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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만에 친구를 만나서 영화를 보려고 극장을 찾았다가 원래 보고자 하였던 '아르고'가 새벽 3시 영화 밖에 없어서(교차 상영을 해도 그것보다는 많을 듯) 별 수 없이 보게 된 '내가 살인범이다'는 도무지 지금 생각을 해 봐도 감이 안 잡히는 영화입니다. 뭔가 하고자 하는 것이 많은 것은 알겠는데 뭐랄까.....참 파악하기 힘든 영화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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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의 이야기는 다들 아시다시피 공소시효가 지난 연쇄 살인범이 자신이 저지를 살인 사건에 대한 책을 출판하면서 그 녀석을 잡기 위한 내용입니다. 이야기의 소재 자체는 상당히 좋았습니다. 영화 속에서 보여지는 이야기의 구성도 괜찮았구요. 충분히 몰입할 수 있었던 내용이고 마지막까지 관객들에게 호기심을 던져주기 좋은 이야기를 보여주고 있습니다.
그런데 연출적인 부분이 상당히 거슬립니다. 이 영화에서는 요즘 한국 영화가 다들 그러하듯이 많은 요소가 나옵니다. '스릴러'가 가장 큰 요소일테구요. 그 뒤를 이어서 '드라마'나 '코미디' 그리고 '멜로'적인 요소들이 대다수 등장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들 각각의 스타일은 그 자체로만 본다면 나쁘지 않아요. 문제는 이것들이 한 영화에서 나온다는 것이 문제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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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명 각각의 요소들로만 본다면 나쁘지 않다는 것은 각각의 요소가 그 특성에 맞게 잘 꾸며졌다는 것입니다. 그런데 그렇게 잘 꾸며진 각각의 요소의 개성이 너무나도 강하다 보니 이것들이 하나로 뭉쳐진 한 편의 영화에서 보고 있자면 너무 극과 극의 분위기를 연출합니다.
한 가지 예로 초반 연쇄 살인범과 주인공 형사와의 액션 시퀀스는 대단합니다. 정말 대단해요. 감독 자체가 액션 감독을 하던 감독이라서 그렇겠지만 정말 공들인 흔적이 눈에 확 들어올 정도입니다. '새롭다'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신선한 스타일을 보여주는데 성공을 했다고 할 수 있죠.
그런데 중간에 '유가족들' 이야기가 끼어들면서 갑자기 방향이 확 틀어집니다. 이게 적당히 20~30도 정도 틀어지면 그래도 '흠~~~'이라는 반응 정도로 끝날텐데 180도에 가깝게 꺾여 버리니 '엉?!'이라는 반응을 일으키게 만듭니다. 전후로 이어지는 전반적인 분위기가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는 것이죠. 그런데 이러한 부분이 한 두군데가 아닙니다. 전반적으로 나타나고 있죠.
다행인 것은 그나마 다른 요소들과의 이야기는 그나마 좀 이해하겠는데 유독 '유가족들' 부분만 나오면 이야기가 완전히 붕 떠버립니다. 그 자체로는 필요한 하나의 이야기이고 구성 요소이긴 한데 연출적으로 너무 어울리지 않습니다. 아쉽더군요. 최소한 이 부분에 대해서 조금만 더 어울리게 만들었다면 영화에 대한 전체적인 생각이 완전히 달라졌을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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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고 영화가 재미가 없냐면 그건 또 아닙니다. 그래서 이 영화에 대한 전반적인 판단이 확고히 서질 않습니다. 분명 몰입도 시켜주고 있고 어느 정도 재미도 주고 적절한 액션도 보여주며 희안할 정도로 카 체이서조차 꽤 그럴싸하게 보여줍니다. 하지만 역시 너무 개인 플레이라는 게 최대의 단점이죠.
이 개인 플레이 같은 연출 때문에 호불호가 상당히 갈리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조연들의 연기 얘기도 꽤 많이 나오던데 제 기준에서는 영화를 못 볼 정도로 어색하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각각의 구성 요소의 개인플레이가 저한테 더 거슬리는 부분이더군요. 그 외에는 19세 영화라고 해도 크게 잔인한 장면도 나오지 않고 선정적인 부분도 나오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애인이 좋아할 만한 영화는 아닙니다....ㅡㅡ;;;)
감독은 너무나도 많은 것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회 비판적인 부분도 나오고 여러 장르의 영화적 요소들도 나옵니다. 그것들을 관객들이 즐겨줬으면 하는 바람도 있는 것 같구요. 하지만 한 가지 요소를 집중적으로 이끌고 갔더라면 더 좋지 않았을까 생각됩니다. 처음 연쇄 살인범과 보여주었던 그 액션 장면과 같은 신선함을 유지하면서 말이죠. 정말 그 액션 장면은 여러모로 신선했습니다.
내 맘대로 별점 : ★★★