 만들어졌습니다. 재밌어요. 누구나 즐길 수 있습니다. 물론 보고 나서 여성지향적이라는 느낌을 받을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후회가 될 만한 영화는 아닙니다. 가족과 함께 보기에도 무리가 없고 애인과 함께 본다면 오랜만에 여친이 훌쩍대는 모습을 볼 수 있으리라 생각됩니다. (실제로 제 주위에서 영화를 보던 많은 여성 관객들이 훌쩍이는 소리를...)

 

하지만 남자끼리는 가지 마십시요. 정 보고 싶은데 같이 볼 이성친구가 없다면 과감하게 혼자 가시는 쪽을 추천해 드립니다.

 

내 맘대로 별점 : ★★☆

 

 

덧1. 확실히 여성관객이 압도적으로 많습니다.

 

덧2. 박보영은 과속스캔들 이후 오랜만에 한 방 터트리지 않을까 싶군요.

 

덧3. 송중기는 역시 연기를 잘하는 친굽니다. 짧고 굵게 날려주는 대사의 힘이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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